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회의 도시 역사는?
정부가 “국제회의 육성에 관한 법률”을 1996년 12월 제정하고, 동법 제 14조에 의해 2005년부터 국제회의 도시를 지정하기 시작하면서 서울·부산·대구·제주도(’05년), 광주(’07년), 대전·창원(’09년), 인천(’11년)이 국제회의 도시가 되었다.
이어 2014년 경기도 고양, 강원도 평창, 경상북도 경주 등 3개 도시가 추가되어 현재는 전국에 11개의 국제도시가 존재하고 있다.
국제회의 육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기 이전에는 사실, 지방 도시가 독자적으로 국제회의를 유치하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 당시에는 한국관광공사 컨벤션 뷰로가 거의 모든 지방도시를 위해 국제회의 유치 제안서를 작성에서부터 마케팅 비용의 일부까지를 지원했으며 이후 관련 법령이 제정되고 지원 근거가 마련되면서 지방의 국제회의 시대가 열렸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14년간 국제회의 도시는 어찌 변했을까?
2019.6.26.일 발표된 국제협회연맹(UIA)의 국제회의 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싱가포르 다음의 세계 2위의 국제회의 개최국이 되었으며, 서울은 세계 3위, 부산은 세계 12위, 제주가 세계 26위, 인천이 세계 27위의 국제회의 도시로 부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1986년부터 컨벤션 도시를 지정하기 시작했고 1994년 컨벤션법을 제정하여, 2019.6월 현재, 최북단 홋카이도부터 최남단 오키나와까지 총 51개의 컨벤션 도시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UIA(국제협회연맹) 기준으로 판단할 때 일본의 51개 컨벤션 도시 중 세계 30위의 국제회의 도시에 포함되는 곳은 도쿄(5위), 교토(28위)등 단 2개 도시에 불과하다.
물론, UIA의 국제회의 통계는 중국 도시에서 개최되는 국제회의 개최 건수가 누락되어 중국의 대도시가 순위에서 빠져 있는 한계는 있으나 타국가의 수치는 정확한 것으로 인정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국제회의 도시 위상을 단순 비교 분석하면, 후발 주자인 한국이 일단, 일본보다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일본은 51개의 컨벤션 도시가 각종 MICE 이벤트를 유치하려고 서로 경쟁하는 반면, 한국은 11개 도시 중심으로 그것도, 컨벤션 센터의 수용능력에 따라서 유치 경쟁을 하기 때문에, 지나친 과열 현상은 없다고 판단된다.
그런 측면에서, 한국의 국제회의 도시 지정은 국가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 측면에서, 또한 각 도시의 국제화, 세계화에 많은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앞으로의 국제회의 도시는 어떤 목표를 지향해야 하는가?
현재 서울, 부산, 대구, 인천 등 주요 관역 단체의 국제회의 유치 기관인 컨벤션 뷰로의 역량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그동안 국제회의 도시 관련 조직(CVB)은 순환 보직 없이 10년 이상의 전문성을 갖고 있는 국제회의 마케팅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의 국제회의 유치 인력의 마케팅 전문성은 일본, 중국을 앞서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지속된다는 보장은 없다. 과거, 한국의 외래 관광객 유치 능력이 일본에 뒤진다고 상상해 본적이 없었으나, 1,800만명 유치를 정점으로 한국의 인바운드 관광이 휘청대고 있을 때, 일본은 2018년 3,000만 명 이상을 유치하였고, 금년은 3,500만 명, 2020년에는 4,000만 명, 2030년에는 6,000만 명 유치라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일본의 국제회의 육성 전략이 정교화 된다면, 한국을 따라잡는 것은 시간문제이며, 세계 경제 2위국인 중국도 최근 국제회의, 전시회를 빨아들이는 블랙홀(Black hole)역할을 하고 있어, 조만간 국제회의 부문도 세계 최대의 국제회의 개최국 리스트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한국은 국제회의 개최지로서, 브랜드 마케팅에 치중할 필요가 있으며, 유치 및 개최 역량을 고도화 시킬 필요가 있다.
그러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첫째, 국제회의는 전문적 지식과 높은 학문 수준을 갖춘 학회, 협회, 국제기구 등을 대상으로 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중요하다. 그러려면, 외국어가 출중하고, 글로벌 비즈니스 경험이 있는 전문 인력이 전면에 배치되어야 한다.
둘째, 국제회의 지원 예산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호주나 싱가포르, 태국, 심지어는 유럽 여러 나라에서 대형 국제회의를 유치하기 위해 지원금(Subvention)을 대폭 지원하고 있다. 한국은 서울 외의 타 도시는 글로벌 브랜딩이 약하여,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도시 마케팅, 광고 홍보도 더욱 강화 시켜야 한다.
셋째, 국제회의 산업을 도시 브랜드 이미지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 도시 브랜드 이미지가 강화되면, 관광객도 많이 방문할 수 있고, 투자 유치도 용이해 지며, 수출입도 중가하고, 도소매 업체의 매출액도 증가된다.
따라서, 국제회의 행사의 경제 파급효과를 면밀히 검토하여, 도시의 지속 성장에 도움이 되는 국제회의를 발굴하여 성장 시켜야 한다.
미국 이벤트 산업 위원회(EIC)가 Oxford Economics에 의뢰하여 2018년 11월 발간된, “세계 국제회의 행사의 경제적 중요성”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회의 참가자는 총 15억 명이며, 107조억 달러의 직접 지출, 1,030만명의 직접적인 직업 창출을 하고 있으며, 간접 및 연관 경제효과는 253조 달러, 2,590명의 고용과 연계되어 있다고 한다.
앞으로 국제회의 도시는 국제회의 유치 자체에만 초점을 맞출게 아니라, 국제회의를 통하여, 지역사회가 발전하고, 도시 이미지가 제고 되며, 투자 유치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거시적 안목으로 성장 시켜야 할 산업이다.
“Meeting Means Business”.. 미국 회의 산업의 슬로건이다.
글: 장태순/ 마이스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