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의 CJ 수사와 맞물려 확산 불가피
– 조세피난처 리스트 공개로 재계는 물로 정계도 긴장
(미디어원=이정찬 기자) 검찰의 CJ 수사와 맞물린 재벌사의 조세피난처 ‘ 유령법인 설립 ’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
인터넷 언론 뉴스타파는 27 일 조세피난처인 버진아일랜드와 쿡아일랜드 등에 페이퍼컴퍼니 ( 유령법인 ) 를 설립한 최은영 회장 등 4 개 재벌그룹 오너와 전현직 임원 등 7 명의 한국인 명단을 추가로 공개했다 . 국내 해운업계 1 위 기업인 한진해운의 탈세혐의가 입증될 경우 해운업계는 물론 산업계 전반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
앞서 지난 22 일 이수영 OCI 회장 부부 , 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의 부인 이영학씨 , 조욱래 DSDL 회장 ㆍ 장남 등을 공개한데 이어 이날 페이퍼컴퍼니에 연루된 재벌가 명단 7 명이 추가로 공개되면서 재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
이번에 공개된 명단에는 최은영 한진해운 홀딩스 회장과 조용민 전 한진해운 홀딩스 대표이사 ,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역사 사장 황용득 , 조민호 전 SK 증권 대표이사 부회장과 부인 김영혜씨 , 이덕규 전 대우인터내셔널 이사 , 유춘식 전 대우 폴란드 차 사장 등 7 명이 포함됐다.
최은영 회장과 조용민 전 대표이사는 지난 2008 년 10 월 2 일 버진아일랜드에 ‘ 와이드 게이트 그룹 ’ 이라는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 . 이 회사의 등기이사는 조용민 전 대표이사 , 주주는 최은영 회장과 조 전 대표이사 두 명이다 . 발행주식 5 만주 가운데 최 회장이 90% 인 4 만 5000 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 조 전 대표이사는 나머지를 보유하고 있다 .
또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역사의 황용득 사장은 지난 1996 년 2 월 19 일 쿡아일랜드에 ‘ 파이브 스타 아쿠 트러스트 ’ 라는 신탁을 설립했으며 , 설립 직후인 1996 년 3 월 1 일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시 카피올라니대로에 위치한 우라쿠 타워 아파트 18C 호를 신탁과 연결된 ‘ 파이브 스타 아쿠 리미티드 ’ 가 매입했다 . 이 회사는 이듬해 8 월 18 일 같은 아파트의 29C 호도 매입한 뒤 , 이 아파트 두 채를 2002 년 6 월 한화그룹 일본현지 법인인 한화 재팬에 되팔았다 .
이 아파트 매각 직후인 2002 년 7 월 24 일 페이퍼컴퍼니 설립을 대행해주는 포트컬리스 트러스트 넷 (PTN) 내부 문서에는 이를 통해 235 만 494 달러의 수익이 생겼으며 , 이를 황 사장에게 바로 보내는 방안을 논의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 이에 대해 황 사장은 “ 아는 바가 없다 ” 는 입장이다 . 한화그룹 측은 황 사장 개인의 일이라고 주장하다 한화그룹 일본현지 법인인 한화재팬이 설립한 페이퍼 컴퍼니라고 말을 바꿨다 .
조민호 전 SK 증권 대표이사 부회장 역시 지난 1996 년 1 월 15 일 버진아일랜드에 ‘ 크로스브룩 인코퍼레이션 ’ 을 설립했다 . 이 회사의 서류상 발행 주식은 1 주로 , 이를 조 전 부회장의 부인 김영혜씨가 익명주주로부터 2003 년 10 월 20 일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
이밖에 이덕규 전 대우인터내셔널 이사는 2005 년 7 월 18 일 버진아일랜드에 ‘ 콘투어 퍼시픽 ’ 이라는 법인을 설립했으며 , 이 전 이사는 이 법인의 단독 등기이사 겸 주주로 돼있다 .
또 유춘식 전 대우 폴란드 차 사장으로 , 2007 년 4 월 18 일 버진아일랜드에 ‘ 선 웨이브 매니지먼트 ’ 를 설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 유 전 사장은 선 웨이브 매니지먼트의 등기이사 겸 대주주로 등록된 ‘ 케이다 캐피탈 그룹 ’ 의 8 명 주주 중 1 명이다 . 케이다 캐피탈 그룹 역시 버진아일랜드에 설립된 페이퍼컴퍼니다 .
검찰의 CJ 그룹 이 회장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해외 비자금 문제가 불거진 만큼 수사가 다른 기업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 검찰과 재계 안팎에서는 일부 기업의 이름까지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역외탈세 조사를 올해 지하경제 양성화의 중점 과제로 선정한 국세청도 추적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 그동안 진행해 온 역외탈세 의심 사례에 대한 추적과 병행해 검증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관련 정보 분석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
새 정부 출범 이후 검찰 수사 , 역외탈세 추적 등의 사태가 이어지면서 재벌은 최악의 상황으로 몰리는 분위기다 . 특히 조세피난처에 현지법인을 둔 기업의 경우 역외탈세 의도와 무관하게 이미지에 손상을 입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뉴스타파는 이날 2 차 발표에 이어 오는 30 일께 3 차 발표를 하는 등 내주 중에 조세피난처 페이퍼컴퍼니 설립자 20 명의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 뉴스타파의 추가 자료 분석에 따라 당초 예고한 245 명 이외에도 명단이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 .
뉴스타파가 발표하는 ‘ 조세피난처 리스트 ‘ 에 따른 파장이 국세청과 검찰 , 재계를 강타하는 것은 물론 내용에 따라서는 정치권 등으로도 확산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한편 뉴스타파는 지난 22 일 기자회견을 통해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 (ICIJ) 가 진행하는 조세피난처 프로젝트의 한국 파트너로 참여 ,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거나 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총 245 명의 한국인 명단을 입수했다는 내용을 발표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