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영국 무대 데뷔골이자 결승골 터트려

골을 넣고 환호하는 박주영과 동료들.

박주영 (26 ‧ 아스널 ) 이 드디어 기다렸던 잉글랜드 무대 데뷔골을 맛봤다 . 비록 리그골은 아니지만 , 그의 골을 기대하며 , 새벽잠을 포기한 한국팬들에게 귀중한 선물이었다 .

박주영은 26 일 ( 이하 한국시간 ) 영국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볼턴과의 2011~12 칼링컵 4 라운드 경기에 선발 출전해 1-1 동점이던 후반 11 분 승리를 결정짓는 결승골을 터뜨렸다 . 박주영이 풀타임을 소화한 가운데 아스널은 볼턴을 2-1 로 꺾었다 .

박주영으로선 아스널 유니폼을 입은 뒤 지난 달 21 일 슈르스버리 (4 부리그 ) 와의 칼링컵 경기 이후 36 일 만에 나선 두 번째 출전 경기였다 .

특히 이날 경기에서 잉글랜드 데뷔골을 터뜨리면서 아르센 벵거 감독과 아스널 홈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었다 . 그동안 공격수 경쟁 순위에서 밀려나있었던 박주영으로선 자신의 입지를 끌어올리는 의미 있는 득점이었다 .

박주영은 전반 24 분경 결정적인 슈팅을 날렸지만 볼턴 골키퍼 애덤 보그단의 선방에 막혀 골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 전반 41 분에도 역습 찬스에서 동료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 슈팅을 때렸지만 골키퍼를 뚫지 못했다 .

박주영은 전반 내내 부지런한 움직임을 보였으나 , 종종 오프사이드에 걸리는 등 경기 감각이 완벽하지는 않았다 . 비가 많이 내려 미끄러운 그라운드 환경도 박주영에게 악재로 작용됐다 .

전반전을 득점 없이 마친 아스널은 후반 시작 2 분 만에 볼턴의 파브리스 무암바에게 선제골을 허용해 어려운 상황에 몰렸다 . 하지만 아스널은 후반 8 분 안드레이 아르샤빈의 만회골로 승부를 원점에 돌렸다 .

기다렸던 박주영의 잉글랜드 무대 첫 골이 터진 것은 동점골 이후 3 분 뒤인 후반 11 분이었다 . 박주영은 아르샤빈과 패스를 주고받으면서 상대 수비라인을 돌파한 뒤 페널티지역 내 왼쪽에서 오른발 인프런트킥으로 절묘하게 감아차 볼턴의 골문 구석을 뚫었다 . 박주영 특유의 득점 감각이 빛난 장면이었다 .

골이 터뜨린 박주영은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날려버린 듯 활짝 웃으면서 동료들과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 벵거 감독 역시 벤치에서 일어나 환한 미소와 함께 박수를 보냈다 .

박주영은 후반 40 분에도 위협적인 중거리슛을 시도했지만 골문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 하지만 득점 이후 움직임이나 얼굴 표정에서 자신감이 올라간 기색이 역력했다 .

박주영의 득점으로 다시 앞서기 시작한 아스널은 후반 중반 이후 수세에 몰렸다 . 볼턴의 결정적인 찬스가 계속 이어졌다 . 하지만 아스널은 끝내 실점을 내주지 않고 한 골차 리드를 지키면서 승리를 지켰다 . 이날 박주영의 득점은 역전골이자 , 결승골인 소중한 골이었다 .

이 경기에서 좋은 감각을 선보인 박주영은 칼링컵 뿐 아니라 리그경기에도 출장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자신감을 어필했다 . 일각에선 주말 첼시와의 경기에서 박주영의 출장을 조심스레 첨처보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