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여행)1월에 가볼 만 한 곳, 마라도 일출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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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의 일출, 여행작가 유연태

모슬포항에서 방어회와 갈치조림으로 속을 든든히 채운 뒤 오후 배를 타고 마라도로 들어간다 . 대한민국 최남단의 섬 마라도에서 새해 해돋이의 감동을 느껴보기 위해서다 . 드디어 도착한 마라도선착장에서 가파른 계단에 오르자 태평양을 건너온 바람이 전신을 휘감는다 .

북위 33° 06 ′ 30 ″ , 동경 126° 16 ′ 30 ″ . 대한민국 최남단 마라도의 위치를 알려주는 숫자다 . 이 작은 섬에서 하룻밤 묵고 해돋이를 감상하려니 단잠을 이루지 못한다 . 태평양 건너 제주도로 불어대는 겨울바람 탓만은 아니다 .
밤새 뒤척이다 이른 새벽 눈을 뜬다 . 대한민국 최남단비로 갈까 , 아니면 마라도 등대공원으로 갈까 . 기념비적인 해돋이를 감상하기 위한 장소를 선정하기가 쉽지 않다 . 결국 두 곳에서 모두 일출을 보기로 작심한다 . 그보다 중요한 문제는 해를 볼 수 있느냐 , 없느냐다 . 숙소를 나서서 최남단비 방면으로 가는 동안 눈길은 줄곧 수평선으로 향한다 . 구름층이 두텁지 않다 . 이 계절에 천만다행이다 . 마라도 주민들 말이 겨울철에는 일기가 불순해서 해돋이를 볼 수 있는 날이 많지 않다는데 , 천운을 기대하며 최남단비로 가서 잠시 최남단 벤치에 앉아 해를 기다린다 .
수평선 위에 걸쳐진 구름층이 그리 두텁지 않다 . 예감이 좋다 . 이제나저제나 시간을 흘려보낸다 . 고깃배 몇 척이 장군바위 앞바다에 물살 꼬리를 남긴 채 본섬으로 달려간다 . 그 꼬리가 없어지기도 전에 , 마침내 한 해를 따스하게 비쳐줄 태양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 햇살은 장군바위에도 , 최남단비에도 , 삶의 무게에 지친 여행객들의 어깨 위에도 따스하게 내려앉는다 . 여행객들은 마라도의 일출을 눈으로 담으며 새삼스럽게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과 하루하루의 소중한 가치를 깨닫는다 .
잠시 후 등대공원으로 장소를 옮겨본다 . 주요 해로에서 뱃길을 안전하게 밝혀주는 세계 각국의 등대 모형과 오대양 육대주를 조각한 지구 모형이 아침 해를 받아 잠에서 깨어난다 . 최남단비 쪽에서 만나는 해돋이와 이곳에서 감상하는 해돋이의 느낌이 조금 다르다 . 등대공원에서는 해양 대국으로 성장할 우리나라의 미래를 그려본다 . 생전 처음 만나보는 마라도 해돋이 . 개개인의 국내 여행 기록에 그것은 매우 중요한 분수령이 되는 체험이다 .
마라도 장군바위와 최남단 표지석, 여행작가 유연태

이제 오후 배를 이용해서 마라도를 떠나기 전에 마라도 구석구석을 여행하는 일만 남았다 . 마라도는 해안선의 길이가 4.2km, 동서 길이 500m, 남북 길이 1.3km, 면적이 0.3 ㎢ ( 약 10 만 평 ) 에 불과하다 . 섬을 한 바퀴 도는 데는 천천히 걸어도 한 시간 남짓이면 충분하다 .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항공모함을 닮은 듯하고 , 맛있는 고구마도 닮았다 . 모슬포항에서 마라도까지는 11km 거리이며 ,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 423 호로 지정되었다 . 하나밖에 없는 등대와 학교 등 마라도에서는 풀 한 포기 , 뒹구는 돌멩이 하나에도 특별한 의미가 깃들어 있다 .

마라도의 낚시꾼

대한민국 최남단비는 마라도의 상징물 1 호다 . 내륙의 기념비들이 밝은 화강암으로 제작된 것과 달리 , 최남단비는 검은 제주도 화산암으로 만들어졌다 . 앞으로는 해안가에 장군바위가 솟았고 , 뒤로는 여행객을 위해 벤치가 여러 개 놓였다 . 여행객들은 최남단비나 한라산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촬영한다 .

1915 년 무인 등대로 불을 밝히기 시작한 마라도등대는 1955 년 유인 등대로 거듭났고 , 1987 년 새로이 지어졌다 . 등대 발치에는 세계 유수의 등대 모형이 설치되었다 . 등대마다 자신들의 역사를 소곤소곤 들려주어 등대공원 산책은 마라도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 마라도등대는 섬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어 확 트인 바다는 물론 바다 너머 한라산과 산방산 , 송악산이 손에 잡힐 듯 다가온다 .

