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흥국 불안 , 인바운드 수요시장의 붕괴로 이어지나 …
– 달러 강세 우려에도 해외여행시장 걱정 無
– 정부 국내관광활성화 정책에도 제동
[미디어원=이정찬 기자] 미국이 채권매입 프로그램 ( 양적완화 ) 을 축소하는 ‘ 테이퍼링 ’ 을 실시하면서 신흥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제가 들썩이고 있다 . 또한 신흥국의 경제 부흥과 활성화에 힘입어 호황을 누려왔던 한국관광시장에도 적신호가 켜졌다는 지적이다 .
이에 환율에 민감한 인 ⋅ 아웃바운드 여행업의 특성상 글로벌 경제를 쥐락펴락하고 있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FOMC) 재닛 옐런 의장의 입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
최근 경제전문가들은 지난 1 월 미국 경제지표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 테이퍼링 중단 ’ 을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 하지만 옐런 의장은 지난달 27 일 ( 현지시간 ) 미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 , “ 테이퍼링 기조를 중단하려면 경제전망에 상당한 변화가 있어야 한다 ” 며 테이퍼링을 지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
문제는 신흥국들의 금융 ⋅ 경제 불안이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며 지금까지 테이퍼링의 영향이 크지 않았던 한국경제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 아르헨티나 페소화와 터키의 리라화 급락 사태에 이어 최근에는 빠른 하락세를 보이던 달러화대비 위안화 가치가 결국 2 월중에 공식 통계집계가 시작된 지난 2007 년 이후 역대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
중국은 이제까지 핫머니 유입을 억제하기 위해 위안화을 절상하는 기조 정책을 펼쳐왔다 . 그러던 중국이 경제성장 둔화 조짐에 기존 환율정책에 변화를 주고 있다 .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 달러 – 위안화의 상승폭이 폭등 (1 일 변동폭 1%p) 이라고 느낄 만큼 크다 ” 며 “ 중국 정부가 핫머니 유입을 억제하기 위해 위안화가 항상 절상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위아래로 변동폭을 키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 고 밝혔다 . 위안화 국제화 흐름 속에선 중장기적으로 위안화 절상 기조가 유효하지만 , 당분간 변동폭이 확대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주변 신흥국들은 테이퍼링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위한 나름의 ‘ 환율 전쟁 ’ 을 치르고 있는 중이다 . 이들의 환율파동은 원 – 달러 환율 못지않게 한국관광산업에 민감한 사항이다 . 특히 동북아를 중심으로 한 신흥국들로부터 유입되는 방한관광 한국 인바운드 관광시장에는 적잖은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 신흥국에 들이닥친 외국자본 투매 폭풍 , ‘ 한국 인바운드 시장은 … ’
미국의 양적완화정책은 외국자본에 의한 신흥국 거품 경제를 일으켰고 , 글로벌 경제가 위기에서 벗어나게 하는 동력이 되기도 했다 . 주로 인도 , 인도네시아 , 터키 , 러시아 등의 신흥국들은 저금리의 외국자본이 대량 유입되면서 내수경제 활성화와 소비시장 확대 , 중산층의 증가 등으로 경제부흥기를 맞았다 .
이는 한국관광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 주변 신흥국에 비해 소비물가지수가 높은 한국으로의 관광을 쉽게 해 줌으로써 한국 인바운드 시장에도 호황을 불러왔다 . 몇 년 전만 해도 보기 힘들었던 동남아 방한관광객의 모습을 이제는 쉽사리 찾아볼 수 있는 게 이러한 이유다 .
