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원=강정호)박정희 전 대통령이 비밀리에 추진했다가 무산된 수도이전 계획 보고서와 도면이 36 년 만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 세종시 사업을 적극 추진해 오던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식에 이어 공개된 박 전 대통령의 수도이전 계획 보고서는 그 의미가 남다르다 .
25 일 행정안전부 산하 국가기록원은 1977 년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보고된 ‘ 행정수도 건설을 위한 백지계획 보고서 ‘ 를 공개했다 . 모든 것을 백지에서 논의하고 검토한다는 의미에서 ‘ 백지계획 ‘ 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
이 보고서는 청와대 직속 조직인 중화학공업 추진위 실무기획단의 비밀프로젝트로 1977 년 11 월 작성됐으며 , 입법 ㆍ 사법 ㆍ 행정부와 함께 유수의 대학도 지방 행정수도로 옮기는 계획이었다 .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이전 계획은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지키기 위한 안보적 이유로 검토됐으며 , 박 전 대통령은 새로운 수도의 입지조건으로 휴전선에서 70 ㎞ 이남 , 해안선으로부터 40 ㎞ 가량 떨어진 곳을 선택하도록 지시했다 .
검토된 행정수도의 모형은 두 가지였다 . 격자형 도로망을 주축으로 한 ‘ 계획형 도시 ‘ 와 중앙광장 주변에 행정 ㆍ 업무 ㆍ 문화 ㆍ 예술 기능을 두고 그 바깥에 주거지역을 배치한 ‘ 동심원형 도시 ‘ 였다 .
후보지는 당초 충청권을 중심으로 한 천안 , 진천 , 논산 , 보은 등 10 곳 중 충남 공주군 , 천안시 , 논산군 3 곳으로 압축됐다가 공주 인근 장기지구가 최종 선정됐다 . 이는 박 전 대통령의 선견지명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
그러나 2 년여의 연구 끝에 마련된 백지계획은 갑자기 주한미군 철수 문제가 나오면서 유예됐다 . 당시 추산만으로도 5 조원의 예산이 필요했던 만큼 국방력 강화가 우선 문제라는 이유였다 . 이후 1979 년 10 ㆍ 26 사태로 박 전 대통령이 사망하면서 이 계획은 무산됐다 .
한편 행안부 관계자는 이번 보고서 공개한 배경에 대해 " 취임식을 위해 공개한 게 아니라 행정수도 건설의 필요성이 당시에도 논의 됐었다는 점을 밝히는 차원에서 공개했다 " 고 말했다 .
또 국가기록원 김재순 연구관은 " 이미 2004 년 한 방송의 교양프로그램에서도 일부 공개가 된 문건이었다 " 며 " 마침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식에 공개를 하게 됐지만 , 이전부터 해당 문서를 공개해 달라는 요구가 있어 왔기 때문에 이날 원문을 모두 공개하기로 결정한 것 " 이라고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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