마라도등대에서 자리덕선착장을 향해 걷다 보면 애기업개당이라고도 불리는 할망당이 나온다 . 아득히 먼 옛날 모슬포에 살던 이씨 부인이 여자아이의 울음소리에 이끌려 숲 속으로 들어가니 , 부모에게 버림받은 여자아이가 울고 있었다 . 부인은 그 아이를 수양딸로 삼았다 . 세월이 흘러 부인에게서 아기가 태어났고 , 그녀는 새로 태어난 아이를 돌보는 애기업개가 되었다 . 어느 해 봄 , 그녀는 씨뿌리기 하려고 마라도에 들렀다가 거친 파도를 다스리는 제물이 되고 만다 . 그 후로 마라도를 찾은 어부들은 그녀의 혼을 달래기 위해 이 할망당에서 극진히 제를 지낸다고 한다 .

산방산이 보이는 마라도 해안

마라도에는 전설이 하나 더 있다 . 마라도에 나무 그늘이 없어진 사연이다 . 옛날 이 섬에 살던 사람이 달밤에 퉁소를 부는데 어디선가 뱀이 나타났다고 한다 . 그 사람은 뱀이 두려워 불을 질렀다 . 이렇게 불탄 마라도에는 나무가 없어지고 그늘도 사라졌으며 , 그 탓에 물도 부족해졌다고 한다 . 마라도 주민들은 빗물을 받아 용수로 사용하는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

마라도의 신비스러운 해돋이를 가슴에 담고 모슬포항으로 뱃길 , 여객선이 출렁거리며 파도타기를 시작한다 . 이곳은 해저 200m 이상인 심해라서 요동이 심하다 . 기암절벽과 해식동굴의 절경이 조금씩 멀어지자 서서히 뱃멀미가 난다 . 그때 선원이 한 마디 위로를 던진다 .
“ 마라도에 들어올 때면 몰라도 나갈 때는 절대 멀미를 안 합니다 . 마라도 애기업개할망이 보살펴주니까요 .”

〈 당일 여행 코스 〉
․ 모슬포항 → 마라도 → 송악산 → 사계리 해안도로 → 화순금모래해변
․ 모슬포항 → 마라도 → 알뜨르비행장 → 대정향교 → 서귀포 김정희 유배지

〈 1 박 2 일 여행 코스 〉
첫째 날 / 제주국제공항 → 서귀포 김정희 유배지 → 모슬포항 → 마라도 입도 , 해넘이 촬영 → 마라도에서 숙박
둘째 날 / 해돋이 촬영 , 마라도 일주 산책 → 모슬포항 → 송악산 → 중문단지 → 서귀포 시내

여행 정보 〉

○ 문의 전화
– 서귀포시청 관광진흥과 064)760-2653
– 서귀포시 대정읍사무소 064)760-4081
– 삼영해운 064)794-5490, 3500
– 감귤박물관 064)767-3010
– 다빈치뮤지엄 064)794-5115
– 제주유리박물관 064)792-6262

○ 대중교통 정보
제주시 ∼ 하모리 ( 모슬포항 ) : 제주종합터미널에서 평화로 버스 이용
서귀포시 ∼ 하모리 ( 모슬포항 ) : 서귀포터미널에서 평화로 버스 이용
* 문의 제주종합터미널 064-753-1153,
서귀포시외버스터미널 064-739-4645

○ 자가운전 정보
․ 제주국제공항 → 1135 번 지방도 → 동광오거리 → 추사관 입구 → 1132 번 지방도 → 모슬포항
․ 서귀포시 서귀동 → 서귀포월드컵경기장 입구 → 1132 번 지방도 → 추사관 입구 → 모슬포항

○ 숙박 정보
– 호텔 펠리스텔콘 : 서귀포시 서문로 41 번길 , 064)749-2008,
– 베니키아제주크리스탈호텔 : 서귀포시 중정로 , 064)732-8311,
– 호텔 하나 : 서귀포시 중문관광로 72 번길 , 064)738-7001,
– 라임오렌지빌 : 서귀포시 칠십리로 , 064)767-3888,
– 예이츠산장 : 서귀포시 남원읍 516 로 , 064)767-3746
– 마라도게스트하우스 : 대정읍 마라로 , 064)792-7179,
– 마라도펜션 : 대정읍 마라로 , 064)792-7272
– 별장민박 : 대정읍 마라로 , 064)792-3322
– 최남단민박 : 대정읍 마라로 , 064)794-5507

○ 식당 정보
– 부두식당 : 방어회 ․ 갈치조림 , 대정읍 하모항구로 , 064)794-1223
– 성원식당 : 해물탕 , 대정읍 형제해안로 , 064)794-0085
– 남경미락 : 활어회 , 안덕면 사계남로 , 064)794-0055
– 안거리밖거리 : 정식 , 서귀포시 솔동산로 , 064)763-2552
– 마라도원조짜장면 : 짜장면 , 대정읍 마라로 , 064)792-8506

○ 축제와 행사 정보
– 성산일출축제 : 12 월 31 일 ~1 월 1 일 , 성산일출봉 ,
– 서귀포겨울바다펭귄수영대회 : 1 월 초 , 중문 색달해변 ,

○ 주변 볼거리
모슬포 토요시장 , 송악산 , 가파도 , 서귀포 김정희 유배지 , 대정향교 , 사계리 해안도로 , 알뜨르비행장 , 섯알오름 , 하멜기념비 , 용머리해안 , 감귤박물관 , 다빈치뮤지엄 , 제주유리박물관 , 외돌개 , 갯깍주상절리대 , 서귀포자연휴양림
글 사진 여행작가 유연태 한국관광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