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산업의 변화와 Tourism Marketing

4134

(미디어원=이정찬 발행인) 아침을 여는 것은 언제나 기름내 묻은 조간신문이었고 하루의 마감은 석간신문이 전하는 그날 하루 세상소식을 꼼꼼히 읽어본 다음이었던 것이 불과 10여 년 전까지의 세상 모습이었다.

TV가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공영방송의 9시뉴스는 우리 사회의 정보전달에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중앙일간지와 공유하기 시작하였다. 일제식민시대, 남북의 분단과 이념대립 그리고 경제개발기의 긴 여정을 거쳐 오는 동안 공영방송 민영방송 그리고 종합일간지와 경제지들은 나라 곳곳에 새로운 소식을 전하고 잘못된 제도와 관행을 개선하며, 신기술을 소개하는 등, 미디어로서의 사명을 훌륭히 수행하였다고 할 것이다.

경제가 발전하고 사회가 다변화하면서 각 산업을 중심으로 전문적인 정보와 기사를 제공하는 전문지들이 발간되기 시작하였고 지방분권시대에 걸맞게 수많은 지방지와 지역지 역시 발행되었으며 광고를 중심 콘텐츠로 하는 광고지인 벼룩시장과 가로수가 큰 성공을 거두었다.

1980년대 말 정부의 여행자유화 조치로 내국인의 해외여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일본관광객 중심의 인바운드가 주력이던 관광산업은 아웃바운드로 그 구심점이 옮겨 가게 되었고 자유화조치 당시 불과 100여개에 불과하던 여행사가 4-5000개로 일시에 늘어날 정도로 산업의 팽창이 가속화하면서 정보의 수요 또한 크게 늘어났으니, 1992년 최초의 관광업계지 여행신문의 탄생은 시의적절한 것이었다.

인터넷의 등장과 패러다임의 변화

90년대 중반 홀연히 세상에 그 모습을 나타 낸 인터넷은 세상의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인데, 미디어산업, 언론 산업은 스스로 인지하지도 못하는 사이에 그 변화의 폭풍 한 가운데 자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28kb의 전화모뎀으로 시작되었던 천리안 유니텔 하이텔의 PC통신은 인터넷으로 바뀌어 가는 세상의 변화의 중간과정을 수행하였고 마침내 초당 수 메가의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놓고야 말았다.

인터넷의 등장은 정보가 몇몇 집단만의 전유물로 언론재벌 언론 권력을 형성할 수 있었던 환경을 일시에 무너뜨렸으며 고급 정보의 획득자 소유자로서의 기자, 강력한 인적 네트워크를 자랑하던 언론인으로서의 권위와 능력은 차츰 빛을 잃어 가고 있다.

신문을 지칭하는, Newspaper로서의 신문이란 단어는 이미 잘못된 단어인 것이 분명하다. 조간신문과 석간신문, 주간신문을 통하여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뉴스는 이미 없기 때문이다.

변화한 환경의 이 사회에서는 뉴스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트위터로 혹은 음성통화로 즉시 전달되고 획득된다. 신문이 뉴스페이퍼의 기능을 잃게 되고 방송이 뉴스전달매체로서의 기능이 사라진 지금 사회의 어느 누구도 미래 언론의 모습, 미디어의 모습을 단언할 수는 없다.

1인 언론의 시대, 혼재하는 수많은 지역지 업계지 전문지 광고지, 생성과 소멸을 거듭하는 수도 셀 수 없는 뉴스사이트, 블로거 카페……. 언론임을 표방하는 수많은 개인과 집단들, 또 그들이 보내는 엄청난 양의 메시지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선별 관리하는가는 개인과 조직을 막론하고 모두의 화두가 된 지 오래이다.

기업에 있어서 언론의 중요함은 논의할 가치도 없는 것이었다. 삼성이나 현대등 대기업은 물론이고 작은 구멍가게를 하나 한다 치더라도 가장 먼저 생각하고 떠올리는 것이 “어떻게 광고를 할까”이기 때문이다. 사람도 많지만 상품도 많으니 생기는 현상이 아닌가.

광고와 홍보는 기업마케팅에 있어 가장 중요한 두 요소이다.
직접영업, Direct Mailing, 이벤트, 제휴마케팅 등 마케팅의 주요 요소는 충분한 광고예산이 확보된다면 광고와 홍보라는 두 가지 수단을 통하여 효과를 배증 시킬 수 있으며 이는 바로 기업의 성공과 직결된다고 하여도 좋을 것이다.

유력일간지와 방송매체를 중심으로 광고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하며 기 형성된 인적네트워크를 통하여 담당기자들에게 보도 자료를 배포하는 것으로 과거 우리 기업의 광고 홍보팀의 직무는 완수 되는 것이었다.

개인과 공 사기업 정부부처 등 모든 경제와 사회활동의 주체가 스스로의 미디어를 가지고 스스로 언론인으로 역할을 나름대로 수행하는 지금, 광고와 홍보 업무의 수행은 보다 복잡하여 지고 전문화되어 가고 있다.

