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처럼 여행하기 #7 항공기 예절
(미디어원=이정찬 기자) 입사하고 한 달이 채 못 되어서 해외여행 출장 명령이 떨어졌다 . 35 분의 손님을 모시고 일본 8 박 9 일 패키지여행을 인솔하는 책무가 주어졌었다 . 통상 1 년이 지나야 그런 기회를 얻을 수 있었는데 운이 좋았던 덕분으로 해외출장의 기회가일찍 찾아왔다 .
큰 단체의 해외 인솔을 앞두고 여러 가지 걱정이 들지 않을 수 없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걱정 되었던 것은 ,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나는 일이지만 비행에 대한 상식이 전혀 없던 당시 좌석벨트는 어떻게 매는가 하는 것이었다 .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여객기는 대부분 조종사나 승무원을 보여 주었을 뿐 승객들이 좌석벨트를 착용하는 모습을 상영하는 경우는 없었다 . 온갖 상상과 걱정을 하면서 탑승을 하고 보니 일반 자동차의 벨트 착용과 전혀 다를 것이 없어 안도의 한숨을 쉬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
항공여행은 우리에게 그렇게 생소한 것이었다 . 해외여행이 금지되었던 88 년까지는 해외여행을 다녀 온 사람들은 목이 뻣뻣할 정도로 힘을 주고 자랑을 하고 다녔으며 그들이 겪었던 여행이야기는 대폿집에서 , 식당에서 주변 모든 사람의 시선을 끌고 귀를 쫑긋하며 곁듣기를 할 정도로 대단한 인기를 누렸다 .
연간 해외여행이 작년 말 기준으로 2200 만을 넘어선 지금 , 그것은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의 이야기가 되었다 . 그러나 벨트를 어찌 매나 노심초사하던 그 시절보다 연간 수천만이 여행하는 지금의 항공예절이 훨씬 못하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
지난 몇 해 사이 항공기 탑승객들이 비행 중 발생시킨 문제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예는 적지 않다 . 주요한 몇 사건을 짚어 보면 2014, 년 프랑스 드골 공항을 출발 인천공항으로 오던 KE 904 편에서 흡연 소동을 일으킨 가수 김장훈 , 인천공항을 출발해 샌프란시스코로 향하던 대한항공 여객기 내에서 술에 취해 고성을 지르고 승무원의 허리를 끌어안는 등 난동을 부렸던 2015 년 바비킴 사건은 큰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
2015 년 12 월에는 전직 권투선수 최 모 씨가 김포공항에서 제주로 향하던 여객기에 소주가 담긴 물통을 들고 탑승해 옆 승객에게 술을 권하고 앞자리를 발로 차는가 하면 승무원을 폭행하는 등 행패를 부렸다 . 최근에는 베트남에서 김포로 오는 대한항공 480 편에서 프레스티지 클래스의 탑승객인 임범준이 승객과 다투고 승무원에게 폭행을 가하는 일이 발생되기도 했다 . 2014 년 12 월 대한항공 전무의 지위에 있었던 조현아의 땅콩회항 사건이 세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
항공여행은 여행 전체에서 대단히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 여기에 공항으로의 이동시간 수속시간 대기시간 까지를 모두 항공여행의 범주에 포함시킨다면 단기여행의 경우 50% 에 가까운 시간을 투자하는 셈이 된다 . 여행에서의 비중이 절반 이상이 되다보니 항공여행을 기분 좋게 상쾌하게 하는 것은 전체 여행 분위기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항공 여행을 잘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 이제 그 아홉가지 방법을 확인해보도록 하자.
첫 번째는 공항에 일찍 도착하는 것이다 .
국제선 항공의 경우 출발 2 시간 전에는 공항에 도착하도록 요청하고 있다 . 그러나 여행객이 폭증하다시피 하여 인천공항이 한계점에 다다르고 있는 요즘에는 2 시간 반에서 3 시간 전에 도착하도록 하는 것이 안전하다 .
공항 수속을 일찍 시작하면 아무래도 좌석을 잘 배정 받을 가능성이 높다 . 물론 인터넷으로 좌석지정까지 되는 시대이긴 하지만 공항에서 일부 조정이 또 가능하기 때문이다 . 또한 항공수속이 끝난 다음 여유롭게 보안검사 및 입출국 수속을 마치고 보세 구역을 둘러보는 것도 여행의 재미가 아닌가 ?
두 번째는 기내수하물을 최대한 가볍게 하는 것이다 .