중국 방한객의 증가추이는 지난해 전체 방한객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38% 를 넘어 일본 방한객 19% 를 추월한 상태다 . 2011 년부터 불어 닥친 유럽경제 위기에도 불구하고 신흥국들과 중국 경제시장이 활성화 될 수 있었던 데에는 미국의 양적완화정책의 힘이 컸다 . 그런 슈퍼파워 동력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
신흥국들의 화폐가치가 급락하고 경제 불안이 시작됐다 . 중국 역시 경기둔화 조짐에 위안화 절상 기조정책에서 한발 물러나 위안화 변동폭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
무엇보다 한국경제와 관광시장에 가장 큰 부담이 되고 있는 엔저현상 , ‘ 아베노믹스 ’ 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어서 인바운드 여행업 시장에 중심이 되고 있는 신흥국 관광산업의 위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또한 신흥국을 비롯한 외국 출국 능력자의 경우 저가 쇼핑상품 위주의 한국관광 대신 엔저와 고급 차별화 상품이 이미 구축된 일본 시장으로의 유입이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최근 해외여행 수요의 주동력이었던 신흥국의 경제 불안은 인바운드 여행업에 있어 단순한 원 – 달러 환율시장의 지배구조가 아닌 한국관광 수요시장의 붕괴 위기를 의미한다 . 이에 관광전문가들은 한국관광의 질적 저하를 이끄는 천편일률적인 저가쇼핑에서 벗어나 여행상품의 차별화 , 고급화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
# 테이퍼링 영향에도 승승장구 ‘ 아웃바운드 여행시장 ’
한국의 원 – 달러 환율시장은 앞으로 위안화의 방향성과 유럽중앙은행 (ECB) 의 통화정책 등의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 달러 약세보단 강세 유인이 더 큰 상황이다 .
ECB 가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적인 양적완화 조치를 취할 경우 달러 강세를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 . 아직까진 기존 정책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일부는 기준금리 인하 및 마이너스 예치금리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어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뿐만 아니라 수출입이 많은 한국무역시장의 흐름에 따라 환율 변동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돼 원 – 달러 환율에 민감한 항공을 비롯한 관광산업이 긴장하고 있다 .
하지만 일각에서는 원유와 농축산물 , 반도체 핵심부품의 수입비중이 큰 한국이 원 – 달러 환율의 고공행진을 정부가 수수방관만 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며 , 아웃바운드 여행시장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 예상한다 . 오히려 창조관광 정책에 따른 수혜로 해외관광은 더욱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
IMF 와 같은 외환위기를 맞지 않는 한 정부의 환율 정책 개입으로 원 – 달러 환율은 일정 범위 안에서의 안정성을 유지할 것이고 , 정부의 국내관광활성화 대책으로 마련된 대체휴일제 및 단기 방학 등이 해외여행에 대한 수요를 더울 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여기에 신흥국들의 화폐가치 급락은 아웃바운드 시장에서 또 하나의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 신흥국 현지에서의 지상비 절감은 고스란히 여행사의 수익으로 쌓이기 때문이다 .
이에 전문가들은 일부 신흥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경제 ⋅ 금융위기가 도미노 현상을 일으켜 신흥국 전반으로 확산된다면 한국관광산업에도 ‘ 빈익빈 부익부 ’ 의 양극화 현상을 불러일으킬 것이고 지적한다 .
현재 대형 여행사 한 두 곳에 의해 과점 구조로 형성된 해외여행 산업의 파행은 더욱 심화될 것이고 , 부의 축척으로 이루어진 문어발식의 기업 확장은 그들만의 ‘ 아틀란티스 ’ 를 만들 것이고 말한다 .
또한 정부가 추구하는 일자리창출 , 고부가가치의 관광활성화 정책이 현재의 과점 구조에서 실효성을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
소규모 랜드사나 벤처 여행사가 개발한 우수 여행상품에 대해 ‘ 배타적 독점판매권 ’ 이 보장되지 않는 이상 대형 여행사에 의한 잠식은 수순에 불과할 뿐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나 창의적 산업개발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다 .
이어 테이퍼링의 된서리를 맞은 신흥국 금융 ⋅ 경제 불안이 정부의 국내관광활성화 정책에도 제동을 걸고 나선 만큼 인 – 아웃바운드 시장의 균형과 한국관광시장의 질적 개선을 위한 근본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사진=로이터통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