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원= 이정찬 기자] 자카르타 , 인도네시아의 수도이다 . 인구 면적으로는 동남아에서 가장 큰 도시 중의 한 곳이다.
이 곳을 다녀간 지가 이미 23 년이 지났으니 세월의 흐름이,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 중인 이 나라의 수도에는 어떤 변화를 남겼을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
2012 TIME 에 참석하기 위해 반다르 람풍을 가기 위해서 계획에 없던 자카르타 1 박의여유가 생겼고 이번 기회에 하루만이라도 진정한 개인 여행자로 움직여 볼 요량이다 .
체크인을 하는데 걱정했던 것과 같은 문제는 없다 . 아마리스는 자카르타 이 곳저곳에 4 개의 호텔을 가진 작은 체인이지만 별스럽지 않은 외관과는 달리 프론트의 직원의 응대도 수준급이고 크지 않은 소박한 방이지만 잘 정돈되어 있다 .
짐을 풀고 잠시의 망설임 끝에 카메라를 챙겨 나온다 . 어느 곳을 가던 그 곳 민초들의 생활을들여다 보고 이방인으로서라도 어울려 보고 싶은 것이 내 바램이기에 몇 컷의 사진을 찍곤주변에 많은 식당 중 한 곳을 찾아 들어가려 기웃거린다 .
마침 공항에서 태워 준 전직 경찰관의 차가 보인다 . 반갑다 .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 소또 인드라마유’ 라는 국수와 ‘사태’ 한 접시 그리고 밥한그릇이 나온다 .
‘음식에 대해서 편견을 가지는 것이 가장 어리석다’고 항상 생각하지만 처음 찾은 동네의 생소한 음식은 수저를 든 손을 조심스럽게 만든다 .
‘맛있다’ . 고깃국물 육수는 시원하고 가늘디 가는 국수면발은 부드럽게 한 입에 다 넘어가버린다 . ‘ 사태’를 먹으니 집 떠난지 하룻만에 소주 한잔이 간절하다 .
마침 퇴근시간이며 저녁시간이라 공항직원들이 밀려 들어오고 이집 저집에서 테이크아웃을 하려고 찾아와 기다린다 . 갓 사귄 친구말이 인근에서 꽤나 유명한 집이란다 .
국수 한 그릇은 10000 루피 , 사떼는 꼬치 열 개에 2 만 루피이다 . 저녁한끼 2500 원이면 즐겁게 먹을 수 있고 동무들과 담소도 나눌 수 있다 .
수도 자카르타의 외곽이지만 아직 삶은 만만하지 않아 보인다 . 사람들은 분주히 움직이며 무언가를 하고 있지만 실속이 있는 것은 아니다 . 일거리 구하기가 쉽지 않고 노임 또한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정도이니 몸은 바쁘지만 살아내는 것은 여전히 힘겹다 .
세상살이가 힘들다 하더라도 맥주 한병 음료수 한잔을 앞에 놓으며 온 세상 이야기를 두루 나누니 2 평 남짓 작은 식당에 열기가 넘쳐 흐른다 . 놀랍게도 대화의 주제는 ‘ 싸이 ’ 이다 .
첨단문화와는 거리가 멀 듯하였지만 싸이는 저 먼 한국땅에서 인도네시아 사람들에게 기를 불어 넣어 주고 있었다 . ‘ 말춤 ’ 을 춰보라는 사람들의 성화에 엉거주춤 TV 에서 본대로 흉내를 내어 보니 그들에겐 내가 ‘ 싸이 ’ 의 재림처럼 보이는지 반응이 뜨겁다 .
한국사람은 모두 싸이의 말춤을 출 수 있고 방안에는 삼성 TV 가 있으며 LG 세탁기는 가정의 필수품이라고 믿는 그들이 한편 감사하고 또 한편은 그들의 부러움에 미안한 마음이다 .
고무적인 것은 그들의 일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가슴에 담긴 미래에 대한 희망을 보았다는 것이다 . 70 년대 힘겨운 우리 민초들의 삶처럼 그들의 삶도 척박해 보였지만 ‘ 할 수 있다 ’ 는 신념과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발전과 도약을 이룩한 대한민국처럼 그들도 반드시 해낼 것이라 확신할 수 있었다 .
여행 첫날 무리를 하면 일정 내내 고생스럽다 . 낯선 곳에서 처음 보는 친구들과의 대화는 끝이 없이 계속될 듯하여 양해를 구하고 호텔로 돌아선다 .
이국 땅 하늘 위에는 큼지막한 보름달이 걸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