크기와 무게를 줄임으로써 기내에는 필수품만 들고 탄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좋다 . 물론 전체 수하물의 중량과 짐 개수에 제한이 많은 터라 할 수 없이 기내수하물을 최대한 가지고 타는 경우가 있지만 일반 여행의 경우라면 기내 수하물은 적을수록 가벼울수록 쾌적한 여행이 된다 . 기내수하물이 없거나 소량일 경우에는 보딩을 서두를 이유가 없고 항공수속부터 항공기를 내릴 때까지 짐꾼 역할까지 하는 불편을 없앨 수 있다 .
세 번째는 비행 중 물을 많이 마시고 얼굴과 손 등 노출된 피부를 건조하지 않도록 관리해 주는 것이다 .
항공기는 상당히 건조한 상태로 운항하며 고도에서 우리 몸에는 탈수현상이 발생된다고 하니 주의할 사항이다 .
네 번째는 건강한 상태로 비행하는 것이다 .
감기 몸살 등 가벼운 질병의 증세도 비행 중에는 심해지는 것이 보통이며 특히 여행 전 치통이 발생했다면 반드시 사전에 치료 할 것을 권한다 . 고도에서 치통은 엄청난 고통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 이밖에도 심한 고혈압 디스크 등의 경우에도 주의 및 충분한 치료를 필요로 한다 .
다섯 번째는 넉넉한 마음이다 .
모처럼의 비행이라고 승무원들에게 크나큰 기대를 하는 승객들이 적지 않다 . 그러나 승무원 1 인당 담당해야 하는 승객 수를 어림잡아 보는 순간 , 웬만한 요구나 부탁은 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난다 .
승무원 한 명이 담당하는 승객은 항공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법적으로는 좌석 50 개당 한명이 탑승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 50 명 승객의 안내 , 식사 , 면세물품판매 , 입국 및 세관신고서 배부 , 등의 업무를 하다보면 승무원들은 숨 쉴 여유도 없는 것이 보통이다 .
꼭 필요한 일이라면 요청을 해야겠지만 마치 집안의 일꾼을 부리듯 하는 것은 다른 승객의 안전과 모든 승객의 즐거운 여행에 해가 되는 행위이다 . 내 일은 내가 한다는 넉넉한 마음을 갖도록 한다 .
여섯 번째는 스스로 항공예절을 먼저 지키는 것이다 .
항공예절로서는 이륙이나 착륙시 혹은 활주로 이동시에는 안전벨트를 매고 착석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며 화장실의 이용 , 전자제품의 사용 등도 역시 제한된다 . 또한 기류변화로 인해 기체가 흔들릴 때 도 이동을 중단하고 즉각 착석해야 한다 . 머리 위 선반의 물건을 꺼내는 행위 역시 승객 안전의 위해요소로써 금지되어 있다 . 양말을 벗고 팔걸이에 발을 올리는 행위 , 식사시간에 좌석 등받침을 바로 세우지 않는 것 , 큰 소리로 음악을 틀어 놓는 것도 삼가야 한다 .
일곱 번째 기내 활동에서의 예절을 지키는 것.
가장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이 좁은 복도에서서 지인들과 이야기 하는 경우다 . 물론 반드시필요한 경우에는 어쩔 수 없겠지만 승객이 기내에서 이동하고 승무원들의 서비스 동선이 되는 복도에 서서 장시간 이야기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
여덟 번째 아이들에 대한 적절한 통제
가족 여행객이 25%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 한국인의 해외여행이다 . 보기 드문 바람직한 현상이다 . 그런데 부탁을 하고 싶은 것은 여행 전에 아이들에게 기내 기본예절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 특히 좁은 통로를 뛰어다니는 행위는 아이가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으므로 사전에 충분히 인지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
아홉 번째 유아 동반 승객의 과도한 서비스 요청 자제
대표적인 가족 휴양지인 사이판에서 한국으로 여행하면서 한국 부모들이 아이들을 참으로 아끼고 사랑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하지만 아쉬운 것은 35% 가 넘는 유아 동반 여행객들의 부모가 쉬지 않고 승무원들에게 각종 서비스를 요구하는 것이었다 . 외국국적항공기에서는 볼 수 없는 과도한 서비스 요구는 다른 승객들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었다 .
영유아를 동반한 여행의 경우 아이들을 위한 음식 , 장난감 , 이착륙시의 고막의 아픔을 덜어줄 사탕이나 껌 , 기저귀 , 간식 등 필요한 모든 것들을 세세히 준비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
여행인구 2200 만 명 , 연간 항공여객 인구 1 억 명 시대에 ‘ 프로처럼 항공여행을 하는 방법 ’ 은 넉넉한 마음으로 함께 여행하는 승객들을 배려하면서 스스로 즐거움을 만끽 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