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cho”Story] G’day mate! 시드니 패디스 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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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원=Macho 칼럼니스트) 1834 년경 당시 New South Wales(NSW) 주 총독이 주도인 시드니 중심지역 헤이마켓 Hay market 에 가축과 건초, 곡식 등을 사고팔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했다. 그러자, 여러 상인이 모여들어 잡다한 농산물 등을 늘어놓기 시작하며 시장을 형성하게 되었다.

패디스란 이름의 기원은 여러 말이 있는데 영국 정착민들이 고향 리버풀 Liverpool 에 있던 전통시장 패디스 마켓에서 따왔다는 것이 가장 설득력 있다. 1890 년경부터는 농산물을 파는 상인들이 주축이 되어 대규모 시장으로 형성되었다.

1960 년 중반 패디스 마켓은 시드니 남부 플레밍턴에 새로운 시장을 연다. 호주 노동당이 ‘ 시드니 삶의 현장 ’ 이라 홍보할 만큼 시민들의 가장 많이 찾는 대중적인 시장이 되었다. 그 이후로 시드니 패디스 마켓은 헤이마켓과 플레밍턴 Flemington 두 곳에 시장을 형성하고 있고 주민이나 방문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서민적인 관광지로 발전하게 된다.

헤이마켓 (Haymarket)
시드니 시내 중심가 타운 홀 Town Hall 역이나 센추럴 Central 역에서 차이나 타운 China Town 방향으로 5 분가량 걸으면 헤이마켓 건물이 바로 보인다 . 붉은벽돌건물을 개보수해 내부는 높은 천장에 수많은 점포들이 구획대로 판매대를 설치하고 많은 인파가 방문하기에 자칫 일행과 길을 잃으면 다시 만나기가 힘들 정도다 . 도매상 구역도 따로 분리되어 있어 일반인을 상대하는 소매상점들과 구별된다 .

이곳의 주 품목은 신발류 , 옷가지 , 장신구 , 중고품 , 기념품 등과 수공예품 등이다 . 주말이면 상인들이 새벽부터 상품들을 돋보이게 진열하고 목청껏 호객하는 호주에서 가장 활기찬 곳이다 . 차이나타운 바로 옆에 있기에 목이 좋다 .

한편으론 입구나 근처부터 노점상들이 좌판을 벌여 마치 벼룩시장 분위기도 난다 . 값싼 수입 의류들과 잡동사니들이 즐비한 가운데 한편엔 신선한 과일들과 물 좋은 생선들도 보인다 .

호주가 이민자의 나라답게 다양한 인종의 상인들과 손님들이 다양한 악센트의 영어로 흥정한다 . 예전과는 다르게 가끔 한국인들이 운영하는 매장들도 꽤 보인다. 러시아악센트로 호객하던 풍채 좋은 아줌마가 웃으며 과자 몇 개를 내 손에 건넨다.

집에서 직접 만든 방부제 없는 쿠키라며 맛있으면 사고 아니면 그냥 가란다. 그 분위기에 결국 한 봉지 사고 말았다. 적당한 가격에 다양한 동서양 심지어는 중동, 북유럽 , 아프리카 등 여러 민족 음식들로 배를 채울 수도 있다 . 그래서인지 나들이 삼아 나오는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많다.

상인회 측은 어린이들을 위한 행사 등 각종 이벤트를 연중 내내 열어 보다 많은 방문객을 유치하고 있다고 한다. 근처엔 시드니 플라워 마켓 Sydney Flower Market 이 있어 NSW 주와 ACT( 호주 수도 캔버라 ) 의 모든 꽃가게에 다양한 꽃을 공급하고 있다 .

