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쿤 여행 사기사건으로 관련업계 전반 ‘불똥’

225

사진: 신혼여행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칸쿤, 한국인 현지 여행사의 잠적으로 목적지로서의 평판이 크게 피해를 봤다.

( 미디어원 = 정현철 기자 ) 최근 칸쿤에서 벌어진 한국인 신혼부부들을 상대로 발생한 숙박비 사기사건으로 인해 국내에서 칸쿤 여행관련 상품을 취급하는 업체들이 적잖은 타격을 받고 있다 . 그동안 칸쿤 시장을 공들여 키워 왔던 업체들은 이번 일로 칸쿤 전체가 손가락질 받는 데 대해 속상하다는 입장이다 .

지난 19 일 다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주멕시코대사관 경찰영사는 현지시각으로 18 일 한국인 신혼부부 20 여쌍이 칸쿤 허니문 상품을 예약하고 지불한 돈을 현지 여행사가 챙겨 잠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 이 사건의 피해자인 신혼부부들은 칸쿤에 도착해 호텔요금이 지불되지 않은 사실을 알고 임시방편으로 자신들의 신용카드를 이용해 숙박비를 재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

지난 20 일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돈을 들고 잠적한 현지 여행사는 동남아 가이드 출신의 홍 모씨가 운영하는 ‘ 파모스투어 (Famos Tour)’ 다 . 또 파모스투어와 협업관계를 맺고 한국에서 해당 여행상품을 공급한 국내 랜드사는 ‘ 메가투어 ’ 다 . 메가투어는 손님에게 받은 지상비를 파모스투어에 송금했지만 파모스투어가 호텔 측에 돈을 지불하지 않고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 피해 금액은 1 쌍당 300 만원 ~500 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 메가투어 관계자는 21 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 피해 신혼부부들이 이중 결제한 호텔 요금에 대해서는 메가투어가 보상해 주기로 이야기하고 있다 ” 고 말했다 .

여행업계는 이번 일로 칸쿤 여행시장 전체에 악영향이 미칠까 우려하고 있다 . 정식 등록된 현지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정당하게 영업하고 있는 업체들까지 의심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 5 년 전부터 칸쿤 여행상품을 판매해 온 한 랜드사 대표는 “ 주요 언론에 마치 칸쿤시장이 다 그런 것처럼 보도된 탓에 거래 여행사들로부터 ‘ 문제 있는 거 아니냐 ’ 는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 면서 “ 현지 파트너 업체 사업자등록증과 가이드 리스트를 당장 보내달라는 곳이 많았다 ” 고 말했다 .

하지만 단순히 사업자등록증과 가이드 리스트만으로는 정상적인 현지 업체를 분간할 수 없다고 정통한 칸쿤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 변호사를 사면 유령회사도 사업자등록증을 만들 수 있고 , 가이드리스트 역시 거짓으로 꾸며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 한 칸쿤 전문 랜드사 관계자는 “ 제대로 된 현지 여행사를 분별하려면 현지 사업자의 세금납부증명서와 사진 · 이름이 명기되어 있는 가이드자격증 · 워킹비자까지 확인하는 것이 필수인데 , 그것을 아는 업체가 많지 않다 ” 며 “ 이번 사건을 계기로 칸쿤 여행시장이 한 단계 성숙했으면 좋겠다 ” 고 강조했다 .

일각에서는 멕시코관광청이 이같은 사건 예방에 대해 너무 손을 놓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 지난해에도 국내 불법여행사가 신혼여행객 50 여쌍에게 칸쿤 여행상품을 판매한 뒤 돈을 들고 잠적한 사건이 발생했었기 때문이다 . 관광청 차원에서 비슷한 피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업계와 소비자를 대상으로 정식 업체 분별법 , 주의사항 등을 자료로 만들어 배포하는 등의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

▶ 칸쿤 허니문 사기사건 어떻게 발생했나
업계에 따르면 메가투어는 원래 동남아 여행시장에서 활동했던 랜드사다 . 지난해 칸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단 소식을 듣고 홍 모씨와 함께 칸쿤 여행사업을 시작했다 . 홍 모씨는 칸쿤 현지에 파모스투어를 오픈해 파격적인 요금에 칸쿤 허니문상품을 제공했다 . 동남아에서 했던 것처럼 마이너스 지상비로 상품을 판매한 뒤 손님들에게 비타민 등 쇼핑을 시켜 수익을 보전하려는 계획이었다 . 하지만 동남아 여행객과 미주 여행객의 특성이 다른 탓에 생각처럼 쇼핑으로 인한 수익이 생기지 않았고 , 거듭되는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결국 돈을 들고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