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엔엘뉴스=보도자료) 최근 스님들이 일으킨 불상사로 불교계가 뒤숭숭하다. 이러한 종교인의 탈선은 비단 불교계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땅 밟기로 타종교의 붕괴를 외쳐대던 기독교계도 마찬가지로 사회적 지탄과 개혁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러한 때 사회적 귀감이 되는 참스승으로서의 종교인이 그리워지기 마련이다. 본디 종교(宗敎)란 영어 ‘religion’이 그렇듯이 ‘으뜸의 교육’이다, 죄에 빠진 인간을 구원하여 천국(천당)으로 안내하는 교육의 장이 사찰이고 교회이다. 그곳의 성직자는 인간 구원뿐 아니라 건강하고 아름다운 사회를 이끄는 참스승이어야 한다.
기원전 624년, 현재의 네팔 지역 카필라 왕국에서 왕자로 태어난 싯다르타 고타마는 스물아홉의 젊은 나이에 생로병사의 윤회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왕위와 처자를 버리고 고행과 선정하여 완전한 깨달음을 얻어 부처(佛陀·깨우친 존재), 즉 석가모니(釋迦牟尼·Sakyamuni)가 되었다. 그 뒤 인도의 여러 지방을 편력하며 교화에 힘쓰다 쿠시나가라에서 80세 때 타계하였다. 우주의 진리를 크게 깨달은 석가는 그의 법락(法樂)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면서 많은 제자들이 생겨나 전도가 이루어지기 시작하였다. 그리하여 석가는 불교(佛敎)의 교주가 되었다.
이러한 석가모니의 탄신일이 음력 4월 초파일이다. 오는 5월 28일, 2천556번째의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여 다보성갤러리(회장 김종춘)는 일제강점기 이후 한국 근현대 불교사에 큰 획을 남긴 스님들과 화승(畵僧)들이 직접 제작한 미술품들을 한자리에 모아 선보인다. 서른 분의 스님들이 평소 수행의 일환으로 제작했던 묵서(墨書)와 선화(禪畵), 도자기, 사진 60여 점이 전시되는 것이다.
전시 작품 중에는 무소유의 삶을 실천했던 법정(法頂, 1932~2010) 스님의 묵서(墨書) <눈을 씻고 청산(靑山)을 보게>를 비롯하여 한국인 최초의 판사이자 초대 조계종 종정을 지냈던 효봉 학납(曉峰 學納, 1888~1996) 스님, 두 차례 노벨평화상 후보에 올랐던 일붕 서경보(一鵬 徐京保, 1914~1996) 스님, 독립운동가 출신으로 덕숭총림 방장을 지냈던 구하 천보(九河 天輔, 1872~1965) 스님, 한국 불교의 세계화에 앞장섰던 초대 조계총림 방장 구산 수련(九山 秀蓮) 스님 등의 묵서들, 그리고 조계종 원로회의 의원을 지냈던 동곡 일타(東谷 日陀, 1929~1999) 스님의 <달마도>를 비롯한 실상사 및 용주사 주지를 지낸 정현(正玄, 1941~) 스님 및 걸레스님으로 유명한 중광 농암(重光 籠菴, 1935~2002) 스님 등의 선화들이 주목된다.
이밖에 사진작가이자 시조시인인 성효(性曉, 1950~) 스님의 연꽃사진, 강화도 무애원 주지로서 장병들과 어린이 포교에 앞장서온 설봉 학몽(雪峰 鶴夢, 1941~) 스님과 <날마다 좋은날 되소서>의 작가인 정현 스님의 도자기들도 관심을 끈다.
이들 작품은 예배적(禮拜的)·교화적(敎化的) 기능을 지닌 종교미술(宗敎美術)이면서도 작가인 스님의 삶과 사상을 반영하고 있으며, 감상적(感傷的)·예술적(藝術的) 가치 또한 큰 특징을 갖고 있다. 이러한 작품들을 통해서 불교의 교리와 이념을 이해하고, 스님들의 청빈한 삶과 구도자적 정신을 만나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출품 작가
글씨 : 법정 스님, 경산 학월 스님, 경봉 정석 스님, 구하 천보 스님, 대의 스님, 구산 수연 스님, 효동 임환경 스님, 석주 스님, 송월 스님, 원담 진성 스님, 원응 스님, 월하 명근 스님, 추담 순 스님, 정관 경환 스님, 청담 순호 스님, 일붕 서경보 스님, 탄헉 택성 스님, 혜각 동천 스님,
그림 : 백운 스님, 수안 스님, 동곡 일타 스님, 정현 스님, 진공 스님, 중광 농암 스님
사진 : 성효 스님,
도자 : 설봉 스님, 정현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