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알타이 고분에 한국 고총고분 축조 기법 확인
– 국립문화재연구소 , 몽골 알타이 파지릭 고분 발굴조사
( 미디어원 = 김인철 기자 )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 소장 최맹식 ) 가 5 월부터 6 월까지 몽골과학아카데미 역사학고고학연구소 ( 소장 S. 촐로온 ) 와 공동으로 몽골 알타이의 파지릭 고분에 대한 발굴조사를 진행하였다 .
* 파지릭 고분 : 파지릭 문화기에 돌을 사용하여 만든 무덤 . 파지릭 문화는 유목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스키토 – 시베리아 유형 문화의 하나로서 기원전 5 ∼ 3 세기를 중심연대로 하며 , 주로 몽골과 러시아의 알타이 산악지역에 분포
지난 2015 년부터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중앙아시아 각 지역과 한반도 내에 존재했던 적석계 ( 積石系 ) 무덤에 대한 비교 · 분석을 통해 고대 각 지역 간 문화교류의 실체를 밝히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 이번 조사는 몽골 알타이 산악지역에 분포하고 있는 파지릭 고분과 국내 적석계 무덤의 관련성을 검토하기 위한 것으로써 몽골 바얀울기 아이막에 있는 시빗 하이르한 (Shiveet Khairhan) 고분군 ( 해발 2,500m) 1 호와 2 호 고분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
* 적석계 ( 積石系 ) 무덤 : 알타이 파지릭 고분 , 러시아 남부 시베리아 쿠르간 , 카자흐스탄 쿠르간 등 봉분을 만들기 위해 돌을 사용한 무덤
1 호와 2 호 고분 모두 원형 평면을 이루고 있으며 , 각 무덤의 크기는 지름 9.3m 와 14.5m 이다 . 1 호분과 2 호분은 5m 가량 떨어져 있고 묘광 ( 墓壙 ) 은 동 – 서 방향으로 기다란 직사각형 형태를 띠고 있으며 , 별도로 정리하지 않은 당시의 지표면을 파서 만들었다 . 매장주체부 ( 시신이 놓이는 곳 ) 는 묘광의 남쪽벽에 접해 설치되었는데 , 1 호분은 목곽 내에 통나무 목관을 사용하였고 , 2 호분은 목곽만 채택하고 있어 차이점이 있다 .
* 묘광 ( 墓壙 ): 무덤을 만들기 위해 땅을 파 놓은 자리
보존 상태가 양호한 1 호분에서는 머리를 동쪽으로 두고 반듯하게 누운 인골이 온전한 상태로 확인되었고 , 철도자와 토기가 1 점씩 출토되었다 . 말은 순장되지 않았으며 , 토기 주변에서 소량의 양 뼈가 확인되었다 . 반면 2 호분은 성인 인골과 소아 인골이 뒤섞여 흐트러진 상태로 확인되었다 . 말은 최소 3 마리 이상 순장되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 파지릭 고분의 특징적 유물인 목제 그리핀 (Griffon, 몸통은 사자인 , 매의 머리와 날개를 가진 상상 속 동물 ) 과 재갈 , 철도자 , 토기 등이 출토되었다 .
이번 조사에서 가장 큰 성과는 몽골과 러시아 알타이의 파지릭 고분 조사 중 처음으로 적석부 가장자리를 따라 판석형 호석 ( 護石 ) 을 두르고 내부를 분할하여 적석하는 축조 과정 전반을 구체적으로 밝혀냈다는 점이다 . 2 호분은 총 15 개 구역으로 평면 분할한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 이와 함께 3 개 구간으로 구분하여 석재를 쌓아 올린 단면 분할 흔적도 확인되었다 .
* 호석 ( 護石 ): 무덤의 외부를 보호하기 위해 무덤 아랫부분을 둘러막은 돌
이와 같은 고분 축조 방식은 우리나라 고대의 고총고분 ( 高塚古墳 ) 에서 확인되는 분할 성토 , 토제 ( 土堤 ) 등과 유사한 성격과 기능을 갖고 있어 두 지역 간 문화를 비교 · 연구할 수 있는 중요한 고고학적 자료를 확보하였다는데 그 의의가 있다 .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앞으로도 몽골 알타이뿐만 아니라 사카문화기의 고분 등 같은 시기에 존재하였던 적석계 무덤 문화권에 관한 지속적인 공동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 앞으로도 꾸준히 연구 성과가 축적된다면 , 아시아 고대 문화의 교류에 대한 실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