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1가 피맛골이 재개발에 착수하며 골목안 맛집들이 뿔뿔이 흩어졌다.
그중 상당수는 종로1가 르미에르빌딩가에 새로운 맛촌을 형성했지만, 대형 요리집들은 자리를 잡는데 시간이 꽤나 흘렀다.
그중 대표적인 곳 중 하나가 종로1가 한일관이다. 옛 화신백화점 시절부터 건너편 골목에서 맛집을 시작해 어느덧 70년 세월에 한국전통요리 전문점으로 명성을 쌓은 곳이다.
한일관은 피맛골 재개발로 재작년 본점을 서울 신사동 압구정점으로 옮겼다. 사실상 ‘종로통’을 떠난 셈이었지만, 최근 종로 옆 동네인 을지로에 새 점포를 내면서 다시 사대문 앞으로 진입했다. 앞서 한일관은 지난해 서울 강서 최대 복합쇼핑몰단지로 탄생한 영등포 타임스퀘어 4층에도 새 문을 열었다.
한일관은 지난 1939년 옛 종로에 문을 연 ‘화선옥’이 전신이다. 이후 1945년 해방이 되자 ‘한국의 으뜸 식당’이라는 뜻을 담은 ‘한일관'(韓一館)>으로 개명하였다.
지금은 고인이 된 창업주 신우경 할머니가 옛 장국밥과 너비아니(전통 궁중요리)로 장안의 화제를 모았고, 다음에 고인의 딸 길순정씨가 음식점을 이끌다가 다시 딸에게 대물림됐다. 3대 딸 대물림이라는 특이한 전통을 갖게 되었는데, 지금은 김이숙, 은숙 자매가 할머니의 손맛을 잇고 있다.
한일관 관계자에 따르면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전 대통령을 비롯해 현 이명박 대통령 등 정관계 유명 인사는 물론 옛 종로통을 ‘다스렸던’ 고 김두한씨 등이 단골이었으며, 요즘은 현대 정씨 일가의 단골도 알려져 있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작고 전 거의 매주 1차례 이상 한일관을 찾았으며, 현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의 경우 해외 출장시 공수된 이곳 육수와 만두를 즐겼다고 한다.
한일관은 지난달 8일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에 옛날식 한일관을 신장개업했다. 페럼타워는 동국제강의 신사옥이자 프라임오피스로 자리매김한 곳이다. 이곳 한일관은 평일 점심의 일품반상(1만1000~1만4000원)과 불고기(1인분 2만5000원)가 인기를 끌고 있다. 주말에도 옛 맛을 잊지 못한 단골들이 가족단위 나들이 겸 해서 찾아오고 있다.
을지로 한일관은 맛은 옛날식, 인테리어는 현대적인 전통미를 살렸다. 특히 인테리어는 페럼타워의 스페이스 브랜딩(공간 인테리어)을 맡은 ‘인덱스 파트너스’의 고승현 대표가 ‘옛 것에서 새로운 것을 안다’는 온고지신을 철학을 담았다는 설명이다.
한일관의 3대 딸 사장인 김이숙, 은숙 자매는 "70여년간 한국 전통 고급요리관에서 이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다이닝레스토랑으로 자리매김했다"며 "한일관은 시대가 변해도 맛과 고객에 대한 사랑은 언제나 같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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