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여행판매점, 적자에 시름

– 1 억원 상품 팔아야 월 600 만원 수익
-10 곳 중 2~3 곳 불과 … 나머지는 운영난
-‘ 엎친데 덮친격 ’ 대리점 차별도 여전

(미디어원=정성호 기자) 여행사 전판점 ( 전문판매대리점 ) 만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업체가 30% 에 미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
이 외에는 전판점 매출로 회사 운영에 필요한 부대비용만 충당하는 수준으로 , 자체 수익 확보에 매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

브랜드 파워에 따른 차이는 있으나 본사로부터 상품 판매 대가로 받는 금액이 월 600 만 원 이상인 전판점은 평균 30% 이하인 것으로 조사됐다 .

본사는 전판점의 수탁고 ( 전체 상품 판매 금액을 일컫는 말 . 유류할증료 및 텍스 포함된 가격 ) 에서 유류할증료 및 텍스 15% 정도를 제한 금액을 기반으로 커미션을 제공하는데 , 월 수탁고 1 억 원을 기록한 전판점이 본사로부터 받는 금액은 약 595 만원으로 책정된다 .

여행사 및 상품의 등급별로 다르지만 통상 일반 패키지 상품은 7~9% 를 커미션으로 지급 ( 특가 상품은 5% 정도 ) 한다 .

하지만 과열 경쟁으로 인해 대리점이 자체적으로 1~2% 가격을 할인해 판매하기 때문에 실제 전판점이 체감하는 커미션은 5~7% 사이다 . (10% 이상 오버컴 제공하는 럭셔리 상품 , 전세기 상품 등 제외 )

이에 한 전판점이 패키지 상품을 한 달에 1 억 원 판매했을 때 순 판매액은 유류할증료 및 텍스 15% 가 제외된 8500 만원이며 , 이 금액에 커미션 7% 가 지급된다고 가정하면 약 595 만원이 전판점의 수익이 된다 .

이는 일반 패키지 상품 판매 기준으로 , 대부분 특가 상품이 일 년 판매의 30~40% 정도를 차지하기 때문에 실제 수익은 이보다 적을 가능성이 높다 .

때문에 직원이 2 명일 경우의 인건비 400 만원 , 사무실 임대료 및 기타 부대비용 200 만원을 합산한 총 600 만원의 고정 지출을 제외하면 전판점 운영으로 얻는 수익은 제로가 된다 .

따라서 순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최소 월 1 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해야만 한다 .

하지만 수탁고가 월 1 억 원을 호가하는 곳은 20~30% 뿐으로 , 나머지 50% 이상의 업체들이 평균 월 300~400 만원 정도의 전판점 수익을 , 그 이하 하위권 전판점은 200 만원 혹은 이에 못 미치는 수익을 내고 있다 .

수탁고가 월 1 억 원에 미치지 않는 전판점 대표는 “ 전판점 운영으로 월 300 만원 대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 100 만원은 임대료 , 나머지로 직원 월급을 지급하면 전판점 수익 전부가 부대경비 충당에 사용된다 ” 며 , “ 자체 키워드 광고 등 추가 비용 지출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전판점 판매만으로 수익을 내는 것은 한계 ” 라고 말했다 .

대리점 간 경쟁이 치열해진 데다가 특가 상품의 난립과 소비자의 정보력 강화로 인해 전판점 수익구조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

여행사 본사는 특가 , 일반 상품 , 럭셔리 , 초럭셔리 등 자체 기준에 따라 구분한 등급별 상품을 공급하고 있는데 , 상품 가격에 따라 5%, 7%, 9~10%, 10% 이상 ( 전세기 상품 , 테마 상품 , 초럭셔리 등 ) 의 판매 커미션을 제공하고 있다 .

하지만 9% 이상의 고 커미션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의 종류나 개수는 한정적이다 .

다수는 직판 여행사에 대항해 특가 상품을 공급 , 전체 상품 중 30~40% 정도가 특가 상품으로 구성된다 . 결국 대리점들은 7% 이상 커미션을 받기 힘든 상황이다 .

