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 재난지원금 소비 진작 효과 30% … 의류·가구 등 내구재 중심으로 소비 증가

재난지원금 지급에 따른 업종별 매출액 증대 효과(자료: KDI 보고서 캡쳐)

KDI, ‘1차 재난지원금 정책의 효과 보고서’ 발간
1차 재난지원금 14.2조 투입, 4조 매출 증대효과

여행·음식업 등 대변서비스는 소비증대 효과 적어

지난 5월 전 국민에게 지급된 긴급재난지원금의 소비 진작 효과가 30% 정도라는 분석이 나왔다.

정부가 내수 활성화를 위해 재난지원금으로 14조2000억원을 집행했지만 이 시기 카드매출은 4조원 밖에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늘어난 매출의 상당 부분은 의류, 가구 등 내구재 소비로 이어졌지만 여행, 사우나, 음식점 등 대면 서비스업에 대한 소비 진작에는 효과가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KDI는 23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1차 긴급재난지원금 정책의 효과와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월별 카드 매출 자료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마트 등 재난지원금 사용 업종에서는 4조원의 매출 증가가 발생해 투입 예산 대비 26.2~36.1%의 매출 증대 효과가 나타났다. 중앙 정부와 지자체가 지급한 1차 재난지원금 가운데 카드 매출로 이어질 수 있는 금액은 총 11조1000억원에서 15조3000억원으로 추산된다.

KDI에 따르면 전체 카드 매출은 코로나19의 확산세사 시작된 지난 2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11.9% 감소했지만 재난지원금 지급 후인 5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13.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KDI는 “매출 증가분 30%를 제외한 나머지 70%는 저축을 하거나 빚 갚는데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다만, 현금 수급 가구의 경우 소비지출 93.7%, 저축 3.8%, 빚 상환 1.8% 순으로 재난지원금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업종간 효과에도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재난지원금 지급 전후 매출 변화를 업종별로 살펴보면, 의류·잡화는 -17.8%에서 11.2%로 가구는 -3.5%에서 19.9%로 증가했다. 반면 여행은 -61.1%에서 -55.6%로, 사우나·찜질방·목욕탕은 -26.3%에서 -20.9%로 소폭 개선됐다.

의류, 가구 등 내구재는 재난지원금 지급 후 매출이 크게 증가했지만 여행, 사우나 등은 재난지원금 지급 후에도 매출이 계속 감소했다.

업종별로 보면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인한 매출액 증대 효과는 내구재 10.8%p, 필수재 8.0%p, 대면서비스업 3.6%p, 음식업 3.0%p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면서비스업이나 음식업의 경우, 재난지원금 지급 이전 매출이 각각 16.1%, 10.1%로 급감했지만 재난지원금 효과를 누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금의 효과도 오래가지 못했다. KDI에 따르면 매출 증대 효과는 지원금 지급 직후 한 달간 지속됐다. 오히려 재난지원금 사용기간 동안 미래 소비를 당겨 써 8월초 소비는 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KDI는 “가구 소득을 보전하는 방식으로는 여행업 등, 대면 서비스업의 매출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피해업종 종사자에 대한 직접적인 소득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감염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 대면 서비스업에 대한 소비활성화 정책은 방역 정책과 상충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KDI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향후 재난지원금을 다시 지급해야 할 상황에 대비해 피해 계층을 신속하고 정밀하게 식별해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