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원=이정찬 기자] 미국 경제가 산업지표에 이어 민간 가계 대출에 이르기까지 경기회복을 의미하는 시그널이 잡히고 있다 .
미국 소비자들은 지난 4 년 동안 주택 가격 폭락과 경기침체의 여파로 입은 손실을 딛고 , 부채를 상환하거나 완제하는 등 이른바 ‘ 디레버리징 ’ 단계를 거쳐 ‘ 레버리지 효과 ’ 를 기대하는 듯하다 .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최근 발표한 소비자신용 데이터에 따르면 경제 여건이 개선됐다고 느끼며 대출을 다시 받기 시작하는 미국 소비자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 연준의 Q3 정책 연장선에 이어 소비자들의 소비심리 회복 조짐은 미국 경기회복에 힘을 더할 수 있다 .
연준은 7 일 지난해 4 분기 미국 가계 대출은 연간 2.4% 수준으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 2008 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다 . 아직 상환하지 않은 주택 담보 대출 비율도 0.8% 로 떨어져 , 2009 년 초 이후 최저치로 하락했다 . 그 밖의 소비자 대출 부문도 2007 년 3 분기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
연준이 7 일 발표한 대출 관련 데이터는 증시 반등과 주택 가격 상승으로 미국 가계의 재정 형편이 나아지면서 미국 소비자들의 심리가 경기회복 초기 단계에서 한 단계 더 발전했다는 것을 방증한다 .
주택 , 주식 , 투자에서 부채를 제한 미국 가계의 순자산은 지난해 4 분기 1.8% 상승한 66 조 700 억달러를 기록했다 . 경기침체가 시작된 2007 년 1 분기 이후 최고치다 . 미국인들은 교육비와 자동차 구입비 명목으로 올 1 월 지속적으로 대출을 받았다 .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지난주 발표한 또 다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미국인들은 경기침체 이후 처음으로 대출을 많이 받기 시작했다 . 압류 당한 가계보다 주택 담보 대출을 받은 가계가 늘었기 때문이다 .
그렇지만 여전히 부채를 갚느라 허덕이는 미국인들도 많을 뿐만 아니라 실업률도 높다 . 주식 투자를 많이 하지 않는 사람들은 경제 사정이 크게 나아졌다는 사실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 경제성장 동력으로 작용하는 소비 지출도 경기 회복기에는 그다지 견고하지 않았다 . 미국 가계가 형편에 맞지않게 너무 욕심을 부릴 경우 , 대출 기조로 돌아선 상황이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
연준이 발표한 데이터가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것은 아니지만 , 미국인들이 주가와 부동산 가격이 상승세이기 때문에 재정 상황이 나아졌다고 생각한다면 , 부채에 대한 부담감에서 벗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 소비자들이 대출과 소비를 기꺼이 늘리기 시작하면 경제 성장을 끌어올릴 수 있다 .
부동산 시장 경기가 회복되는 초기 단계에 주택 가격이 상승하면 소비심리는 호전된다 . 소비자들에게 주택은 자산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 가계가 소유한 부동산의 가치는 지난해 4 분기 거의 4,500 억달러 가까이 상승했다 . 보유 주택의 대출 대비 자기 자본 비율도 46% 로 , 2008 년 1 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
증시회복도 소비심리 개선에 한몫했다 . 미국 가계가 보유한 주식 가치는 지난해 4 분기 동안 1,500 억달러나 상승했다 . 같은 기간 동안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2.5% 하락했다 . 해외 주식 가치가 상승하고 , 증시를 멀리했던 투자자들이 돌아왔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 주식시장은 큰 폭으로 반등했다 . 다우지수는 올해만 9% 이상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 가계 재정상황이 크게 호전됐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
그런데 한 가지 함정이 존재한다 .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사람들은 재정상황이 그렇게 많이 호전됐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대출과 소비를 늘리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 미국 가계 순자산은 2009 년 1 분기 바닥을 친 이후 29% 증가했다 . 그러나 주식을 제외하면 증가폭은 21% 에 불과하다 .
가계 대출만 증가한 게 아니다 . 기업과 정부 등 전반적인 대출이 2008 년 3 분기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 비금융권 기업들은 연준의 저금리 정책으로 득을 보면서 , 회사채를 발행해 대출을 늘렸다 .
주택가격 폭락과 리머사태 등 금융위기에 ‘ 디레버리지 ’ 를 실시했던 기업과 정부 , 가계는 이제 다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심리로 ‘ 레저리지 ’ 단계로 들어서고 있는 것이다 .
코스모스팜 소셜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