(미디어원=이한우 기자) 2018-2019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스케이팅 그랑프리 시리즈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23일(현지시간)부터는 프랑스 그르노블에서 시니어 그랑프리 시즌 마지막 대회인 6차 대회가 열린다.
이번 대회에는 시니어 무대 데뷔 시즌을 치르는 한 일본 여자 선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리카 기하라.
2002년 7월생, 16살로 올 시즌 시니어 무대 데뷔시즌을 치르고 있는 기하라는 하뉴 유즈루가 세계 정상에 올라 있는 남자 싱글과 같이 여자 싱글 부문에서도 일본의 세계 제패를 바라는 일본 피겨 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기하라는 지난 10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막을 내린 ISU 시니어 그랑프리 4차 대회 ‘NHK트로피’에서 압도적인 테크닉을 과시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기하라는 이 대회 쇼트 프로그램에서는 임은수보다도 근소하게 뒤진 69.59점을 받아 5위에 그쳤으나 프리 스케이팅에서 대반전을 이뤄냈다.
특히 공식 대회 단일 프로그램에서 트리플 악셀을 두 차례나 성공시킨 대목은 팬들을 흥분시키기 충분했다. 이로써 기하라는 아사다 마오 이후 공식 대회에서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킨 일본 여자 싱글 선수가 됐다.
하지만 기술의 질적인 면을 보면 아사다의 트리플 악셀보다 기하라의 트리플 악셀은 분명 한 단계 업그레이드가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프리스케이팅 첫 점프였던 트리플 악셀 + 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는 점프 전 스케이팅 스피드와 후속 동작으로 이어지는 과정의 매끄러움이 단연 최고였다. 이어진 또 한 차례의 트리플 악셀도 물흐르듯 너무도 자연스럽게 소화가 됐다.
트리플 악셀 하나의 성공을 위해 프로그램 전체의 역량을 쏟아 넣는 듯한 느낌을 나타냈던 아사다의 트리플 악셀과는 질적으로 다른 기술이었다.
트리플 악셀뿐만 아니라 다른 점프 요소까지 ‘클린’하게 마무리한 기하라가 ‘키스앤크라이존’에서 받아든 프리 스케이팅 점수는 154.72점. 쇼트 프로그램과의 총점은 224.31점이었다. 프리스케이팅 점수만 놓고 보면 시즌 최고 점수였다.
기하라는 그렇게 쇼트 프로그램에서 7점 가량 뒤졌던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러시아)를 프리스케이팅에서 12점 가까이 이기며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일본의 산케이신문은 23일 “일본 피겨스케이팅에 새로운 히로인이 등장했다”며 “기하라 리카는 시니어 데뷔전인 NHK트로피에서 우승했다. 선배인 아사다 마오도 이룩하지 못했던 쾌거였다”고 언급, 시니어 그랑프리 데뷔전에서 우승까지 차지한 기하라의 활약에 높이 평가 했다.
이번 그르노블 시니어 그랑프리 6차 대회에는 평창동계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러시아)를 비롯해 마리아 소츠코바, 스타니슬라바 콘스탄티노바 등 러시아 선수들과 기하라를 비롯한 미하라 마이, 혼다 마린 등 일본 선수들이 우승을 다툴 전망이다.
기하라는 이번 대회에서도 트리플악셀을 승부수로 던질 것으로 보인다. 기하라는 공식 연습에서 트리플 악셀 성공률이 80%가 넘었다고 언론에 밝히기도 했다.
산케이신문은 더 나아가 “현재 기하라는 4회전 점프도 연습하고 있다”며 “만약 기하라가 4회전 점프까지 장착하면 러시아 선수들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세계 정점이 보인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시니어 데뷔 무대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둔 기하라가 시니어 그랑프리 연속 우승과 그랑프리 파이널 진출, 그리고 그 이상을 이뤄낼 수 이을 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