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문, 이곳으로 떠나라!

발 리에서 ‘생길’ 일!?

# 발리? 멀리 하기엔 매력적인 당신

발리섬의 면적은 5,561㎢로 제주도의 3배가량 되며, 인구는 약 277만 8천 명이다. 이슬람화된 인도네시아 섬 중 몇 안 되는 힌두 전통을 남기고 있는 곳이며, 섬의 모양은 병아리와 비슷하다. 힌두 문화가 발달한 섬에는 4,600여 개의 사원이 있는데, 섬 주민의 신앙과 삶의 밀접함을 엿볼 수 있다.

유명한 사원 중 하나는 버사끼 사원이다. 이 사원은 발리 최대 규모의 사원으로, 수도 덴파사르에서 40㎞ 떨어져 있다. 힌두교 3대 신을 모신 세 개의 주요 사원을 포함한, 30여개의 사원으로 이뤄져 있다. 이곳은 발리인에게 삶과 죽음이란 측면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생활 속 의식에서 쓰이는 성수를 얻기도 하며, 장례를 마친 망자의 영혼을 사당으로 모시고 갈 준비를 하는 곳이기도 하다. 축제 기간이나 이른 아침에 찾으면 더 인상적인 곳이다. 발리 최북단에 있어 남단에서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 최대의 흠이다. 하루 일정을 소비 할 각오가 되어 있다면 꼭 가보도록 하자.

<호수에 비친 발리 사원>

다른 사원으로는 발리 최남단 서쪽 절벽에 위치하는 절벽 사원이 있다. 이 사원은 아찔한 절벽과 부서지는 파도, 인도양을 내려다 볼 수 있어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촬영지로도 유명한데, 유명한 영화 빠삐용의 촬영지기도 하다. 사원의 특성상 신성한 곳이라 짧은 바지나 치마를 엄격히 금하지만, 입구에서 롱 스커트같은 싸롱을 준비해 관광객에게 입혀준다. 멋진 풍경으로도 유명하지만, 이 사원을 더 유명하게 만든 것은 악명 높은 원숭이! 반짝이는 것을 좋아하는 원숭이는 몰래 다가와 관광객의 선글라스와 카메라 등을 뺏어 간다. 물건을 뺏겼다고 동물에게 굴복 할 수는 없지만, 현지인은 사원에 사는 원숭이를 신으로 생각해서 적극적으로 뺏지는 못한다. 단,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닌데, 과일과 견과류 등으로 거래(?)를 하면 된다. 거절당하면, ‘내 것이 아니려니’ 생각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이롭다는 조언이다.

드라마에 여러 번 출연하기도 한 이 섬은, 예전부터 휴양지로 유명했다. 현지에 가보면 알겠지만, 많은 수의 외국인 관광객을 볼 수 있다. 국내에서도 여행사 직원이 뽑은 최고의 허니문 여행지 중 하나이니, 명불허전(名不虛傳)이다. 한국에서 약 7시간 밖에 되지 않는 거리도 이 섬의 큰 매력이다. 많은 관광객이 세일 기간에 자주 방문하는 싱가포르도 6시간 걸리는데, 7시간이면 천국행 비행기 치고는 짧지 않을까. 발리는 쇼핑의 천국은 아니지만, 나무로 만든 포크과 수저, 접시 등 아기자기한 소품이 가득하다. 신혼여행객이 이곳에서 이것저것 사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지 않는가. 굳이 쇼핑리스트에 하나 더 추가하자면, 루왁 커피를 빼 놓을 수는 없다. 들어나 보았나, 한 잔에 10만원을 호가하는 커피. ‘사향고양이 커피’ 로 불리며, 최고 명품 커피로 명성이 자자하다.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일부 지역에 살고 있는 사향고양이 과의 야생 동물인 루왁(luwak)에게서 얻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루왁이 커피 열매를 먹으면 껍질만 소화가 되고 씨앗은 소화가 되지 않은 채 배설되는데, 씨앗이 뭉쳐진 배설물만을 채취해 깨끗이 닦아낸 뒤 햇볕에 말려 만든 커피가 루왁커피다. 독특하고 깊은 향기와 부드러운 맛으로 유명한데, 일 년에 500~ 700Kg정도 생산되며 원두 kg당 1,000$ 이상을 호가한다. 생산량이 적어 돈을 주고도 진품을 구하기 힘들 때도 있으며, 소매점에서는 잔 당 7만원에서 10만 원가량의 돈을 줘야 맛을 볼 수 있다. 누룽지 숭늉과 같은 구수함과, 적당히 묵직한 바디감이 일품이다.

# 달콤한 허니문, 리조트가 결정한다

불가리 리조트

발리에 다녀온 많은 허니무너는 얘기한다.

“타히티나 보라보라 같이 바다가 아름답지는 않지만, 그 곳에는 불가리가 있잖아”

세계적인 브랜드 디자이너와 메이커와의 콜라보레이션은 흔히 볼 수 있는 모습. 리조트에도 럭셔리 바람이 불고 있다. 불가리 리조트 & 스파는 짐바란의 울루와뚜 지역의 150m 높이에 자리 잡고 있다. 럭셔리를 표방하는 수많은 리조트가 있었지만, 전 세계 단 3개뿐인 불가리의 아성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리조트는 웅우라라이 공항에서 차량으로 30분이 소요되는데, 들어서는 순간부터, 객실에 이르기까지 온통 불가리의 물결이다. 이탈리아의 유명 건축 디자이너 Antonio Citterrio가 만들었으며, 뱅 앤 올룹슨 TV를 빼면 샴푸, 컨디셔너, 향수, 생수병 까지도 모두 불가리 제품이다. 리조트의 모습은 발리의 전통과 이탈리아 감각의 결합으로 표현 할 수 있다.

