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디어원 = 정현철 기자 ) 유럽으로 여행객들에게는 전통적으로 기차가 주요 이동수단으로 각광받았지만 최근 렌터카를 이용한 FIT 여행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 장거리 이동은 여전히 기차를 선호경향이 강하지만 , 기차 노선이 잘 발달하지 않은 소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자동차 여행이 여행객들 사이에 유행하고 있다 .
유럽여행은 기차로만 ? 이제는 옛말
FIT 전문 여행사 유럽 담당자들은 ‘ 요즘 렌터카 문의가 크게 늘었다 ’ 고 입을 모은다 . 카페드유럽 임재훈 팀장은 “ 작년부터 남프랑스 , 스페인 남부 , 이탈리아 중부 지역을 중심으로 렌터카를 이용하겠다는 고객들이 많아졌다 ” 며 “ 특히 크로아티아는 기존에 버스로만 이동했었는데 요즘엔 버스 대신 렌터카를 이용하려고 하는 사람이 대부분 ” 이라고 설명했다 .
세계로여행사 임형주 차장도 “ 처음엔 1 박 2 일 , 2 박 3 일만 렌터카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최근엔 이탈리아 토스카나 등 소도시가 밀집한 지역에서 10 일 동안 렌터카 여행을 하는 고객들도 생겼다 ” 며 “ 기차만 이용할 때보다 여행지와 숙소 선택의 폭이 넓고 , 일정 조정과 짐 운송이 편리하다는 점이 여행자들 사이에 많이 알려졌다 ” 고 말했다 .
실제로 허츠렌터카의 한국 내 유럽지역 렌터카 예약은 2010 년부터 2013 년까지 매년 약 20% 성장률을 기록하다가 2014 년에는 전년대비 50% 나 급성장했다 . 지난해 < 꽃보다할배 > 방송을 통해 유럽에서 렌터카로 여행하는 모습이 여러 번 노출되면서 여행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덕이 크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 대도시 위주로 여러 국가를 여행하던 것에서 벗어나 한 지역에 오래 머물고 소도시 , 시골 구석구석을 다니는 방식으로 여행 패턴이 변화한 것도 이유다 . 허츠렌터카 최준혁 이사는 “ 예전에 기차를 타고 유럽 배낭여행을 했던 사람들이 30 대 후반 , 40 대가 되어 가족들을 데리고 갈 때는 자동차 여행을 선택하는 수요가 많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 고 밝혔다 .
관광청도 자동차 여행을 알리기 시작했다 . 스위스관광청은 2015 년과 2016 년을 스위스 구석구석을 자동차로 여행할 수 있는 권장 루트인 ‘ 스위스그랜드투어 (Grand Tour of Switzerland)’ 의 해로 정했다 . 총 1,643m 길이의 스위스그랜드투어 루트에는 11 개의 유네스코 문화유산 , 2 개의 습지 , 22 개의 호수를 포함한 44 개 명소가 들어 있다 . 고속도로 이용은 최대한 자제하고 풍경이 아름다운 소도로와 국도 위주로 연결한 것이 특징이다 .
까다로운 상담이 발목 … 수익화 미미
2~3 년 전부터 렌터카 여행이 보편화된 하와이 · 미주에 비하면 유럽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신생 시장과 다름없다 . 그런 이유로 최근 유럽 자동차 여행 문의가 크게 늘었다곤 하지만 이를 제대로 수익화하고 있는 여행사는 손에 꼽는다 . 유럽은 도로 사정이 복잡하고 렌터카 예약 방식도 까다로워 직접 상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
현재 대다수의 여행사들은 유럽 렌터카 문의를 해 오는 고객들에게 별도의 렌터카 예약 사이트를 안내해 주며 직접 예약할 것을 권하고 있다 . 웹투어 , 인터파크투어 등은 렌탈카스닷컴 (Rentalcars.com) 같은 업체와 제휴를 맺고 자사를 통해 유입되는 렌터카 예약에 대해 5~10% 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 하나프리도 별도의 유럽 렌터카 여행상품을 등록해 놓지 않은 상태다 . 대신 지난달 말 하나투어가 론칭한 렌터카 통합예약시스템을 통해 개별자유여행객들이 직접 예약하도록 하고 있다 . 소규모 자유여행 전문 여행사들 중에는 수수료도 챙기지 않고 전적으로 고객이 알아서 예약하도록 하는 경우도 많다 .