운영 : 오전 9 시 ~ 오후 5 시 ( 일요일 ~ 수요일 & 공휴일 )
가는 길 : 시드니 익스플러러 Sydney Explorer 버스 마켓 앞 하차

라이트레일 LightRail 경전차 마켓 앞 하차

플레밍턴 마켓 (Flemington Market)
선글라스 , 보석류 , 신발, 의류 등 다른 다양한 제품들도 많지만 원래 주 품목은 농산물들이다. 이민자들이 많은 만큼 아프리카인들이 즐기는 채소부터 한국인들의 배추, 태양초까지 신선하고 저렴한 각종 농산물을 만날 수 있다. 외국에서 정착한 이민자들은 낯선 언어와 환경에 부딪히며 온 가족이 같이 힘을 합쳐 플레밍턴 마켓 등에서 임대료를 내고 장사를 시작한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며 생활영어를 익히고 사람들과 사귀며 시드니 환경 속으로 녹아들어 시드니 시민 Sydneysiders 이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일본 이상으로 서로를 증오하는 나라가 있다. 바로 지중해의 그리스와 터키다. 오랫동안 터키에 점령당했던 그리스인들은 터키인들을 아주 싫어한다. 그러나, 이민자의 나라인 이곳 호주 시드니에서는 티를 낼 수 없다. 몇 년 전부터 한국에서도 인기인 케밥 Kebab 은 터키쉬 케밥 Turkish Kebab 라 부른다.

그리스에도 케밥과 비슷한 음식이 있다. 바로 기로스 Gyros 다. 그리스 친구 말로는 자기네가 원조란다. 친한 그리스 친구는 내가 무의식적으로 케밥이라 말하면 꼭 기로스라고 정정해 준다. 그리스도 눈물 많은 사연이 있는 나라다. 조만간 꼭 소개해야겠다. 둘 다 넓적한 얇은 빵에 구운 고기와 채소 , 요커트 등을 싸 먹는 것이다. 하여튼 이민자들 덕분에 정통 기로스와 케밥을 저렴하게 맛볼 수 있는 곳이 시드니다.

시내에 있는 헤이마켓의 분위기가 세련되고 새침하다면 플레밍턴은 우직하고 투박스럽다. 토요일에는 특별히 신선한 채소와 농장제품들을 저렴하게 살 수 있다. 아쉬운 점은 호주나 시드니 고유의 생산품들이나 상품들은 사라지고 값싼 외국산 상품에게 좌판을 점령당한다는 것이다. 캥거루 털로 만든 열쇠고리도 안쪽엔 Made in China 스티커가 작게 붙어있다. 중국에 캥거루가 있나 의심스럽다. 시드니에도 여러 대규모 체인 할인점에서 세련된 디자인에 다양한 수많은 제품을 여름철엔 시원한 겨울철엔 따뜻한 매장 내에서 편안하게 구입할 수 있다. 그러나 패디스 마켓 같은 분위기에서는 인간미를 느낄 수 있고 삶의 맛을 볼 수 있다.

플레밍턴은 후에 세운 만큼 그 규모도 헤이마켓에 비해 몇 배 크다 . 마켓 건너편에 시드니 2000 올림픽공원 Sydney 2000 Olympic Park 이 있어 산책하거나 또 주차도 약 2,000 대가 가능하니 편리하다 . 몇 년 전부터 두 패디스 마켓을 연결하는 셔틀버스가 생겼다 . 시드니 마켓 플라자 Sydney Market Plaza – 리드콤 Lidcome – 플레밍턴 Flemington – 홈부쉬 Homebush – 스트라스필드 Strathfield 역을 매 시간 운행한다 .

NSW 에서 가장 큰 패디스 마켓의 역사는 최초 농산물시장에서 출발해 벌써 150 년이 훨씬 지났다 . 기념품 , 운동기구 , 의류 , 화장품 , 신발 , 과일 , 채소 , 해산물 , 조각품 등과 양모제품까지 헤이마켓과 플레밍턴 등 2 곳의 1,000 개가 넘는 점포들에서 살 수 있다.

운영: 오전 10 시 ~ 오후 4.30 ( 금요일 ), 오전 6 시 ~ 오후 2 시 ( 토요일 ), 오전 9 시 ~ 오후 4.30 ( 일요일 )
가는 길 : 플레밍턴 기차역에서 도보 3 분
STA # 408 버스 이용 버우드 Burwood 역에서 탑승 플레밍턴 기차역 하차

NSW 는 New South Wales 의 약자다 . 최초 발을 디딘 웨일스 Wales 출신 영국인들이 고향의 지명을 빗대 ‘ 남쪽의 새로운 웨일스 ’ 라고 명명했다. 시드니 Sydney 를 호주 Australia 의 수도로 혼동하는데 시드니는 호주의 한 주 ( 州 ) NSW 의 주도다. 1770 년 영국의 제임스 쿡 James Cook 선장이 시드니 만에 배를 끌고 들어와 원주인들의 허락도 없이 이 대륙은 영국령이라 선포한다. 당시엔 워낙 큰 땅이라 대륙이라 생각했단다.

