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원=최치선 기자) 1부에 이어 계속해서 동부 바바리안 관광청의 스테판 모더와 함께 독일 고도인 레겐스부르크 구도시 여행을 시작한다. 레겐스부르크는 세계 1차·2차 대전에도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2천년 된 도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도나우강을 건너는 돌다리와 상크트 페터 대성당을 비롯해 시청사, 크고 작은 교회 건물들, 수백 년 된 식당들이 즐비한 이 도시는 한 마디로 독일의 살아 있는 역사박물관이라 할 수 있다.

▲ 슈타인에르너 돌다리 위에서 본 구도시 풍경
▲ 구도시 풍경: 최치선 기자

돌로 만든 골목길을 느린 걸음으로 걷다보면 여행자는 타임머신을 타고 중세 휴양도시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진다. 구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는 사실이 당연할 정도로 레겐스부르크는 중세 영화 속 세트장을 옮겨 놓은 것 같았다.이제부터 2000년 된 살아있는 유럽의 모습을 간직한 레겐스부르크 구도시 내 유명한 건축물과 명소들을 하나씩 소개한다. 스테판 모더 씨는 앞서 찾아갔던 성 페터 대성당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 성 페터 대성당, 최치선 기자

“구도시 중앙에 위치한 대성당은 1250년 건축을 시작해서 근대까지 꾸준히 증축되고 리모델링되었습니다. 그결과 당시 유행하던 건축미학이 세대에 걸쳐 반영되었죠. 처음 300년에 걸쳐 고딕 양식으로 건축되었고, 차츰 시간이 흘러 르네상스 양식 철탑 2개를 올렸고, 동시에 외벽의 조각들도 화려하게 치장되었습니다. 마치 고딕 양식의 케이크에 르네상스 양식의 토핑을 올린 것처럼 말이죠. 내부는 성당 겸 박물관으로 사용됩니다. 여기서 철탑으로 올라가면 구시가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지요.”

만약 레겐스부르크 구도시 여행시 대성당을 일요일에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오전 9시 미사에 꼭 참석하기 바란다. 매주 일요일 오전 9시에는 대성당에서 미사가 열리는데 1000년 역사의 세계적인 소년 합창단 돔슈팟첸(Dom spatzen)이 직접 부르는 성가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레겐스부르크 대학…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신학교수로 재직한 곳, 최치선 기자

레겐스부르크에는 대성당·수도원·탑·시청사·도나우 강의 다리 등 옛 건물과 고등 교육 기관인 레겐스부르크 대학교가 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1977년 뮌헨의 대주교로 옮겨 가기 전까지 레겐스부르크 대학교의 신학 교수로 재직했다. 그의 형인 게오르크 라칭거 신부가 레겐스부르크 대성당 합창단 단장으로 오랫동안 재직하면서 이곳에 거주했기 때문에 교황은 레겐스부르크를 떠한 후로도 자주 찾았으며, 교황으로 선출된 후로도 레겐스부르크를 방문했다.

▲ 발할라 신전(명예의 전당) 사진=최치선 기자
▲ 발할라 신전 사진=최치선 기자

레겐스부르크 구도시에서 차를 타고 약 20분쯤 가면 도나우 강이 한적하게 흐르는 옆으로 ‘명예의 전당’이 세워져 있다. 이 거대한 ‘명예의 전당’은 바이에른 공국의 루트비히 1세가 만든 발할라 신전(Walhalla)이다. 발할라신전은 게르만 민족주의가 강했던 루트비히 1세가 그리스 아테네 파르테논을 모델로 건축했다.

루트비히 1세는 도나우 강 상공에서 96미터 높이에 그리스의 신전을 모방하여 고전주의 양식으로 거대한 건물을 짓고, 그 내부에는 독일을 대표하는 위인의 흉상을 만들어 보관했다. 하지만 현재는 바이에른 공국으로 국한하지 않고 독일어를 사용하는 지역에서 활동한 예술가, 문인, 과학자, 성직자 등 총 191명이 신전에 모셔져 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아인슈타인의 경우, 독일인임에도 유태인이라는 이유로 맨 마지막에 모셔졌다고 한다.

