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문학기행]’제임스 조이스, 율리시즈 그리고 아일랜드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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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원=정인태 기자) 아일랜드가 어떤 나라인가? 우리나라처럼 20세기에 들어와서야 영국에서 독립한 아일랜드는 한때 유럽의 흑인들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그들에 대한 선입관이 좋지 않았다. 18 세기 때만해도 너무나 가난한 최빈국이어서 수십만 명 이 전염병으로 죽기도 했고, 이어 적지 않은 수가 미국 동부로 향하는 배에 몸을 실었다. 독립국가가 되고자 독립운동을 서슴지 않던 아일랜드는 결국 영국과 20 세기 초 염원하던 독립을 하게 된다. 다혈질인 아일랜드인의 국민성과 나라를 한때 잃었던 슬픔은 종종 한국과 비견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제 아일랜드는 백년도 채 안되어 세계적인 선진국으로 도약했다. 그 성장의 원인은 아무래도 강대국들 사이에서 나라를 더 부강하게 만들고자 했던 국민들의 바람이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아일랜드는 켈트문학이라고 해서 기원전부터 구전문학이 번성하였고, 문자는 4∼5세기 그리스도교 전래와 함께 도입되었다. 초기 아일랜드문학은 드루이드교 성직자들의 암송시와 음유시인들의 찬양, 풍자시에서 시작되었고, 게일어 문학의 원류를 이루는 구전문학에는 전설적인 영웅과 신화에 관한 서사시들이 많았다. 이렇듯 이미 기타 유럽지역과는 다르게 골고루 발달된 인문학은 아일랜드에서 최고의 문인들이 탄생된 이유인지도 모른다.
현대에 와서도 아일랜드의 인문학에 대한 투자는 대단하다. 아일랜드가 인문학에서 세계 최강국이 된 계기는 ‘작가로서’ 경제적인 생활이 가능한 시스템이 있다는 것이 아일랜드에 수많은 작가가 탄생할 수 있는 비결이다. 일례로 아일랜드 정부는 1969년부터 아일랜드 공화국 수립에 예술가들이 끼친 공헌을 인정하는 뜻에서 작가, 작곡가, 화가, 조각가들의 예술문화 작품 판매로 얻어지는 수익에 대해 세금 면제 혜택을 부여하는 ‘예술가 면세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2008년 극심한 경제 침체를 겪으며 조세위원회에서 예술가 면세제도 철폐를 권고했고, 이때 경제 실무가들이 예술계 예산 삭감과 예술가 면세제도 폐지에 반대하고 나섰다. 이처럼 유럽 다른 나라들과는 다른 아일랜드의 문화산업이 있다는 것이 아일랜드 문학의 버팀목이 되고 있으며 예술가 면세제도는 오늘날 까지도 유지되고 있다.
아일랜드에서는 문학이 경제적 효과를 내고 있다. 일례로 국가나 기업 간 경제교류에서 아일랜드 문학작품을 말하는 것만으로도 아일랜드가 아이디어와 비전으로 뭉친 사람들이 살아가는 창의적이고 상상력이 넘치는 국가라는 걸 설명하기 충분하다. 아일랜드의 유명작가의 생가는 대부분이 박물관이 되었고 아일랜드문학 박물관이 따로 있을 정도이다.

더블린의 자랑 제임스 조이스의 동상, 사진제공:더블린 관광청

상부상조 더블린과 조이스
제임스 조이스는 어렸을 때부터 불우한 환경에서 자랐다. 뛰어난 예술가들이 어린 시절 을 불우하게 보냈다는 것은 그들의 인생사에 단골 메뉴와 같은데, 제임스 조이스도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다. 제임스의 아버지는 일을 했지만 그저 그런 노동자에 불과했고 실직 후 술독에 빠져 살게 되 어 가정 폭력이 날이 갈수록 심해졌다고 한다. 반대로 어머니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써 신앙의 힘으로 조이스와 남편 곁을 지켰다고 한다. 다행히 제임스의 아버지는 어린 제임스의 재능을 알아보고 제임스를 인근의 최고로 좋은 학교로 보내게 된다. 학창시절 영어뿐만 아니라 독일어, 스페인어, 등 다양한 언어를 학습하게 된 제임스는 글을 쓰는 문학인으로써 다양한 무기를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다. 잠깐 동안 영화 극장 사업에도 손을 댔던 그는 별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작가의 길에 들어서게 되는데, 그에게 첫 명성을 가져다 준 작품은 <더블린 사람들>이라는 단편이다.
아일랜드 현지에서 집필하지 않고 유럽을 떠돌아다니면서 쓴 이 단편소설은 그러나 정작 초기에 아일랜드 사람들에게는 인기를 얻지 못하였다. 마치 아일랜드 사람들은 모독하는 글로 가득했기 때문이다. 단편뿐 아니라 장편으로도 유명한 조이스는 ‘젊은 예술가의 초상’과 그의 생애 최고 역작 ‘율리시스’로 세계적 작가의 반열에 오른다.

제임스 조이스 타워 박물관의 조이스 거실, 이 곳에서 머물며 조이스는 대작 율리시즈를 집필했다. 사진제공:조이스타워 박물관

조이스 하나로 먹고 사는 더블린

<율리시스>는 전 세계적으 로 율리시스 독서회가 있고 이 작품분석만으로 논문을 쓰는 박사들이 매년 수십 명에 육박할 정도로 소설 율리시스에 대한 인기는 가히 하늘을 찌른다. 유태인 상인의 하루하고도 반나절 동안 있었던 일을 묘사한 이야기는 보통 소설의 기승전결을 구성을 벋어나 전혀 새로운 형식의 문체로 써서 한국어로도 번역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원서로 읽어야 그 맛을 재대로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제임스가 남긴 명언 중 I wrote Ulysses, What did you do? (나는 율리시스를 썼다, 너는 뭐했냐?)는 도발적인 명언이 있다. 쓴 소설에 대한 자부심이 얼마나 강했으면 이런 명언이 탄생할 정도 인가?
매년 6월 16일은 아일랜드에서 블룸스데이로 통한다. 이날은 소설 율리시스의 시간적 배경으로 조이스 자신이 평생의 반려자로 맞은 부인을 처음 만나는 날을 기르기 위한 날이다. 사람들은 이날 마라톤 대회와 조이스 문학 토론회 ,독서회 등 다양한 축제를 열어 그의 문학을 즐긴다. 율리시스 문학을 너무 좋아해서 소설의 주인공처럼 분장해서 그의 행적을 고대로 따라가 보는 ‘오타쿠’도 이날을 위해 몰려든다고 한다.
아일랜드는 기네스 흑맥주로도 유명하다. 책과 맥주라면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책, 더블린그리고 흑맥주라면 가능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