시드니는 지질학자 , 해양전문가들 사이에선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천연적 항구로 유명하지만, 관광객들에겐 오페라 하우스 Opera House 와 하버 브릿지 Harbour Bridge 로 더 알려져 있다. 국제기관 조사에 의하면 시드니는 세계에서 가장 삶의 질이 높은 도시 중 상위 몇 위란다. 또한, 물가는 세 번째로 비싼 도시라고 한다. 전보다 집값도 꽤 높은데 계속 상승 중이다. 그만큼 많은 사람이 계속 정착한다는 의미다 . 그렇게 경제가 잘 돌아간다는 뜻이다.
방사능 탄소측정에 따르면 시드니지역에 인간이 거주하기 시작한 게 최소한 30,000 년 전부터라 한다. 영국계 정착민들이 들어 올 당시 원래 ‘ 원주인( 原住人: 난 북미대륙의 인디언들이나 호주, 뉴질랜드의 원주민을 이렇게 부른다)’ 아버리진 Aborigines가 캥거루, 이뮤, 코알라들과 평화롭게 살고 있었다고 한다. 영국인들은 아보리진에게 어디서 왔냐고 물었다. 아버리진의 대답은 에오라 Eora 였다. 에오라는 아버리진 언어로 ‘ 여기 . 이 땅 ’ 이란 의미다. 그래서 영국인들은 원주인인 그들을 ‘ 에오라 ’ 라고 불렀다.

그 후 영국인들은 원주인들에게 술과 마약에 중독되게 하고 사냥하듯 말을 타고 다니며 닥치는 대로 총으로 쏴 죽였다. 어린애들은 부모들에게 빼앗아 백인가정에 강제 입양시켜 가족관계와 언어 등을 말살했다. 그렇게 탄압받은 아버리진들이 많이 거주하는 센추럴역 옆 낡은 슬럼가 레드펀 Redfun 은 시드니에서 가장 위험한 우범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근처 시드니 대학 Sydney Univ. 에서는 귀가하는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오후 4 시 이후엔 무료셔틀버스를 운영할 정도다. 호주란 조국을 영국 침략자들로부터 되찾자는 초라하지만 아버리진 자치단체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1970~2000 년대 호주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던 백인들로 구성된 Midnight Oil 이란 팝 그룹이 있다. 개념 있고 생각하게 하는 노래들을 불렀기에 아주 큰 인기를 누렸다. 그들의 노래는 호주 자연환경과 원주민 보호, 화합, 건전한 삶 등에 대한 것들이 많았다.

시드니 2000 올림픽게임 폐회식 때 “SORRY”란 흰색 단어를 인쇄한 검은색 의상을 입고 공연을 해 원주인인 아버리진들에게 미안함을 표현했다. 그들의 리드 싱어인 피터 가렛 Peter Garrett 은 후에 정치가로 활동하며 호주 교육부 장관이 됐다. 또 프랑스 정부 훈장과 WWF 상도 받았다. 이런 것들이 호주가 강대국으로 인정받을 수 있고 청소년들이 개념 있는 정직한 교과서로 참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모든 국민은 그 수준에 맞는 국가를 만든다고 한다.

현재 시드니 인구는 약 5 백만 명 정도다. 시드니는 일 년 내내 좋은 날씨다. 그러나 우리나라완 정반대로 여름철인 10~2 월은 무덥고 기온이 섭씨 40 도 이상으로 오르기도 한다. 가을철인 3~5 월이 평균 섭씨 15~25 도 사이로 관광하고 활동하기 편하다. 2016 년 말 1,200 만 명이 넘는 내국인과 외국인들이 시드니를 방문했다. 관광산업은 시드니 경제를 떠받치는 중요한 원동력이 되고 있다.

Photo Courtesy: Macho CHO, Peter Kim, J B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