‘발할라’라는 이름은 게르만 신화의 모태가 되는 북유럽 신화(노르드 신화;Norse mythology)에 나오는 장소로서, 오딘(Odin; 신화 속 최고의 신)을 위해 싸우다 죽은 전사들이 머무는 궁전이다. 루트비히 1세는 아예 발할라라는 이름까지 빌려와 신전을 만들었다.

스테판은 “루트비히 1세가 뮌헨의 세계적인 맥주 축제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도 자신의 결혼식을 알리고 자축하기 위해 그리스의 고대 올림픽을 흉내내어 시작했다”는 사실을 알려줬다.

히스토리셰 부어스트퀴헤…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명물 소세지 식당

▲ 소세지 식당 내부

도나우 강 바로 앞에는 무려 창업 1000년을 자랑하는 독일 최고의 소세지 식당 히스토리셰 부어스트퀴헤(Historische Wustkuche)가 있다. 레겐스부르크의 명물답게 천 년을 이어온 훌륭한 맛을 자랑한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된 소시지 레스토랑에서 맛보는 소세지는 어떤 맛일까? 궁증금을 해결하기 위해 직접 주문을 했다.

히스토리셰 부어스트퀴헤에서 부어스트를 먹을 때는 일단 선택지가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자리에 앉아 주문하여 먹는 것, 그리고 다른 하나는 테이크아웃으로 먹는 것이다. 지금처럼 주문해서 먹을 때는 그릇에 부어스트와 야채, 빵이 나오고, 테이크아웃은 빵을 갈라 부어스트를 끼운 뒤 소스를 뿌리고 야채를 덮어준다.

자리에서 주문하는 것은 식사용 메뉴로 최소가 부어스트 6개로 구성된 것과 부어스트 12개로 구성된 것이 있다.

보통 때는 손님이 워낙 많아 빈자리를 구경하기 힘들다고 하는데 다행히 손님이 적어서 도나우강이 바로 앞에 보이는 창가 쪽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손님들은 레스토랑 바깥에 노천카페처럼 만들어 놓은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스테판은 음식이 나오기 전에 식당 벽에 표시된 선과 숫자를 가리키며 이게 바로 도나우강이 홍수로 범람했을 때 식당에 물이 찬 것을 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1천년에 걸쳐 도나우강과 함께 해온 식당의 역사를 실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도나우강이 흐르는 강 옆에서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부어스트소세지를 먹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도나우강의 낭만과 독일 정통 소세지 부어스트의 맛을 함께 즐기고 싶다면 테이크아웃으로 산 다음에 도나우 강변에 앉아 먹으며 풍경과 사람들을 구경하는게 좋다.

▲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돌다리와 레겐스부르크 구도시 풍경
독일에서 가장 오래되고 세계에서 가장 긴 돌다리 (사진=최치선 기자)

슈타인에르너 돌다리와 박물관…세계에서 가장 길고 오래된 돌다리와 중세 공학의 걸작품

레겐스부르그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명소 중 하나는 310미터 길이의 돌다리이다. 한 때 세계8대 불가사의로 선택되었을 만큼 900년 이상 다뉴브 강을 연결한 인상적인 12세기 구조물이다. 이 보행자 전용 중세 공학의 걸작품은 다뉴브 강과 그 아래로 지나가는 많은 관광 및 유람선에 탄 여행자들에게 멋진 풍경을 제공한다.

또한 다리 위에 있는 브리지 타워 박물관이다. 이곳에서는 다리 건설과 관련된 건축물과 문서뿐만 아니라 17세기 타워 시계를 함께 볼 수 있다.

쇼텐교회…로마네스크 양식의 스코틀랜드 수도원

레겐스부르크의 구시가지 서쪽 끝에 위치한 야곱거리(Jakobstrasse)에는 스코틀랜드 교회 또는 스코틀랜드 수도원이라고도 불리는 쇼텐 교회(Schottenkirche)가 있다. 아일랜드 수도사들이 1150년에 지은 이 베네딕토회 수도원은 특히, 화려한 북쪽 출입구로 인해 독일에서 가장 중요한 로마네스크 양식의 교회 건물 중 하나가 되었다.

