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디어원 = 권호준 기자 ) 서부 항만 적체로 그 동안 이에 대한 반사 효과로 잠시 웃었던 항공 업계가 다시 제자리 걸음이다 . 해상 운임이 사상 최저를 기록하며 기존 항공으로 수송되던 화물들도 해상 수송으로 옮겨가고 있다 . 일부 항공사들은 운임 체계를 손보며 유류 할증료 없애기에 들어갔다 .
효자품목 휴대폰 , 물량 예년 같지 않아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올 1 분기 항공화물 운송량은 전년 동기와 대비해서 6.4% 성장한 95 만톤을 기록했다 . 유가하락으로 인한 비용 감소 , 휴대전화와 반도체 관련 수출입 화물 수송 증가 , 여객 수화물 증가로 성장세가 확대됐다 .
특히 국제 항공화물 시장은 미국 서부 항만 태업으로 인한 대체 효과를 톡톡히 봤다 . 유가하락 영향과 반도체 제조용장비 수입 증가 , 휴대전화 관련 품목 수출 증가로 전년 대비 6% 성장한 87 만톤을 기록했다 .
그러나 이러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항공 화물 시장 관계자들은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말하고 있다 . 북미 항공 시장의 호황을 잠시나마 가져다 주었던 서부 항만 적체 효과는 지난 4 월부턴 완전히 사그라 들었다 .
원양항로 운임이 사상 최악을 기록하면서 항공 수송 화물이 해상으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 상하이항운거래소가 집계한 6 월 5 일자 상하이발 북유럽 항로 운임은 20 피트컨테이너 (TEU) 당 284 달러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 유럽 항로를 중심으로 중남미 , 호주 등 원양 항로 운임이 침체되면서 항공으로 수송되던 화물들을 해상으로 돌리는 추세라는 게 항공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
해상 운임이 하락해 물량을 빼앗기는 실정이지만 유럽 하늘길의 경쟁은 치열하기만 하다 . 특히 에미레이트 , 카타르 , 에티하드항공 등 중동항공사가 유럽 지역을 허브로 삼으면서 점유율을 넓혀가고 있다 . 유럽 경기 침체로 악영향을 받음과 동시에 공급 과잉으로 운임도 떨어지고 있다 . 지난해 kg 당 2000 원이었던 유럽 노선의 운임은 현재 약 1500 원 이하로 떨어졌다 .
단거리를 중심으로 화물 노선 수송에 나서는 LCC( 저비용항공사 ) 의 성장도 무시할 수 없게 됐다 . 항공 화물 업계 관계자는 “ 물량은 갈수록 줄고 있는데 해상 수송과 LCC 수송이 늘며 시장의 파이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 고 설명했다 .
항공화물 시장의 가장 큰 수혜 품목으로 여겨지는 휴대폰 부품의 수송치도 예전 같지 않다 . 우선 삼성 , LG 등 대기업들이 제조 공장을 동남아 일대로 이전하면서 한국발 물량이 많이 줄었다 . 신제품의 소모 속도가 빨라 휴대폰 물량은 항공으로 수송하는 게 상식처럼 여겨졌지만 기업들의 물류비 절감으로 휴대폰 물량 역시 해상으로 수송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항공 업계의 고민으로 떠오르고 있다 .
한편 각국 항공사들은 운임 체계를 손보는 중이다 . 아제르바이잔 국적의 실크웨이웨스트항공이 올 1 월부터 기본 운임에 유류 할증료를 포함한 올인 (All In) 형태로 화물 운임 체계를 변경했다 . 카타르항공 본사도 운임 체계를 변경했다 . 말레이시아항공 한국 화물 지사 역시 지난 4 월 1 일부터 유가 할증료를 운임에 포함하는 형식으로 변경했다 . 다만 에미레이트항공 화물 부문은 본사는 3 월부터 운임 체계를 변경했으나 한국 지사의 경우 운임 체계를 변경하지 않았다.
각국 항공사들이 운임 체계를 손보면서 곧 나머지 항공사들도 유류 할증료를 운임 체계에 포함하는 방식으로 변경할 것으로 보인다 . 항공사 관계자는 유류 할증료라는 명목으로 저유가가 운임에 반영이 안돼 고객들의 불만이 많았다 . 곧 나머지 항공사들도 운임체계를 변경할 것 ” 이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