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디어원 = 정현철 기자 ) 2015 년 유럽 시장은 여러 호재들 덕분에 순항중이다 . 여행수요의 폭발적인 성장에도 개별시장으로의 패러다임 변화에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던 경쟁 지역과 달리 유럽은 그 수혜를 온전히 받아들인 지역 중 하나이다 . 많은 여행사들이 유럽 사업부를 강화하고 단거리 보다 장거리 확장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은 그만큼 높은 인기와 높은 수익을 반증하는 것이다 .
프랑스 , 영국 , 이탈리아 , 스위스 등으로 이어지는 서유럽은 올 상반기와 여름 성수기 꾸준한 성장이 기대된다 . 특히 항공 공급이 배로 늘어나는 이탈리아는 벌써부터 최대 히트 지역으로 부각됐다 . 대한항공의 밀라노 분리 운항을 비롯해 아시아나항공의 베네치아 운항 , 알리탈리아 직항 취항 등 호재가 잇따르는 중이다 .
강세를 보이고 있는 허니문 외에도 개별여행과 테마여행 , 회의 참석자 등 상용 수요까지 모든 면에서 성장이 예고됨에 따라 여행사 상품 개발과 기획전 , 이벤트 등이 봇물처럼 터지고 있다 . 이탈리아관광청 역시 한국 시장 강화를 위해 트레이드 설명회 , 팸투어 , 교육 등 지원을 확대한다 . 더불어 본청의 한국 방문과 비즈니스 기회 역시 올해는 횟수가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
지난 1 월 초 파리 안팎에서 벌어진 테러 · 인질 사건 등의 악재가 터졌던 프랑스는 예상보다 관광객 이탈이 많지 않다는 설명이다 . 사건 이후에도 예약 수요가 감소하거나 대규모 취소 사태등의 부정적 영향은 최소화 된 것 . 프랑스관광청 또한 안전한 여행지임을 홍보하는 동시에 올해 한불 상호교류의 해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 이 밖에 몇 년 전부터 배낭 여행자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체코 , 헝가리 , 오스트리아 , 그리고 인기 예능방송 등을 통해 소개된 크로아티아와 그리스 등의 동반 성장도 점쳐진다 .
올해 유럽 각 지역의 공통된 화두는 대도시를 제외한 지방 관광 활성화다 . 많은 한국관광객들이 대도시와 공항이 위치한 수도를 중심으로 여행을 성급히 마치기 때문 . 프랑스는 파리 외 남부 홍보에 주력하고 있으며 영국 또한 런던 포함 , 다른 경치를 마주할 수 있는 근교 외곽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
이는 여행객의 현지 체류일 수를 늘리기 위한 전략이다 . 유럽은 기본적으로 방문객 수 보다는 관광객의 지출 규모 및 숙박일 수를 성장의 중요한 척도로 여긴다 .
특수지역 전세기 운항도 활발하다 . 올해만 해도 노르웨이 , 크로아티아 , 프랑스 남부 지역 등에 전세기 투입이 예정돼 있다 . 주로 한진관광이 대한항공과 함께 진행하는 전세기 상품은 모객이 단거리에 비해 수월한 것으로 전해진다 .
개별시장 성장 불구 패키지 시장 위축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하지만 유럽 시장에도 남다른 고민은 있다 . 바로 패키지와 개별시장의 극명한 대립이 그것이다 .
개별시장이 성비수기 시즌에 상관없이 꾸준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패키지 ( 상품 ) 은 여행사 간 경쟁 심화와 상품 경쟁력 저하 , 홈쇼핑 및 소셜 등에 과도한 수수료 부과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 단가와 마진을 내려 저가 상품을 양산하고 이에 따른 피해를 소비자와 현지가 고스란히 떠안는 동남아 패키지 스타일의 악순환이 유럽 시장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
평균적으로 스위스 , 이태리 , 프랑스를 여행하는 서유럽 3 개국 상품은 2 백 60 만 원 수준으로 책정돼 있는데 홈쇼핑을 통할 상품 판매일 경우 가격이 2 백만 원대 초반까지 내려간다 . 소셜 역시 마찬가지 . 국적사를 이용하고 터키 , 이태리 , 영국 등을 둘러보는 상품은 심지어 1 백만 원대 후반에 절찬리에 판매 중이다 . 3,4 월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손익을 고려하지 않는 가격 후려치기와 현지 압박은 더 심해질 전망이다 .
업계 한 관계자는 “ 공급이 지나치게 많다 . 패키지사 입장에서는 복불복이다 . 사실 홈쇼핑이나 소셜을 이용한 공동 판매나 마케팅에 항공사는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 . 좌석을 미리 풀기만 하면 끝이다 . 유럽은 워낙 취항하는 직항 편도 많고 경유하는 중동 소재 항공사도 많아 항공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우선 비행기부터 띄우고 여행사에 책임을 전가하는 경우가 심해지는 것 같다 ” 고 말했다 .
한편 패키지사들의 이 같은 몰락에 유럽 랜드사들은 직판 강화로 생존의 열쇠를 찾고 있다 . 대놓고 홍보를 하지는 않지만 이미 암암리에 많은 랜드사들이 자유여행 , 허니문 , 현지투어 , 티켓 판매 전문사로 모습을 달리했다 . 여행사 팀을 받아 행사를 진행하되 비수기나 단체 손님이 없을 때에는 개별적인 가이드 투어나 맞춤 여행을 판매하는 식이다 .
