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미유 앙로 ‘토요일, 화요일’展 인간의 행동과 원초적 감정 탐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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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아트선재센타 제공

실험적인 미술과 과감한 전시 기획을 지향하는 아트선재센터는 9월 13일까지 아트선재센터 2F에서 프랑스 작가 카미유 앙로의 한국에서 첫 개인전 ‘토요일, 화요일’을 개최한다. 카미유 앙로는 주로 뉴욕과 프랑스를 기반으로 조각과 설치, 영상 작업을 통해 활발히 활동해왔다.

이미 해외에서는 그 역량을 인정 받아 2013년 베니스비엔날레 은사자상 수상, 2014년 독일에서 백남준 어워드 수상 이력 등을 가지고 있는 작가로 이번 개인전은 그간의 작업들을 소개하는 자리다.

카미유 앙로는 유일하게 천문학과 관련 없이 인간의 삶의 주기를 위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일주일’이라는 시간 체계에 흥미를 느끼고, 일주일을 구성하는 요일마다 사회 안에서 정형화되어 반복하는 인간의 행동 유형에 대해 문화인류학과 신화학, 종교, 소셜 미디어, 정신분석이론을 참조 삼아 작업을 해왔다. 이번 전시는 다양한 영상과 설치, 드로잉으로 구성되어 일곱 개 요일 중 토요일과 화요일의 서사를 선보인다.

가벽으로 가려진 전시장 2F 안쪽에는 뉴욕과 워싱턴 D.C., 타히티, 통가에서 촬영한 영상 작업 <토요일>이 설치되어 있다. 영상은 토요일을 안식일로 지키고 침수 세례를 거행하는 재림교의 예배 장면과 종교 방송의 녹화 장면을 신경 검사, 식품 광고, 보톡스 시술, 빅웨이브 서핑, 내시경, 시위의 이미지와 결합하면서 인간이 좌절의 순간에 희망을 갖는 방식을 의학과 종교, 정치적 차원에서 관찰하고 연결한다.

작가는 비극적인 소식을 다룬 뉴스의 실제 헤드라인을 수집하고, 특정 사건사고를 연상할 수 없도록 단어를 해체하고 재배열한다. 실재의 단어 파편으로 만들어진 허구의 사건들은 영상에서 다큐멘터리와 픽션의 경계를 흐리고, 디지털 시대의 정보 범람의 감각을 시각화하는 동시에 송출되는 정보가 내포하는 의미의 해독을 어렵게 만든다.

또 다른 작업 <화요일>은 어원학적 접근과 신화적 배경을 작업의 출발점으로 삼아 20분 길이의 영상과 일련의 조각, 매트 설치로 구성된다. 화요일은(Tuesday)의 어원은 북유럽 전설 속 전쟁과 승리의 신을 일컫는 ‘티르(Tyr)’에서 출발한다.

때문에 화요일은 인류의 시간동안 그것이 상징하는 힘과 권력의 가치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왔다. 달리고 호흡하고 털을 다듬는 경주마의 이미지와 매트 위에서 훈련하는 주짓수 선수의 모습을 슬로우 모션으로 엮은 영상은 초기 문명부터 전쟁의 도구로써 말과 무술이 힘과 권력을 상징해온 것과 같이 경쟁에 관한 장면을 암시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카미유 앙로의 <화요일>에서는 경쟁과 승리의 환희보다는 다음 움직임이 일어나기 직전 찰나의 순간이 응축하는 긴장감에 집중한다.

‘토요일, 화요일’은 인간의 원초적인 감정과 의식을 아우르며 고통과 절망, 갈등의 연속인 현대 사회 속에서 한 개인이 그리는 사적인 유토피아부터 공동체로서 열망하는 근본적인 변화를 구조화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포착되는 이원적인 권력 구조와 권위와의 관계를 비틀며, 이진법적인 논리와 일방적 태도로는 정의되지 않는 새로운 가능성의 공간을 구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