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애물단지가 되어버린 지방 골프장, 공급과잉으로 경영악화ㆍ세금체납

( 미디어원 = 김인철 기자 ) 경북 김천시청 세무공무원들은 매일같이 김천에 위치한 한 골프장을 찾는다 . 골프장의 체납된 세금이 계속 늘어나면서 현금을 직접 압류하기 위해서다 . 이 골프장은 2012 년 영업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지방세 41 억 9000 만원을 체납했다 . 공무원들이 매일 골프장 매출을 확인하고 수익금을 체납세로 징수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징수한 세금은 불과 6 억여원 . 김천시 한 공무원은 “ 골프장 건설 당시 투자유치 차원에서 각종 인허가 등 행정편의를 제공했는데 이제는 골칫거리가 됐다 ” 고 털어놨다 .

한때 ‘ 세금효자 ’ 로 불리며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유치에 나섰던 골프장들이 이제는 지방자치단체들의 애물단지가 됐다 . 골프장 공급과잉과 경영난 등으로 체납 세금이 늘어나자 지자체들도 징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골프장이 내는 지방세는 취득세와 지역자원시설세 , 등록면허세 , 지방교육세 , 재산세 , 지방소득세 등 8 종류에 달한다 . 11 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경북도의 골프장은 모두 47 곳으로 이 중 6 곳의 골프장이 지금까지 지방세 134 억원을 체납하고 있다 . 체납액도 2012 년 55 억원에서 2013 년 80 억원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 반면 경북도내 골프장의 지방세 징수액은 지난해 125 억원으로 2011 년 (407 억원 ) 에 비해 70% 급감했다 . 147 개의 골프장이 운영되고 있는 경기도도 12 개 골프장에서 203 억원의 체납이 발생했다 . 지난해까지 체납됐던 233 억원에 비하면 다소 줄었지만 경기침체에다 최근 메르스 여파까지 겹쳐 어려움을 호소하는 골프장이 늘고 있다 . 충청권도 예외는 아니다 . 골프장 21 곳이 운영 중인 충남도는 128 억 , 골프장 37 곳이 있는 충북도도 103 억의 체납액이 발생해 모두 체납액 100 억원을 넘겼다 . 지방세 체납은 지자체마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상황에서 결국 지자체의 재정 압박 요인이 되고 있다 .

이처럼 골프장들의 경영난은 공급 과잉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 한국골프장경영협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운영 중인 골프장은 473 곳으로 5 년 전인 2010 년 (382 곳 ) 보다 23% 늘었다 .
현재 전국에 건설 중인 골프장도 34 곳 ( 회원제 8 곳 · 대중제 26 곳 ) 에 이른다 . 반면 내장객은 2010 년 1775 만명에서 지난해 1905 만명으로 5 년 동안 7% 증가에 그쳤다 . 이 때문에 회원제 골프장 중에서는 경영난으로 인해 퍼블릭 ( 대중제 ) 골프장 전환을 검토 중인 곳도 상당수다 . 충청권의 한 골프장 관계자는 “ 퍼블릭 골프장이 많이 생기면서 회원제 골프장들의 타격이 크다 ” 며 “ 회원제 골프장은 세율이 중과세여서 경영수지를 맞추질 못하는 경우가 많다 ” 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