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디자인으로 의료혁명 추구한다”

한국헬스케어디자인학회 추게학술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

“ 의사들이 환자를 좌지우지 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 의료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의사와 병원도 환자와의 의사소통과 정보공유 구조가 과거와 완전히 달라져야 합니다 .”

이왕준 한국헬스케어디자인협회 이사장 ( 명지의료재단 명지병원 이사장 ) 은 지난 6 일 추계학술대회장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이 밝히고 “ 헬스케어 디자인과 환자 경험을 토대로 한 새로운 의료서비스를 구축해야 한다 .” 라고 강조했다 .

그는 “ 의사가 환자에게 진료실에서 무언가 이야기를 하면 바로 스마트폰을 이용해 확인하는 세상이 됐다 ” 면서 “ 더 이상 환자들이 의료진이나 의료기관에 종속적이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 고 설명했다 . 즉 독립적이고 수평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이 형성돼야 한다는 것이다 .

이 이사장은 “ 병원의 본질적 기능이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맞다 .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과 구현되는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 라며 말을 이어갔다 .

이 이사장은 “ 과거에는 진료만을 중심으로 했지만 환자 동선과 안전 , 환자의 만족까지 고려해야 한다 .” 라며 , “ 헬스케어 디자인은 미래의료패러다임을 담아내기 위한 하나의 도구다 . 요리로 치면 하나의 오븐인 셈이다 .” 라고 예를 들었다 .

헬스케어 디자인에 대해 이 이사장은 “ 서비스 디자인을 헬스케어에 접목한 것으로 , 국내에서는 지난 2011 년 Korea Healthcare Congress 에서 처음 소개됐다 .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와 고객 간의 상호작용을 개선하기 위해 기존 서비스를 재구성하는 것이다 .” 라고 말했다 .

이 이사장은 “ 병원에 와서 원무과와 외래 , 검사실을 이용한다고 했을 때 , 이들 부서를 어떤 방식으로 이용하느냐에 따라 환자의 만족도는 달라진다 . 환자에게 제공하는 의료서비스를 공급자가 일방적으로 재구성하는 게 아니라 , 환자의 경험을 토대로 재구성하는 것이다 .” 라고 설명했다 .

이 이사장은 환자의 경험을 재구성하기 위한 방법으로 Shadow Tracking, Service Safari, Indepth Interview 를 제시했다 .

이 이사장에 따르면 , Shadow Tracking 은 환자를 따라다니면서 행동을 관찰하는 것이고 , Service Safari 는 병원 곳곳을 훑으면서 문제점을 발견하는 것이다 . Indepth Interview 는 환자와 직접 심층 인터뷰를 통해 문제점을 듣는 것을 말한다 .

이 이사장은 “ 낮은 수가를 언급하면서 서비스 디자인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하는 사람들이 있다 . 하지만 제도와 수가가 따라오지 못하는 건 당연한 것이다 . 어느 곳에서나 제품이 나오면 제도가 뒤따라 온다 . 시장에 따라 제도와 정책은 따라오게 돼 있다 .” 라고 주장했다 .

의료 현장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내용이 바뀌면 그에 따라 제도와 정책도 바뀌게 된다는 것이다 .

그는 “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확대되고 있어 , 과거처럼 기술이나 진료의 우위성이 아니라 , 의료를 둘러싼 수많은 환경들을 재구성하는 문제가 대두될 것이다 . 이를 적극적으로 알려나가는데 앞장서겠다 .” 라고 강조했다 .

이 이사장은 " 안전과 감염이 동시에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 내로라하는 병원들이 어째서 감염에는 취약한지 , 병원을 평가하는 새로운 척도들이 더 많이 등장하고 있다 . 이런 것을 감안했을 때 헬스케어디자인학회는 과거의 패러다임을 벗어나 미래적인 요소를 담을 수 있을 것이다 . 그동안 일방적 경로를 통한 서비스만을 추구했다면 이 학회는 그 주변의 요소를 논의할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을 것 " 이라고 말했다 .

한편 , 한국헬스케어디자인학회는 지난 2014 년 3 월 14 일 창립총회 및 첫 학술대회를 개최하면서 정식 활동을 시작했다 .

학회에는 의사 , 건축가 , 디자이너 , 병원행정가 , IT 전문가 , 비즈니스맨 , 언론인 등 헬스케어서비스에 관심을 가진 다양한 인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

특히 , 지난해 말 보건복지부가 아니라 ,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사단법인 인가를 받아 눈길을 끌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