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곶자왈’ 파괴주범은 골프장, 관광시설…공존할 수 있는 방안 모색필요

( 미디어원 = 강정호 기자 ) ‘ 제주의 허파 ’ 로 불리는 곶자왈의 5 분의 1 에 해당하는 면적이 이미 개발되거나 다른 형태로 이용돼 그 원형이 훼손된 것으로 조사됐다 . 훼손된 곶자왈의 절반은 골프장과 관광시설로 활용되고 있다.
정광중 제주대 교수는 최근 발표한 ‘ 곶자왈의 인문사회자원의 현황과 보전을 위한 제언 ’ 을 통해 제주도 내 전체 곶자왈 92.56 ㎢ 중 20.6 ㎢ (22.3%) 가 다른 형태로 이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

훼손된 곶자왈 면적 중 가장 높은 비율 (38.2%) 을 차지하는 것은 골프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 정 교수는 제주지역 골프장 30 곳 중 10 곳이 곶자왈을 개발해 조성한 것으로 , 면적이 7.88 ㎢ 에 이른다고 밝혔다 . 이는 여의도의 2.7 배 , 축구장 1105 배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

두 번째로 곶자왈을 많이 훼손한 것은 관광시설이다 . 공립과 사립 관광시설을 합해 8 곳 , 6.03 ㎢ 가 곶자왈을 파괴해 조성했다 . 여의도 면적의 2.1 배에 해당하고 파괴된 곶자왈 전체 면적의 29.2% 를 차지한다 . 서귀포시 안덕면에 추진 중인 신화역사공원 , 세화송당온천관광지구 등이 대표적이다 .
영어교육도시 등 택지개발에 의한 곶자왈 파괴도 확인됐다 . 영어교육도시 , 신화역사공원은 조성 당시부터 곶자왈 파괴 논란을 일으키며 환경단체의 반발을 사왔다 .
정 교수는 “ 훼손된 면적을 감안할 때 골프장이 곶자왈 파괴의 주범이라는 지적이 무색하지 않고 공공기관이 추진하는 신화역사공원 , 영어교육도시 사업이 엄청난 면적의 곶자왈을 파괴했다 ” 며 “ 일단 조성된 골프장 , 관광시설은 곶자왈의 기반을 완전히 파괴하고 지형적 , 지질적 구조 자체 변경을 초래해 후유증을 남긴다 ” 고 밝혔다 .

곶자왈은 분출된 용암이 크고 작은 바위 덩어리로 쪼개져 만들어진 요철 지형으로 , 나무와 덩굴식물 , 암석이 뒤섞여 원시림을 이루는 곳이다 . 멸종위기 식물과 보호야생동물이 다수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다 . 아무리 많은 비가 와도 빗물이 그대로 지하로 유입되는 특성을 지니면서 제주 지하수를 만들어내는 젖줄이자 ‘ 제주의 허파 ’ 로 불린다 . 앞으로 제주관광자원개발에 대해 곶자왈의 공존을 모색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