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외환시장 개입…円高 막을 수 있을까

일본은행 (BOJ) 이 엔고를 차단하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한 가운데 엔화가 큰 폭의 약세를 보였지만 외환시장 개입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의견이 지배적이다 .

주요국 중앙은행과 투자가들의 공조를 이끌어내지 못한 상황에서 엔고 ( 円高 ) 를 막는다는 계획은 불발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

31 일 ( 현지시간 )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 / 엔 환율은 3% 급등하며 78.18 엔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다 . 달러 / 엔은 장중 2008 년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 유로 / 엔 역시 0.9% 오른 108.24 엔을 기록했다 . 유로 / 달러 역시 하락세를 보였다 . 10 월 들어 달러화 대비 3.5% 오른 유로화는 이날 2.1% 하락 , 유로 / 달러는 1.3851 달러로 낮아졌다 .

BOJ 의 외환시장 개입과 함께 유로존 부채위기 확산 , 그리고 MF 글로벌 파산보호 신청으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이날 달러화 랠리를 이끌어낸 것으로 풀이된다 .

일본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으로 엔화의 상승 추세가 일단 꺾였지만 지속성에 대한 시각은 회의적이다 . 마켓워치에 따르면 BOJ 의 외환시장 개입규모는 7 조엔 (900 억달러 ) 에 이를 것이라는 데 시장 전문가의 의견이 모아졌다 .

BOJ 가 환시 개입을 실시한 것은 올 들어 세 번째다 . 하지만 앞서 개입이 엔고를 진정시키는 데 역부족이었던 탓에 이번에도 큰 기대를 걸기는 어렵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얘기다 .

스위스중앙은행이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인한 스위스 프랑의 고공행진을 시장 개입으로 막아내는 데 성공한 것과 대조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 스위스중앙은행은 지난 9 월 스위스 프랑의 강세로 인한 디플레이션 우려를 강력하게 주장하며 무제한적인 환시 개입에 나설 뜻을 분명히 했다 .

당시 외환시장은 위협에 가까운 스위스 측의 주장을 심각하게 받아들였다고 전략가들은 전했다 . 이에 따라 유로 당 1.10 스위스프랑까지 밀린 환율은 1.20 선을 회복한 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

반면 지난 3 월과 8 월 BOJ 의 개입은 일시적으로 미국과 유럽 등 교역 상대국 사이에 엔고에 따른 실물경기 타격에 대한 인식을 이끌어냈으나 곧 희석되고 말았다 . 이번 개입 역시 같은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

포렉스닷컴의 리서치 이사인 캐슬린 브룩스는 “ 스위스와 달리 일본은 자본 유출입 통제에 나서지 않았고 , 스위스와 같은 개입을 실시하기에 경제 규모와 개입에 따른 파장이 너무 크다 ” 고 지적했다 .

추세적인 달러화 약세 역시 엔화 강세를 막기 어려운 이유로 꼽힌다 . 뱅크오브뉴욕멜론의 사이먼 데릭 외환전략가는 “ 최근 엔화 상승은 엔화 자체의 강세에 따른 것이라기보다 달러화의 약세에 따른 측면이 크다 ” 며 “ 유로화가 유로존의 부채 문제에도 좀처럼 1.40 달러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것 역시 같은 맥락 ” 이라고 설명했다 .

그는 일본 수출 제조업계의 평균 손익분기점을 달러당 76 엔으로 판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