한 전판점 대표는 “ 거의 절반이 특가 상품이기 때문에 커미션은 5~6% 로 고착화됐다고 여겨도 된다 . 이마저도 대리점 간 경쟁 심화로 각사가 1~2% 정도 커미션 손해를 감안하고 소비자에게 판매하다보니 점점 수익구조가 열악해지는 것 ” 이라고 토로했다 .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소비자들의 정보력이 강화되며 수익 챙기기는 더욱 녹록치 않은 상태다 .

일부 방문 고객이 근방의 대리점들과 가격비교를 하는 통에 골머리를 썩고 있는 것 .

전판점 직원은 “ 소비자들이 ‘ 여행사 대리점 ’ 이라는 개념을 파악하게 되면서 직판 여행사 가격과 비교하는 것에서 나아가 주변의 대리점 여러 곳에 들른 뒤 ‘A 대리점은 이만큼 수수료를 떼고 판매한다는데 어느 정도 할인을 해줄 수 있느냐 ’ 고 묻는 경우도 있다 ” 며 3% 커미션도 챙기기 어려운 시장 상황을 언급했다 .

전판점 업무만으로 수익을 내는데 한계가 있다 보니 월 수탁고가 1 억 원을 넘지 않는 다수의 전판점들은 , 여행사 운영을 위해 다른 업무를 병행해야만 하는 실정이다 .

월 수탁고가 2 억 원 정도면 고정 비용을 제외해도 대표의 월 수익이 500~600 만원은 확보되기 때문에 패키지 상품 판매에 주력해도 되지만 , 이외는 일명 ‘ 세컨 ’ 업무라 불리는 별도의 수익원에 매달려야하는 상태다 .

게다가 기하급수적으로 대리점이 증가하며 , 지역별 빈부격차 역시 심화되다보니 전판점들은 다각도의 수익원을 찾아 자체 수익 창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

부수 업무를 진행 중인 전판점 대표는 “ 간판을 달기 전부터 진행해온 고정 인센티브 , 계절 수익이 회사의 주 매출이다 . 이를 통상적으로 세컨 업무라 하는데 본사에서도 전판점 업무 외에 직접 상품을 판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문제 삼지 않는다 ” 고 전했다 .

실제로 다수의 전판점이 ‘ 고객과 대면 판매 ’ 라는 장점을 살려 직거래를 진행해 수익을 남기고 있다 .

패키지 상품 판매 외에 인센티브 행사 , 허니문 , 골프 상품 등의 직판을 비롯해 항공권 판매 및 랜드 업무까지 손을 뻗고 있다 .

특히 최근에는 현지 직 수배를 진행하는 랜드 업무를 병행하는 전판점이 증가하는 추세다 .

한편 전판점의 영업상황이 점차 어려워지며 ‘ 대리점 차별 대우 ’ 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

5 년 전만해도 횡행하던 벌금제 ( 목표 실적 미달성 시 본사에 월 20 만원 가량을 벌금 형식으로 지불했던 과거의 폐해 ) 는 근절됐지만 , 대리점 차별로 인한 피해는 여전하다 .

여행사 대표전화로 행사 문의가 올 경우 , 해당 지역 대리점으로 연결해 순차적으로 행사를 배분해야하지만 , 구역별 담당 직원이 개인적인 친분이 있거나 실적이 높은 업체에 우선적으로 알짜배기 행사를 넘기는 등 권력을 남용하는 사태가 여전히 암암리에 발생하고 있다 .

근방 대리점간 실적 격차가 커지는 요인으로 각사의 영업력이나 운영연차 등이 우선 거론되지만 , 불합리한 ‘ 대리점 몰아주기 ’ 는 빈부격차를 더욱 부추기는 악습으로 꼽힌다 .

전년 대비 매출이 20% 감소했다는 지방 거점의 전판점 대표는 , “ 시장이 안정화된 수도권과 달리 지방은 세월호 사태 이후 인센티브 및 학단 수요가 급감한 이후 회복이 굉장히 더디다 . 이에 본사의 커미션에만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다 . 이러한 어려움은 외면한 채 권한을 내세워 차별을 일삼으니 전판점을 계속 유지해야하는 지 고민 ” 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