내부는 블랙, 화이트, 브라운 컬러로 마무리했고, 발리 가옥의 전통을 따르면서 모든 객실에는 개인 풀과 파빌리온이 있다. 객실 등급은 침실 한 개의 오션 뷰와 오션 클리프, 침실 두 개 빌라 그리고 최고급의 불가리 빌라로 구성돼있다. 기본 빌라인 오션뷰도 90평에 달하며, 최고급 빌라는 400여평에 달한다. 직원들의 프라이드도 타 풀빌라에 비해 강한편인데, 머무는 여행객이 아니면 출입객을 들이지 않기로 유명하다.

VIP와 허니무너를 위한 사생활 보호는 해변에서도 계속된다. 빌라에 속한 불가리 비치는 길이가 1.5Km에 이르며, 유리 상자 모양의 리조트 전용 엘리베이터를 통해서만 접근할 수 있다. 빌라가 생기기 전까지 아무도 이용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해변을 즐길 수 있기에 더 특별하다. 절제된 공간과 분위기와는 다르게 가격은 절제적이지 못한데, 오션뷰 1박 기준 700$ 가량 한다. 개인 집사가 모든 것을 해결해 주니, 일생 한 번뿐인 허니문을 보내기엔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노보텔 누사두아

비싼 리조트가 부담스럽다면 합리적인 가격의 리조트도 선택 할 수 있다. 발리 누사두아에는 체인 호텔이 많이 들어서 있는데, 그 중 노보텔 누사두아는 2007년에 오픈한 5성급 호텔이다. 고가의 풀빌라가 부담스러운 허니무너와 여행객을 위해 리조트와 풀빌라가 혼합된 형태를 지니고 있다. 불가리나 다른 풀빌라?리조트와는 다르게, 여러 리조트가 단지처럼 들어서 있어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최고급은 아니더라도 풀과 스파 등도 잘 갖춰져 있는데, 매일 다른 액티비티가 준비되어 있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을 위해 전용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어, 아이들과 별개로 부부만의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풀 사이드에는 선 베드와 레스토랑, 마사지 시설이 들어서 있어, 선탠을 즐기거나 식사를 하는 사람도 곧잘 볼 수 있다.

일찍 일어났다면, 아침마다 있는 요가 클래스와 모닝 스트레칭 등을 즐길 수 있으며, 탁구와 보드게임, 발리볼 등도 즐길 수 있다. 태닝이 싫은 관광객을 위해 실내 헬스장도 이용 가능하다. 해변에서는 카누와 카약, 윈드서핑 등도 즐길 수 있는데, 뻔한 수상 스포츠가 지루하다면 쌕레이스 등의 레크레이션도 준비되어 있다. 가장 큰 장점은 철저한 리조트 보안이다. 낯선 현지에서 분실사고나 강도를 만나면 난감하기 마련, 리조트 입구에 무장한 경비가 지켜서고 있어 24시간 안심된다. 처음에는 겁날 수도 있겠지만 며칠 묵으면 인사도 건내는 여유가 생긴다.

# 발리까지 이동과 현지의 교통수단

발리는 대한항공과 가루다 항공에서 직항 노선을 구비하고 있다. 두 항공사는 코드쉐어를 하기 때문에 가루다 항공에서 티켓을 사고, 대한항공을 탈 수도 있다. 싱가폴 항공, 케세이 패시픽 등도 취항하지만 창이공항과 첵랍콕 공항을 경유한다. 직항을 원한다면, 대한항공을 추천한다. 다른 항공사와 비교해 가격도 저렴하고, 국적기라 맘 편한건 말 안 해도 알 것이다. 많은 허니무너가 싱가폴과 홍콩에서 1박을 추가하는데, 발리 등에서 즐기기 어려운 쇼핑과 세련된 도시를 구경하기 위해서다. 한 번 경유하고 10만 원 가량 비용절감, 남는 금액은 용돈이 된다.

발리는 작지 않은 섬이기 때문에 현지 교통도 중요한데, 대중교통이 잘 발달되어 있지 않다. 차를 렌트할 수도 있지만 추천하지는 않는다. 도로 방향도 반대고 운전석도 국내와 다르다. 또, 발리는 도로가 좁고 오토바이와 사람이 많아 사고의 위험이 큰데, 현지에서 사고가 났을 때 그 처리가 복잡하다. 대부분의 여행객이 선호하는 이동 수단은 택시. 많은 택시가 있지만, blue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일부 택시는 불법 영업을 하기도 하며, 블루 택시를 제외한 많은 택시는 미터기를 사용하지 않는다. 행선지를 말하면 가격 흥정을 제안하는데, 바가지를 쓰기 좋다. 최선책은, 호텔에서 블루 택시를 부르는 방법이다. 관광지와 호텔 등 편의시설이 남부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비용은 크게 개의치 않아도 된다. 기본요금은 600원 수준으로 저렴하고, 국내 제주도 여행 같이 택시를 하루종일 빌려 현지인들만 아는 명소를 다닐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