올드 코른마켓과 올드 쾰른 마켓…레겐스부르크의 역사와 유물을 볼 수 있는 장소

레겐스부르크의 구가지의 심장부는 알터 쾰른마트(Alter Kornmarkt)와 올드 코른마켓 (Old Cornmarket)이다. 이곳에서 가장 오래된 2세기 로마 타워와 988년에 처음 언급 된 바바리아 공작의 거주지 헤르조그스호프(Herzogshof)를 볼 수 있다.

광장의 남쪽에는 1002년 건축 된 케플러하우스가 있다. 17세기 바로크 양식의 Carmelite 교회뿐만 아니라 화려한 로코코 인테리어로 장식되어 있다. 주목할 내용은 레겐스부르크 역사박물관의 경우 로마 및 중세의 유물을 잘 보여주는 오래된 수도원에서 케플러 하우스 천문학자인 요하네스 케플러가 1630년에 사망했다. 지금은 원래의 악기와 문서가 있는 박물관으로 사용 중이다.

성 블라시우스와 세인트 에메메람…독일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고딕교회 중 하나

13세기부터 시작된 초기 고딕 도미니카 교회인 성 블라시우스 (St. Blasius)는 독일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고딕 교회 중 하나다. 이곳에는 다양한 벽화와 무덤, Marcy of Gothic Virgin, 유럽의 주요 학자 중 한 사람인 세인트 알버트스 매그누스가 가르친 15세기의 책상이 있다.

또 하나 중요한 옛 교회는 옛 베네딕토회 수도원 세인트 에머람 (St Emmeram)이다. 7세기에 창립 된 이 교회는 1170년에 로마네스크 양식의 현관과 11세기 석회암으로 된 3개의 부조로 장식된 정교한 출입구가 특징적이다. 교회는 1733년에 추가 된 호화로운 바로크 양식의 인테리어로 12 ~ 15세기의 화려한 무덤과 3개의 지하실을 보유하고 있다.

도나우 해운 박물관…선박의 역사와 유물 전시관

레겐스부르크의 아이제르네 다리 근처에서 도나우 강둑에 정박 해있는 두 개의 오래된 선박이 보인다.

배 안에는 오래된 외륜선 증기선, 그리고 디젤 엔진 예인선, 바바리아에서 이 강을 항해하는 사람들의 삶을 포함해 선박의 역사와 관련된 유물 및 재료들을 전시하고 있다.

▲ 다윗과 골리앗 벽화
▲ 대성당에 있는 부조

지금까지 둘러본 레겐스부르크의 명소와 건축물들은 구시가지에 산재한 수많은 지정 문화재 중 일부에 불과하다.

1970년대 이후부터 발굴하고 관리하해 온 구시가지는 지금까지 역사적 유물을 복원해 보존하고 있다. 중유럽의 여느 도시와 달리 이곳에서는 그 어느 쪽을 보더라도 2000년 이상의 도시 역사가 담고 있는 멋진 광경이 펼쳐진다. 레겐스부르크 구도시에는 문화재로 지정된 건물이 무려 1500채 이상이다. 그 중 3분2에 가까운 984채는 2006년 UNESCO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슈타트암호프의 구시가지’와 비교되고 있다. 도나우 강을 가로지르는 석조 교량, 레겐스부르크 대성당, 크라우터 광장과 그곳의 성 요한 교회, 돔샤츠 박물관, 호이포트라고 불리는 성채 스타일의 귀족 주택, 유서 깊은 아들러 약국 등이 레겐스부르크에서 가장 중요한 건축 문화재에 속한다.

스테판은 “암베르거 슈타델에서 도나우 강 상류 쪽으로 가면 피쉬 광장과 롤란트 분수가 있고 계속해서 조금 더 가면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 기념관이 있습니다. 성 울리히 교회와 부속 박물관, 구 주교관, 다하우 광장, 노이파러 광장, 알터 코른 광장, 콜렌 광장, 치롤츠 광장, 라트하우스 광장, 하이드 광장, 포르타 프래토리아, 남매 탑, 그 중 28m에 달하는 황금탑은 중세 시대 주택용 탑으로서 알프스 이북 지방에서 가장 높은 탑입니다. 이렇게 많은 명소와 건축물 등은 한마디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환상적입니다”라고 말하면서 “시간이 없어서 전부 못 보여준 것이 미안하다”며 아쉬움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