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간 강태공[1]

산으로 간 강태공

산의 품에 안기기 시작한지 10년째

봄 여름 가을 겨울 새벽 아침 밤 한밤중 어느 시간 어느 계절을 산에 가지 않은 날이 없다.

슬퍼서 올랐고 기뻐서 올랐고 비우기도 채우기도 ……. 산은 내게 그러했다.

오라고 재촉하지도 오지 말라고 말리지도 않았다.
묵묵히 내 발걸음을 그저 지켜봐 주는, 단지 그것뿐 이었다.

친구들과 오르기도 동료들과 오르기도 했었지만 산행의 대부분은 홀로였다.
홀로 오르는 건 산이 내게 말하는 걸 오롯이 듣기 위해서였다.

바람이 얘기해 주는 것일 수도 있고
나무가 얘기해 주는 것일 수도 있고
바위가 얘기해 주는 것일 수도 있다.

그렇게 생각했다. 그렇다고 생각했다.
실상은 산은 아무 말이 없다.
내 가슴에 작은 울림만 줄 뿐이었다.

깨닫는 것도 느끼는 것도 모두 나의 몫이었다.
산은 그저 지켜볼 뿐이었다.

산을 오른 10년의 시간
이제야 내가 산이 되어감을 느낀다.

깨달음의 시간
자책의 시간
느낌의 시간
울음의 시간…

그렇게 산이 되어가는 내 모습을 이제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