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각국 부양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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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자산이 오르고 있다” 美 3대지수·비트코인, 아시아 증시 연일 ‘랠리’

주식 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부동산, 가상화폐, 원유 등 대부분의 자산 가치가 급등하고 있다. 코로나 19로 인한 각국의 재정확대와 경기 부양 정책 때문이다.

각국 정부가 대규모 유동성을 쏟아내면서 “모든 게 오르는 시장(everything rally)이 형성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과 S&P500, 나스닥 등 3대 지수는 이날 나란히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가상화폐 비트코인 가격은 처음으로 4만달러를 돌파했다. 지난 2일 3만달러 벽을 깬 지 불과 5일 만이다. 서부텍사스원유(WTI)의 2월 인도분 가격은 배럴당 50.83달러로 11개월 만의 최고치로 마감했다.

‘자산 랠리’는 시중 유동성이 급증한 가운데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경기가 올해 급반등할 것으로 전망되는 데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미국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의회의 최종 인증을 받으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민주당이 조지아주 연방 상원의원 투표에서 승리해 백악관과 상·하원을 모두 차지하는 ‘블루 웨이브’가 완성된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민주당이 증세와 규제 강화를 선호하지만 경기 진작을 위해선 대규모 부양안을 먼저 내놓을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

한국의 코스피 지수는 이날 전일 대비 3.97% 급등한 3152.18로 마감했다. 이에 비해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2.36% 상승했고, 중국 상하이 지수는 0.84% 하락했다.

홍콩 증시는 8일 뉴욕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차기 미국 행정부의 경제대책에 대한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자극, 매수세를 부르면서 반등 마감하는 등 상하이를 제외하고는 아시아 증시 대부분 상승했다.

대표적인 가상화폐 비트코인도 최초로 4천만원을 넘어선 뒤 꾸준히 오르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8일 오후 3시 기준 비트코인은 4천400만원 선에서 거래되며 연일 신고가를 갱신하고 있다.

이같은 각국의 유동성 확대에 따른 자산 가치 상승에 대해 세계 경제 석학들은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금주 초 미국경제학회(AEA) 연례 총회에 참석했던 크리스토퍼 심스 프린스턴대 교수(2011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는 “인플레이션이 현실화하는 시점이 되면 근로소득세 등 증세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언젠가) 금리가 다시 오르기 시작하면 급작스러운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을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중앙은행(BOE) 총재를 지낸 머빈 킹 미국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는 “또 다른 글로벌 금융위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예상했다.

뉴욕 월가의 케빈 심슨 캐피털웰스플래닝 창업자 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유동성 공급의 영향으로 증시가 순항할 가능성이 높지만, 그게 실물 경제의 호조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며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전무한 가운데 과잉 부양책이 장기간 휴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