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화사한 봄꽃과 함께 체험하며 놀다

중공업도시인 울산광역시는 한반도 남동쪽을 대표하는 관광도시다. 여타의 도시에서 만나기 힘든 ‘고래’라는 관광자원이 있어 찾는 사람이 많다. 여기에 오래도록 옹기를 빚어온 옹기마을과 다양한 축제, 벚꽃 만발한 성 위에 앉아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서생포왜성이 더해지면 4월의 여행지로 이만한 곳이 없을 듯하다.
시대를 거슬러 오르다, 대곡천
울산광역시 울주군 두동면에는 울산 서쪽에서 발원해 동해로 흘러가는 태화강의 지류, 대곡천이 흐른다.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산길을 걸어 오르면 오래도록 지켜진 우리의 문화유산이 있다. 천전리 각석(국보 제147호)과 천전리공룡발자국화석(울산문화재자료 제6호)이다.


천전리 각석은 신석기, 청동기, 신라시대의 그림이 새겨진 가로 10m, 세로 3m 크기의 바위다. 이 바위에서 신석기시대에 점으로 새겨 넣은 동물문양, 청동기시대에 선으로 새겨 넣은 도형문양, 신라시대에 가는 선으로 새겨 넣은 글자를 찾아볼 수 있다. 이중 신라시대 글자는 엇갈린 사랑의 이야기를 적고 있다. 법흥왕의 동생이자 진흥왕의 아버지인 입종갈문왕과 지소부인, 입종갈문왕이 사랑했던 여동생의 엇갈린 사랑이야기다.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혈통 보존을 위해 근친끼리 결혼했던 풍습을 알 수 있는 기록이다.
천전리 각석에서 계곡을 건너면 공룡발자국화석을 볼 수 있다. 이 화석은 백악기 공룡들의 발자국으로 대형초식공룡과 중형초식공룡의 발자국 200여개가 일정한 방향을 갖지 않고 뒤죽박죽 섞여 있는 것이 특징이다. 때문에 학자들은 이곳이 공룡들이 한가롭게 노닐던 서식지였을 것으로 추정한다. 바위 곳곳에 새겨진 발자국의 크기나 모양도 제각각이니 꼼꼼히 살펴보자.

고래가 나타났다, 울산암각화박물관&장생포고래박물관
울산은 1986년, 포경이 금지되기 전까지 우리나라의 가장 활발한 고래잡이도시였다. 고래잡이가 금지된 지금도 고래고기를 맛볼 수 있는 식당들이 영업을 하고 있을 정도. 그만큼 많은 고래가 울산 앞바다에 살고 있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은 예전만큼 고래를 볼 수 없다. 포경으로 인해 그 수가 줄어들기도 했지만 해양생태의 변화로 고래들의 길이 바뀌었기 때문. 하지만 한국계 귀신고래가 회유하던 장생포 앞바다는 여전히 천연기념물 제126호로 지정되어있다. 다시 고래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마음이 담긴 듯하다.


울산지역이 고래의 도시임을 증명하는 유적도 있다. 반구대암각화(국보 제285호)이다. 천전리각석이 있는 대곡천을 따라 사연댐 방향으로 내려가면 물길 건너편 절벽에 이 그림이 있다. 거리가 멀어 육안으로는 볼 수 없어 관찰망원경이 설치되어 있다. 그나마도 사연댐에 물이 차는 봄부터 가을까지는 물속에 잠기는 날이 많아 보기 어렵다. 이 아쉬움을 달래려면 울산암각화박물관(052-229-6678, bangudae.ulsan.go.kr)과 장생포고래박물관으로 가야 한다. 고래 모양으로 지어진 울산암각화박물관에는 울산이 보유하고 있는 두 개의 국보, 천전리 각석과 반구대 암각화 관련 자료들이 상세히 전시, 설명되어있다.


장생포고래박물관(052-256-6301, www.whalemuseum.go.kr)은 선사인의 그림 속에서 보았던 고래를 생생히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다. 고래의 골격은 물론, 포경유물을 전시하고 있는 포경역사관, 고래를 해체하던 고래 해체장 등 다양한 전시공간을 갖추었다.
울산광역시는 ‘생명의 도시, 고래의 꿈’을 주제로‘2012울산고래축제’를 연다. 2012년 4월26일부터 29일까지 장생포와 태화강변에서 열리며, 다양한 체험들이 준비된다. 축제문의는 고래문화재단(052-226-2994)으로 하면 된다.

오물조물 옹기를 빚어볼까요? 외고산옹기마을
울산은 신석기시대부터 토기를 만들어온 고장이다. 농사를 지으면서 곡식을 보관할 수 있는 그릇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그 흔적은 울산 곳곳에 남아있다. 서생면 신암리와 온산읍 우봉리의 덧무늬토기, 상북면 궁근정리의 빗살무늬토기 등이 그것이다. 그런데 선사시대의 토기가 지금도 우리에겐 그리 낯설지 않다.
유약을 바르지 않고 구워 만든 옹기, 질그릇을 닮았기 때문이다. 울산에는 지금도 옹기를 만드는 마을이 있다. 울주군 온양읍 고산리에 자리한 외고산옹기마을(onggi.ulju.ulsan.kr)이다.
외고산옹기마을은 경북 영덕에서 옹기를 굽던 허덕만 씨가 1957년경, 옹기를 만들 수 있는 좋은 흙이 있는 곳을 찾아 옮겨오면서 형성되기 시작했다. 당시 한국전쟁을 피해 부산으로 모여든 많은 사람들에게 옹기를 공급할 수 있는 적격의 장소였다고. 그는 이곳에서 직접 고안한 칸 가마를 짓고 제자를 가르치며 옹기를 구워냈다. 이후 이 마을의 옹기는 플라스틱 그릇이 자리를 대신할 때까지 서울은 물론, 외국으로까지 팔려나갔다 한다. 지금도 마을 곳곳에서 옹기가마를 볼 수 있다.


