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디어원 = 김인철 기자 ) 자전거 인구 천만시대 .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늘어나면서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 사이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 특히 자전거 도로에 대한 관련 규정이 명확하지 않아 시민들에게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 . 특히 법으로 정해진 자전거 전용도로는 없어 명확한 자전거 도로이용 기준의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
석가탄신일 연휴를 맞은 지난 25 일 서울 반포 한강시민공원에선 자전거를 피해 산책을 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 시민들은 인파사이로 바짝 아슬아슬하게 지나가는 자전거들에 ‘ 공포감 ‘ 마저 든다고 털어놨다 .
여러 대의 자전거를 타고 그룹을 지어 이동하는 ‘ 그룹 라이딩족 ‘ 은 보행자에게 위협적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 20km 로 정해져 있는 자전거 제한속도 기준 등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
한강공원을 찾은 김모 (25· 여 ) 씨는 " 한강을 따라 달리다 보면 가끔 지나가는 자전거에 팔꿈치가 닿을 정도로 위험하게 운전을 한다 " 며 " 자전거와 사람의 거리가 5 ㎝ 도 안 되는 것 같다 . 제한속도도 지키지 않는다 " 며 불만을 토로했다 .
반면 자전거 운전자들의 입장에서도 자전거 도로 이용에 위험과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 보행자들이 전용도로 중간에도 갑자기 어린이나 애완견이 튀어나오거나 공이나 물건 등이 날아들어 이를 피하려다 사고가 나기도 하는 등 자전거의 안전도 위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
한 자전거동호회 관계자는 " 자전거 도로로 명시돼 있는 곳에서도 조깅을 하거나 도로를 가로막는 보행자를 쉽게 볼 수 있다 " 며 " 어느 곳에서도 마음 놓고 자전거를 탈 수 없다 " 고 말했다 .
자전거 관련 사고도 매년 증가 추세다 .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3 년간 서울지역 에서 발생한 자전거 교통사고가 전체 교통사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 2012 년 7.9%(3225 건 ) △ 2013 년 3250 건 (8.3%) △ 2014 년 4065 건 (9.9%) 에 달한다 .
경찰청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2010 년 1 만 1259 건이었던 자전거 사고는 지난해 1 만 7471 건으로 5 년 새 55% 넘게 늘었다 . 사고 사망자는 2010 년 297 명 , 2012 년 289 명 , 작년 287 명 등 매년 300 명에 육박한다 .
경찰 관계자는 " 자전거 사고만으로 크게 다치진 않지만 2 차 피해 등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 양측 모두 주의가 요구된다 " 고 말했다 .
한경변 자전거 전용도로는 모두 ‘ 겸용 ’… 아는 사람은 없어
이 같은 자전거 · 보행자간 갈등에 대해 잘못된 도로표기 등이 문제로 지적된다 . 자전거 · 보행 겸용도로지만 바닥 · 표지판에 자전거 전용으로 표기해 혼선을 유발한다는 설명이다 .
2013 년 ‘ 서울자전거교통지도 ‘ 에 따르면 한강변 자전거 도로는 보행자 출입이 제한된 전용도로다 . 하지만 ‘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 제 7 조에 따라 고시된 ‘ 자전거도로 노선지정 현황 ‘ 에선 자전거 · 보행자 겸용도로로 명시돼 있다 .
서울시 ‘ 자전거도로 현황 ‘ 에 한강변에 설치된 자전거 전용도로는 0km 이지만 이 같은 자전거 운전자나 보행자 모두 잘 알고 있지 못하다 .
자전거 동호회 회장 김모씨 (28· 회사원 ) 는 " 한강 자전거도로가 자전거 보행자 겸용도로라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 며 " 멀쩡한 산책로가 있는데 왜 겸용도로로 지정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 고 말했다 .
서울시는 이와 관련해 행정착오라고 설명했다 . 서울시 관계자는 " 보행자의 진입을 최대한 막기 위해 자전거 전용도로로 표시하고 있다 " 며 " 조만간 새로 발간하는 지도에서는 겸용도로로 수정 할 계획 " 이라고 말했다 .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자전거 사용 인구가 증가함에 따른 정책과 홍보가 현실에 맞춰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 황규일 국민생활체육 전국자전거연합회 사무처장은 " 겸용도로를 자전거 전용도로라고 인식하는 것은 제도적 문제 " 라며 " 자전거 도로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정착되면 사고와 갈등이 줄어들 것 " 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