무엇보다 유럽 렌터카 여행이 제대로 상품화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관련 경험과 지식을 갖춘 여행사 직원이 거의 없어서다 . 수요와 수익에 비해 상품을 만들고 직원을 교육하는 데 투자해야 하는 비용이 커 시작을 망설이는 여행사도 많다 . 하지만 빠르게 크고 있는 시장인 만큼 하루빨리 전문성을 갖춰 시장을 선점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단 조언도 나온다 . 허츠렌터카 최준혁 이사는 “ 유럽은 차종도 너무 다양하고 보험도 복잡하기 때문에 단순히 예약 대행만 하더라도 상담 능력을 갖추는 데 한 달 이상 교육이 필요하다 ” 면서 “ 그러나 앞으로 하와이 , 미주 , 괌에 이어 유럽 렌터카 시장도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투자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본다 ” 고 말했다 .
FIT 전문여행사 중심 상품 개발 돌입
이런 가운데 일부 FIT 전문여행사들은 유럽 렌터카 여행 시장의 성장세에 주목하고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 샬레트래블은 5 년 전부터 프랑스 , 이탈리아 , 스페인 , 아이슬란드 등 지역별 렌터카 여행상품을 홈페이지에 등록해 판매하고 있다 . 샬레트래블 조윤경 차장은 “ 렌터카 예약 대행은 물론 렌터카 여행에 적합한 호텔을 선택해 안내하고 있다 ” 고 설명했다 . 블루여행사는 홈페이지에 ‘ 렌터카여행 ’ 카테고리를 별도로 만들어 스위스 , 크로아티아 , 이탈리아 , 프랑스 , 영국 등 5 개국의 렌터카 여행 상품을 모아 판매하고 있다 . 블루여행사 주명구 과장은 “ 작년부터 문의가 크게 늘어 앞으로 지역을 더 다양화할 계획 ” 이라고 밝혔다 .
세계로여행사는 지난해 유럽 각 지역별로 렌터카 출장을 다녀온 뒤 상품을 만들어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했다 . 세계로여행사 임형주 차장은 “ 처음엔 렌터카 문의가 왔을 때만 맞춤형으로 진행했었는데 갈수록 손님들의 문의가 많아지더라 ” 면서 “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직원들이 현지에서 운전 방법 , 보험 가입 , 교통법 위반 범칙금 납부 등을 직접 경험한 뒤에 상품을 만들었다 ” 고 말했다 . 온라인투어는 지난 3 월 유럽 자동차 여행 전문 브랜드 ‘ 달리 GO’ 를 론칭하고 기획전을 마련해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 현재 10 여가지 종류의 상품을 등록해 판매중이다 . 온라인투어 김세환 팀장은 “ 앞으로 지역과 테마 상품을 더 다양화 할 예정 ” 이라고 설명했다 .
한편 현재 국내에서 유럽 자동차 여행 상담을 가장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여행사는 ‘ 여행과 지도 ’ 라는 이름의 소규모 업체다 . 10 여년 전에 < 유럽 렌터카 여행 > 이란 책을 출간하고 지난 5 월 1 일 < 유럽 자동차 여행 > 이란 가이드북을 펴낸 저자가 운영하고 있다 . 항공 , 호텔 상품은 판매하지 않고 순수하게 렌터카 예약 대행과 상담만 제공하는데 , 허츠렌터카 국내 유럽 물량의 10% 를 이곳에서 소화한다 . 이화득 컨설턴트는 “10 여년 동안 유럽 자동차 여행만 10 여 차례 경험했기 때문에 A 부터 Z 까지 모든 질문에 대해 상담이 가능하다 ” 며 “ 올해 안에 4~5 명씩 그룹으로 진행하는 유료 상담을 시작할 계획 ” 이라고 말했다 .
엔터프라이즈 유럽 · 유롭카 한국 진출
기존에는 한국 내 유럽 렌터카 시장에서는 허츠렌터카가 독보적이었지만 최근 경쟁업체들이 하나 둘 가세하고 있다 . 작년 말부터는 엔터프라이즈렌터카가 한국 내 유럽 렌터카 예약 서비스를 시작했다 . 이달 중순부터는 유럽지역 최대 렌터카 업체인 유롭카가 한국사무소를 열고 영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 유롭카는 한국 GSA 로 퍼시픽에어에이젠시 (PAA) 를 선정했다 .
엔터프라이즈렌터카 한국사무소 윤소영 이사는 “ 엔터프라이즈 본사가 2~3 년 전부터 유럽에 진출해 브랜치를 확장하고 있다 ” 며 “ 현재 한국에서는 프랑스 , 독일 , 이탈리아 , 스페인 , 아일랜드의 렌터카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앞으로 지역을 계속 추가해 나갈 것 ” 이라고 밝혔다 . 엔터프라이즈렌터카 한국사무소 직원들은 최근 10 여일 일정의 유럽 출장을 두 차례 다녀왔다 . B2B, B2C 고객들에게 자세한 상담을 해주기 위해 유럽 현지의 다양한 자동차 여행 관련 정보를 수집했다는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