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의 자장가 이번에도 통할까…“표류하는 키프로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벤 버냉키'

– 현재 부양기조가 지속 “ 양적완화정책 · 제로금리정책 ”
– 미국 경제 완전한 안정화 후에 단계적 축소 착수
– 키프로스 사태 단기충격요인 아니다

[미디어원=이정찬 기자]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 ( 연준 ) 가 현재의 금융완화정책인 양적완화와 제로금리정책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
통화정책 결정기구 연방공개시장위원회 (FOMC) 회의 결과 현행 매달 850 억 달러 규모의 채권매입 프로그램 이른바 ‘3 차 양적 완화 (QE3) 정책 ’ 과 , 0~0.25% 의 초저금리 정책을 지속하기로 했다 . 시장에선 최소한 올해 말까지는 연준이 경기부양 기조를 후퇴시키지 않을 것이란 뜻으로 해석했다 .
이틀에 걸친 회의가 끝난 20 일 ( 현지시간 )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 양적완화가 아직까지 비용보다 큰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만큼 현행 금융완화정책을 유지할 것 ” 이라고 말했다 .
버냉키 의장은 또 “ 현재 부양기조가 지속되는 것은 물론 , 긴축으로의 전환도 매우 더디게 진행될 것 ” 이라고 전망했다 .
실제로 지난해 9 월부터 연준이 모기지채권 ( 주택담보대출채권 ) 을 매달 450 억 달러씩 사들이면서 주택시장은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 건축 경기가 살아나자 일자리도 늘어 실업률은 지난해 8 월 8.1% 였던 것이 2 월 7.7% 로 떨어졌다 . 이에 미 증시는 대규모 정부지출 자동삭감 조치인 ‘ 시퀘스터 (sequester)’ 발동에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갱신했다 .
그러나 일각에서의 돈을 너무 방만하게 푸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버냉키 의장은 “ 경제전망에 따라 매월 매입하는 채권액수를 조정할 것 ” 이라며 “ 채권매입프로그램을 갑작스레 종료하는 것보다 경제전망 변화에 지속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매입규모를 조절하는 것이 더 합리적 ” 이라고 밝혔다 . 노동시장이 회복되고 있다는 조짐이 확실해지면 연준이 채권매입규모를 조금씩 줄여나갈 수 있다는 뜻이다 .
이어 버냉키 의장은 경제전망이 악화된다면 매입규모를 늘릴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
연준 의장 양적완화정책이라고도 알려진 채권매입프로그램은 장기금리를 낮춰 소비와 대출 , 투자와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제로금리정책 역시 버냉키 의장은 물가가 크게 변동하지 않는 이상 , 실업률이 6.5% 로 떨어질 때까지 연준이 단기금리를 제로에 가깝게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
이에 버냉키 의장은 “ 과거에도 취업자 수가 30 만 명씩 느는 시기가 2 개월 가량 지속된 후 채용시장이 다시 악화된 사례가 있다 ” 며 “ 이제까지의 회복이 지속가능한지 여부에 집중해야 할 것 ” 이라 강조했다 .
시장의 논란이 되고 있는 연준의 단계적 축소 시점에 대해 버냉키 의장은 “ 다수의 연준 위원들이 2015 년에서 2016 년을 첫 금리 인상 시기로 꼽고 있다 ” 고 밝혔다 .
이와 관련 BNP 파리바의 줄리아 코로나도 수석이코노미스트는 “ 채권매입규모의 단계적 감축은 당분간 시행되지 않을 것 ” 이라 전망했다 . “ 미국이 정부 긴축정책에서 타격을 받지 않고 앞으로 1~2 분기 동안 경제성장률이 계속 회복된 다음에야 규모축소가 예상된다 ” 고 설명했다 .
한편 글로벌 재정위기에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키프로스 사태에 대해 버냉키 의장은 “ 키프로스 사태 추이를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 . 하지만 현 시점에서 미국의 금융시장이나 경제 전반에 대한 위협요인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 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