관광청 별 주요 이슈
1. 이탈리아관광청 <2015 밀라노 엑스포 개막 >
이탈리아관광청은 밀라노 엑스포를 활용한 홍보 마케팅 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 . 전 세계의 관심이 주목되는 대형 박람회인 만큼 한 – 이탈리아 양국의 교류 확대 및 관계 개선에도 기대가 모아진다 .
인류의 식량 문제를 주제로 한 본 엑스포는 5 년마다 개최되는 국제 박람회기구 (BIE) 의 등록엑스포로서 올해는 5 월 1 일부터 10 월 31 일까지 ‘ 지구 식량 공급 , 생명의 에너지 (Feeding the planet, Energy for Life)’ 를 슬로건으로 밀라노 북서부 시내에서 치러진다 . 6 개월간 145 개국이 참가하며 약 2,000 만 명이 관람할 것으로 예상된다 . 조직위 추산 엑스포를 통한 일자리는 7 만 개 , 경제 효과는 총 440 억 유로에 달한다 .
김보영 이탈리아관광청 한국 대표는 “ 러시아나 일본 등 이탈리아 관광 시장의 주요 타깃들이 감소하면서 한국에 대한 본청의 관심이 두드러지고 있다 . 올해는 온라인 , 모바일 등 디지털 마케팅과 콘텐츠 개발에 집중할 것 ” 이라고 계획을 전했다 .
2. 독일관광청 < 한국인 숙박일 수 지속 증대 >
독일관광청은 종교개혁 500 주년을 맞는 오는 2017 년까지 ‘ 루터 10 년 ’ 캠페인 홍보를 지속한다 .
‘ 루터 10 년 ’ 은 전 세계에서 진행 중인 글로벌 캠페인으로 지난 2008 년부터 시작됐으며 지난 2012 년에는 성 토마스 합창단의 탄생 800 주년과 맞물려 < 종교개혁과 음악 > 이라는 주제로 홍보 활동이 진행된 바 있다 .
올해는 루터의 초상화로 유명한 화가 루카스 크라나흐 탄생 500 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 그림과 성경 > 을 주제로 마케팅에 나선다 . 또한 관광청은 종교개혁과 함께 ‘ 성지순례 ’ 목적지로서의 독일을 알리고 성지순례 투어를 원하는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
낸시 최 독일관광청 한국대표는 “ 독일을 찾는 여행객 수는 꾸준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 본청에 따르면 2014 년 1 월부터 11 월까지 독일에서 관광객이 숙박한 전체 일수가 7 천만 박에 달했다 . 이는 전년대비 3 백만 박이 늘어난 수치이며 총 4.6% 의 성장률을 보였다 ” 며 “ 특히 아시아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 중국 (16.9%, 190 만 박 ) 과 아랍 국가 (20.6%, 180 만 박 ) 은 두 자리 수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뒤이어 2014 년 11 월 기준 대한민국도 11.3% 성장했다 . 올해는 한국관광객 숙박일 수 증대를 목표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할 것 ” 이라고 밝혔다 .
3. 크로아티아관광청 < 한국사무소 개소할까 ?>
크로아티아관광청이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한 공식 사무소를 개소할 전망이다 . 업계와 복수 언론에 따르면 관광청은 올해 중으로 한국사무소를 열고 한국관광객 유치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
크로아티아는 2014 년 tvn < 꽃보다 누나 > 편의 여행지로 방송을 타면서 인지도와 유명세를 동시에 얻었다 . 수도 자그레브 등의 아름다운 풍경과 볼거리가 입소문을 타면서 허니문 및 개별시장 수요가 움직인 것 .
실적 또한 훌륭해서 지난해 약 24 만 명에 달하는 한국인이 입국한 것으로 전해진다 . 이 같은 파격적인 성장세는 이미 성숙기로 접어든 일본을 꺾고 아시아 전 지역 중 1 위를 차지했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깊다 .
유럽 여행상품 동향 프리미엄 항공 좌석 인기
장거리 여행은 단거리에 비해 항공기 ( 기종 ) 에 대한 고객들의 요구와 사전 점검이 까다로운 편이다 . 최소 10 시간 이상을 비행해야 하는 만큼 기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이후 일정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 .
2~3 시간 정도의 짧은 비행이라면 그냥 넘길 수 있는 어떤 것들이 장거리 여행에서는 허투루 할 수 없는 컴플레인 요소가 되기도 한다 .
최근 유럽 상품의 재밌는 특징 중 하나는 럭셔리를 부각하는 항공사들의 고급화 전략이다 . 저가 상품이 인기를 끄는 것은 여전하지만 이와 반대로 기내에서 더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이코노미보다 한 차원 높은 클래스를 홍보하고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 .
실제 패키지 여행사의 경우 항공사 프리미엄 클래스만을 종합적으로 소개하는 기획전을 운영하는 업체들도 여럿이다 . 현재 핀에어 , 아에로플로트러시아항공 , 루프트한자독일항공 , 에어프랑스 등이 이코노미 클래스보다 가격은 다소 높지만 비즈니스 못지않은 서비스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프리미엄 좌석으로 소비자들을 유치하고 있다 .
또 다른 특징은 여성 여행자들을 타깃으로 설정한다는 점 . 소위 ‘ 골드미스 ’ 라 불리는 30 대 중후반 직장인 여성들과 ‘ 루비족 ’ 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낸 50 대 이상의 장년층 여성들이 유럽 시장을 이끄는 큰 손으로 부각하고 있다 .
여자 혼자 떠나는 여행 , 엄마와 딸이 함께 떠나는 럭셔리한 유럽 기행 , 문화 예술 여행 등이 전문사를 중심으로 쏟아져 나오는 추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