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를 피해 떠나는 숲속 생태여행, 야생화 찾는 재미 ‘쏠쏠’


( 미디어원 = 정현철 기자 ) 예년에 비해 무더위가 일찍 찾아왔다 . 이른 더위를 피해 녹음이 짙은 숲으로 생태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 숲속 길을 따라 아기자기 피어난 야생화를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

한국관광공사는 숲 속 야생화 생태 여행지 다섯 곳을 1 일 소개했다 . 수도권은 천마산 ( 경기 남양주 ), 중부권은 곰배령 ( 강원 인제 ) 과 조령산 ( 충북 괴산 ), 남부권은 선운산 ( 전북 고창 ) 과 보현산 ( 경북 영천 ) 이다 . 모두 길을 따라 걸으며 야생화를 관찰할 수 있는 생태 여행지다 . 이들 여행지에는 야생화가 풍부하게 자생해 계절 따라 피어나는 꽃을 관찰하는 것도 즐겁다 . 자세한 여행정보는 대한민국 구석구석 웹사이트 (korean.visitkorea.or.kr), 야생화 정보는 산림청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 (www.nature.go.kr) 에서 찾아볼 수 있다 .
수도권 대표 야생화 산행지 , 남양주 천마산
수도권 지역을 대표하는 야생화 산행지는 남양주 천마산이다 . 해발 812m 로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너른 품에 다양한 꽃이 철 따라 피고 진다 . 호평동 수진사 입구에서 천마의집을 지나 돌핀샘까지 이르는 코스는 ‘ 야생화 길 ‘ 이라 불러도 좋은 구간이다 . 등산로를 하얗게 덮는 쪽동백과 국수나무 꽃이 6 월 말까지 피어난다 . 하트 모양 잎사귀 아래 자주색 꽃이 사랑스러운 족도리풀은 모녀가 헤어져 그리워하다 죽은 슬픈 이야기가 전해진다 .
지금 천마산에는 터리풀 , 삿갓나물 , 매발톱꽃 , 산꿩의다리 , 풀솜대 , 참꽃마리 , 용둥굴레 , 지느러미엉겅퀴 등 이름도 정겨운 야생화가 당신을 기다린다 . 느린 걸음으로 풀숲을 눈여겨보면 된다 . 북한강과 나란히 달리는 45 번 국도에는 물의정원 , 남양주유기농테마파크 , 피아노폭포 , 전망 좋은 카페 등 즐길 게 많다 . 고종과 순종이 잠든 홍유릉도 인상적이다 .

‘ 천상의 화원 ’ 에서 경험하는 생태 체험 , 곰배령
점봉산 (1424m) 정상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는 능선에 자리한 곰배령 (1164m) 은 ‘ 천상의 화원 ‘ 이라 불리는 야생화 천국이다 . 점봉산 전체가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생물권보존지역이라 입산이 금지되지만 , 강선계곡부터 곰배령까지 약 5km 에 생태 탐방 구간이 조성되어 귀하고 아름다운 야생화를 만날 수 있다 . 장마가 오기 전까지 괴불주머니 , 물참대 , 개별꽃 , 줄딸기 등 초여름 꽃이 발길을 잡는다 .
강선계곡의 기후 특성으로 다른 지역에서 봄 , 가을에 피는 꽃들도 볼 수 있다 . 신선이 내려와 놀고 간다는 강선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며 울창한 숲의 비경을 감상하는 시간도 특별하다 . 인터넷으로 예약해야 하고 , 탐방 인원을 하루 300 명으로 제한하니 탐방 계획을 꼼꼼히 잡아야 한다 . 방태산자연휴양림과 방동약수도 함께 들러보자 .

연풍새재 옛길 따라 떠나는 조령산 야생화 생태 여행
백두대간 중 하나인 조령산은 충북 괴산과 경북 문경의 경계다 . 조령산에서 만나는 조령관은 문경새재의 일원으로 ‘ 새들도 넘기 힘들다 ‘ 는 조령이다 . 문경새재처럼 조령관에서 충북 괴산 방면으로 이어진 옛길이 있었다 . 조령관에서 소조령에 이르는 연풍새재다 . 최근 조령산자연휴양림 입구부터 조령관까지 1.5km 구간에 복원된 옛길은 졸참나무와 소나무가 울창한 숲 , 다양한 야생화를 관찰할 수 있는 생태 교육장으로 손색이 없다 . 조령산자연휴양림과 그 안에 자리 잡은 백두대간생태교육장은 자연을 탐구하고 , 자연의 소중함을 배우는 공간이다 .

조령산 인근에는 예부터 닥나무를 이용해 만든 신풍한지의 역사를 배우고 한지 체험도 가능한 괴산한지체험박물관 , 아름다운 수옥폭포 , 거대한 암반에 새긴 괴산 원풍리 마애이불병좌상 , 보개산 자락에 들어앉은 각연사 등 청정한 자연에 깃든 문화유산도 만나볼 수 있다 .

선운산 숲길에서 숨은 꽃을 만나다
선운사는 이른 봄에 동백꽃과 벚꽃 , 가을에 석산 ( 꽃무릇 ) 이 아름답다 . 덕분에 꽃이 아름다운 사찰로 소문이 자자하다 . 다만 선운산 자락에 숨은 야생화는 그 명성에 묻혀 있었다 . 6 월은 봄에 비할 정도는 아니지만 , 선운산의 생태를 누리기에 적합한 시기다 . 특히 짙푸른 숲길이 매혹한다 . 탐방 구간은 선운산생태숲에서 도솔암까지 이어지는 숲길이 안성맞춤이다 . 왕복 2 시간 남짓으로 소요시간이 적당하고 경사도 완만해 무리 없이 걸을 수 있다.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광대수염 , 수정란풀 , 사상자 , 나도양지꽃 , 참꽃마리 , 미나리아재비 등 길가에 핀 야생화도 어렵잖게 만난다 . 도솔암 가는 길은 특정 종이 압도적으로 분포하지는 않는다 . 그윽한 숲길을 산책하듯 거닐다가 꽃을 발견하는 기쁨이 각별하다 . 선운사 , 도솔암 등 오랜 암자도 여행의 즐거움이다 .

경북 지역 야생화의 보고 , 보현산
영천 보현산은 비교적 손쉽게 야생화 탐방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 정상에 보현산천문대가 있어 도로가 잘 닦였고 , 해발 1000m 까지 차로 올라가기 때문에 힘겹게 등산하지 않아도 야생화 탐방이 가능하다 . 보현산에서 야생화를 관찰할 수 있는 길은 두 곳 . 천문대 정문을 마주 보고 오른쪽으로 작은 등산로가 있는데 , 보현산 북사면을 따르는 이 길 옆에 다양한 야생화가 핀다 . 반대편으로 보현산 정상 시루봉까지 약 1km 이어지는 ‘ 천수누림길 ‘ 에서도 야생화를 관찰할 수 있다 .

접근하기 쉬워 야생화를 찍는 사진작가들도 많이 찾는다 . 대한민국 최대의 반사망원경이 설치된 보현산천문대 , 벽화가 아름다운 별빛마을 , 초여름 풍광을 즐기기 좋은 옥간정 , 포은 정몽주를 기리기 위해 지은 임고서원 , 팔공산 자락에 자리한 고찰 은해사 등과 함께 여행 코스를 짜면 알찬 초여름 여행을 즐길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