홍보부라는 명칭이 전략마케팅팀으로 발전 변화하고 있는 것은 변화하는 언론 상을 반영하는 것으로 단순홍보 업무가 아니라 기업자체의 언론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전문적인 역할을 담당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전략 마케팅 내부를 들여다본다면,

  1. 기업의 비전 제시
  2. 단기 중기 장기 전략계획 수립
  3. 단기 중기 장기 상품 개발계획 수립
  4. 비전 전략계획 상품개발과 관련한 세부 마케팅 계획수립
  5. 사업 수행과 개발상품 판매
  6. Feed Back, Review, 분석
  7. 각각의 사업 Modify 방향 변화, 변경 마케팅 수립
  8. Re-launch, 사업 지속 수행

# 이러한 사이클의 중심에서 자체 언론기능이라 함은
기업 사이트의 개발 업그레이드 및 업데이트, 이벤트의 구성, 제휴 사업의 전개, 기업 이미지 고양을 위한 CI BI의 업그레이드, 지속적인 사회기여 활동을 수행하여야 하며 무엇보다 중요한 회사의 뉴스의 전달과 콘텐트의 제공을 가능하도록 하여야 한다.

현재 주요 기업의 매체광고의존도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추세인데 주요 방송이나 신문사의 광고 현황을 훑어본다면 한 눈에 알 수 있는 현상이다. 기업마다 훌륭한 양방향 미디어를 가지고 있는 지금, 상품정보의 전달과 기업 이미지의 제고를 위해 고가의 광고를 언론 매체를 통하여 집행할 이유는 점점 사라져 가고 있는 것이다.

관광언론과 관광산업 역시 이 추세에서 어긋나지 않고 있다.
실상 관광언론이 처음 등장한 1992년 이후 많은 관광관련 신문과 잡지가 등장하였지만 전문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해온 곳이 있었는지는 단언하기 어렵다.
언론의 고유기능인 비판과 비평을 기본으로 산업의 발전 혹은 사회의 발전을 비전으로 신문이 발행된 것이 아니라 사업으로서의 신문을 발간한 것에서 그 이유는 찾아 질 것이다.
과거 Newspaper의 가장 중요한 역할인 뉴스의 전달은 주간지로써 애초 불가능한 것이니 차지하고라도 사회와 산업발전을 위한 비판과 비평의 기능 또한 포기 하였으니 관광언론의 기능은 현재까지도 대단히 제한적인 것이다.

종합일간지와 경제지 스포츠지 그리고 공영 민영방송이 정보 전달과 광고매체로서의 모든 기능을 독차지 하고 있던 상황에서 지역지와 전문지 업계지는 니치마켓전략(nice market)을 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고 관광업계지 또한 업계를 위한 변형된 광고지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수익모델과 사업모델로 하여 사업을 영위해 온 것은 충분히 수긍이 가는 것이다.

여행과 관광 그리고 교통과 관련한 수많은 업계 신문의 지면을 분석해 본다면 업체가 알리고 싶은(광고)내용을 그대로 복사 전달하는 보도자료 의존도 40% 업계인물소개(개인광고)10%와 40%의 순수광고 그리고 10%미만의 기획기사 정도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언론 산업의 엄청난 변화가 관광산업에 있어서는 그다지 큰 의미로 다가오고 있지 않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할 것이다.

정보전달자로서의 기능을 수행하여 오지 않았기에 매체로서의 역할이 변화할 필요가 없는 것이고 또 변화할 수도 없는데, 이것이 현 상황에서는 오히려 강점이 될 수도 있으며 업계에서의 기대치는 본시 없었던 것이었기에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것이다.
그러나 미약하나마 여행업계에서도 다음과 같은 언론 산업의 변화로 인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1. 광고기회의 축소 및 광고 효과의 감소

신흥매체인 인터넷포탈 네이버 다음 등에 의한 광고 독점

종합일간지광고비 증가

  1. 언론 팸투어, Press conference, luncheon, dinner등의 구성에 어려움
  2. 웹사이트 개발 유지 보수비용의 증대, 인력의 부족
  3. 홍보기능의 약화

20년 전 온누리 씨에프랑스 삼홍여행사에 의하여 시도된 여행상품에 대한 광고는 조선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에 집중되어왔으며 오늘에 이르러서도 여행사 항공사 관광청의 광고 예산 대부분은 이곳에 집중되고 있다. 네이버나 다음 등 포털에 대한 광고료 지출 역시 주요 일간지에 버금가는 정도로 책정되어 있는 만큼 몇 개 유력매체에 대한 광고 의존도는 절대적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변화는 광고비의 지출은 대폭 늘어나고 있으나 이들 매체에서는 이미 파트너가 사라져 버렸다는 사실이다.

존재조차 하지 않는 네이버나 다음의 출입 기자를 프레스컨퍼런스에 초대할 수 없고 다운사이징을 하는 유력매체들은 문화 관광기자를 아예 없애고 있는 상황이니 언론 행사에 초청할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기자는 찾아보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적은 마케팅예산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모든 집행을 해 가야 하는 업계에서는 홍보라는, 광고보다 더 중요한 마케팅의 주요 기능을 포기해야 하는 것이 현재의 상황으로 이것은 관광 여행언론을 포함한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연구해야할 과제임에 분명하다.

언론 산업의 변화가 언론산업의 소멸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나 크나큰 변화는 예견되고 있다. 그러나 역경과 난관 그리고 변화와 변혁의 소용돌이에서도 굳건히 살아남는 것은 바로 “묵묵히 근본에 충실한 것”. 어느 사회나 어떤 산업이나 부침은 있으니 항상 횃불을 들고 앞장서서 어려움을 알려주며 방향을 가르쳐 주는 언론 본연의 자세를 견지한다면 변화의 중심에서 변화를 오히려 선도하며 산업의 발전을 이루어 낼 것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