천천히 마을을 산책하다보면 한창 작업 중인 옹기장인들을 만난다. 그들의 작업 과정을 지켜보거나, 옹기체험관에 들러 직접 옹기를 빚어보자. 2012년 5월 25일부터 29일에 이 마을을 찾는다면 흥겨운 축제를 즐길 수 있다.
2012울산옹기축제(052-227-4961, www.ulsanonggi.or.kr)이다. 흙∙물∙불∙바람놀이터, 옹기마을 문화 탐방, 소망옹기등, 옹기종기 가마구이, 옹기종기 미꾸라지 잡기 등 옹기를 주제로 한 다양한 체험이 준비된다.

울산의 봄날의 만끽하다, 태화강생태공원 태화지구(십리대밭)&서생포왜성
울산 태화강변(taehwagang.ulsan.go.kr)은 성공적인 하천생태복원장소로 손꼽히는 곳이다. 공업용수가 흘러가던 썩은 강물이 수영대회를 열어도 좋을 만큼의 맑은 물로 정화된 것. 변한 것은 강물만이 아니다. 강변 양안이 모두 생태공원으로 조성되었다. 그중 손꼽히는 곳은 태화교와 삼호교 사이에 만들어진 폭 20~30m, 길이 4km의 대숲이다. 대숲의 시작은 일제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강의 범람을 막기 위해 태화동 내오산 끝자락에서 자라던 대숲을 옮겨 심은 것. 초록 짙게 내린 대숲을 걷는 상쾌함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이다.

울산광역시 울주군 서생면 서생리 성내마을 뒷산에 자리한 서생포왜성(울산문화재자료 제8호)은 우리 민족의 아픔이 담긴 공간이다. 1593년인 선조 26년, 임진왜란을 일으킨 왜군들이 서생포와 부산의 다대포로 동시에 쳐들어왔을 당시, 수군만호진이 이를 막지 못하고 무너지면서 이곳에 일본군의 성이 만들어진 것. 성은 둘레 4.2km, 면적 151,934㎡의 규모로, 성을 쌓는데 필요한 돌은 조선인들을 동원해 수군만호진에서 옮겨갔다고. 왜장 가토 기요마사가 일본식 건축방법을 사용해 만든 것이 특징이다. 16세기 말, 일본의 성곽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사료이다. 이곳에 올라가면 진하해수욕장 일원이 막힘없이 한눈에 들어온다. 날이 맑은 날이면 멀리 부산까지 보인다고. 벚꽃이 피는 4월에 이곳을 찾으면 하늘을 가리고 피어난 벚꽃의 향연을 즐길 수 있다.

가는 길
경부고속도로 서울산IC로 나와 언양 방향 35번 국도로 진입. 약 6.7km 전방 반구안길 삼거리에서 우회전. 3km 정도 들어가면 울산암각화전시관에 닿는다. 전시관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나와 다리 건너 산길을 따라 30분 정도 걸어가면 천전리 각석과 공룡발자국화석에 닿는다. 전시관에서 고속도로 방향으로 되돌아와 언양 교차로에서 24번 국도 울산시청 방향으로 진입. 태화강십리대숲~장생포고래박물관~서생포왜성~진하해수욕장~외고산옹기마을 순으로 돌아본 후, 울산고속도로 온양IC를 이용해 귀가하면 된다.

맛집
울산시청 인근에 4대째 대를 잇고 있는 함양집(052-275-6947)이 있다. 싱싱한 육회를 얹은 비빔밥과 메밀묵을 곱게 썰어 비빔장 얹어내는 묵채가 일품이다. 장생포고래박물관 인근에 자리한 고래고기원조할매집(052-261-7313)은 60년째 고래고기를 취급하는 고래고기전문점이다. 대곡리 암각화지대로 들어서는 언양읍 남부리에 전통의 언양불고기를 잘하는 삼거리불고기(052-262-1322)가 있다.

잠잘 곳
동구 전하동에 자리한 호텔 현대 울산(052-251-2233, www.hyundaihotel.com)을 비롯해 깨끗한 숙소가 많다. 특히 한국관광공사가 지정한 굿스테이가 많아 예약은 물론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북구 산하동의 프린스호텔(052-298-0114), 동구 전하동의 경원B&B모텔(052-233-2000, www.e-hotel.co.kr)과 굿스테이하이호텔(052-944-1010), 남구의 S모텔(052-271-7080), 서생면의 갤럭시호텔(052-239-6868, www.glxhotel.com), 상북면의 에로스모텔(052-264-0953)과 작천정펜션리조텔(052-264-4900, www.작천정펜션.kr), 브이온천모텔(052-254-1700)이 모두 굿스테이다.

출처: 한국관광공사 청사초롱

글 사진, 여행작가 한은희 Ⓒ한국관광공사 청사초롱 본 기사의 copyright는 한국관광공사에 있으며 관광공사의 정책상 무단전재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