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發 변이 바이러스, 국내 유입 확인 … 22일 입국한 일가족 3명 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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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8일 코로나19 확진자 현황(자료: 질병관리청)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 70%↑, 감염재생산지수 0.4↑
전파속도 빠른 변이 바이러스, 통상 치명률은 높지 않아

영국을 비롯해 유럽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에 유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22일 영국에서 입국한 가족 3명의 코로나19 검체에 대한 전장유전체 분석 결과, 영국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영국 런던에 거주하는 가족으로 입국 후 실시한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양성이 나와 현재 격리 조치 중이다.

지난 9월 잉글랜드 남동부에서 처음 출현한 변이 바이러스는 기존 바이러스에 비해 전파속도가 더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확진자 1명이 몇 명에게 병을 전파하는지를 나타내는 감염 재생산지수도 최대 0.4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감염 재생산 지수가 1을 초과하면 ‘유행 지속’, 1 미만이면 ‘발생 감소’를 의미하므로 0.4가 높아질 경우 확산 속도가 크게 빨라질 수 있다.

지난 14일, 영국 정부는 세계보건기구(WHO)에 유전자 분석을 통해 확인한 변이 바이러스를 보고했다. 당시 영국 정부는 영국의 코로나19 환자가 폭증하는 원인이 변이 바이러스 출현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했다. 최근 런던의 신규 확진자 가운데 변이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 60%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전문가들은 변이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기존 바이러스 대비 70% 가량 높다고 분석했다. AFP,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런던열대의학대학원의 분석 결과, 잉글랜드 남동부에서 확산 중인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파력은 기존 바이러스보다 약 56% 더 강한 것으로 추정됐다.

전문가들은 해당 바이러스가 기존 바이러스의 변종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유전자 특성까지 바뀌는 변종 바이러스가 아니라 기존에 유행하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서 분화한 변이 바이러스 수준으로 보고 있다.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D614G’ 등 중국 우한에서 확산한 초기 바이러스와 다른 변이 바이러스 등이 등장해 이미 전 세계로 확산됐다.

변이 바이러스의 치명률에 대한 보고는 아직 나오고 있지 않다. 다만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바이러스가 변이할수록 전파속도나 전파력은 높아지지만 치명률은 낮아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바이러스와 단백질 구조가 같아 코로나19 백신이 무력화될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WHO는 “영국에서 출현한 코로나19 변종에 대해 파악하고 있으며 해당 바이러스가 기존 바이러스와 다르게 작용한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며 “현재 개발된 백신이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변이 바이러스는 전파속도가 빨라 현재 3차 대유행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확진자가 폭증할 경우 의료시스템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변이 바이러스에 완치자가 재감염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9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완치자의 재감염 의심 사례를 언급하면서 “코로나19가 일반적인 코로나바이러스나 독감처럼 바이러스 일부가 변이할 경우, 재감염의 가능성도 있다”며 “평생 면역이 유지가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감염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전파력이 강한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됨에 따라 방역 당국은 영국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에 대비해 검역을 강화했다. 한편 중대본는 12월 28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808명이라고 밝혔다.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가 787명, 해외유입 사례는 21명이며 누적 확진자는 5만 7680명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