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파루로 가는 길이다. 인천에서 오전 11시 반에 출발, 독일 문헨을 거쳐 총 17시간 후인 현지시각 밤 9시 반에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택시로 호텔에 도착 체크인을 하니 밤 11시 50분인가? 아침 일찍 호텔을 나와 기차로 내륙을 타고 남쪽으로 약 300km를 내달려 항구도시인 파루(Faro)에 도착했다.
3시간 10분 걸리고 편도 요금은 20~30 €, 1등 칸 4만 원, 내가 탄 2등 칸 3만 원정도다. 비행기는 공항 대기시간 등 3시간 가까이 걸리는데 가격은 3배 이상 비싸다. 파루 가는 길은 버스도 있다. 리스본 엔뜨레깜뽀스(Entrecampos)에서 4시간마다 출발해 11 정거장 지나면 파루에 도착하는데 비슷한 요금에 6시간 가까이 걸린다.
남한과 땅덩어리가 비슷한 인구 1000만여명의 포르투갈은 우리에게 생각보다 가깝다. 16세기 포르투갈어 Pão(팡)에서 유래한 일본어 パン(팡) 이 우리가 현재 즐겨 먹는 ‘빵’의 어원이다. 음료 광고로 익숙한 ‘따봉( Tá bom )’. 원래는 에스따봉(‘Está bom)’이다. 브라질에선 ‘에스’ 발음을 생략해 따봉이라고 한다. 따봉! 사실 감탄사라기보다 ‘그래’, ‘됐다’ 의미다. 어쨌든 이 단어들도 포르투갈어로 우리 생활에 익숙히 들어와 있다 .
포르투갈 최남단, 대서양에 맞닿아 있는 알가르브 (Algarve)는 유럽에서도 인기 많은 해양관광 휴양지 중 한 곳이다. 지중해성의 온화한 기후와 저렴한 물가, 대서양의 경치 좋은 해안, 쾌적한 공기 등 매년 약 7백만 명 이상의 국내외 관광객이 몰려드는 곳이다. 알가르브 지역의 대표 도시로는 파루(Faro), 라구스(Lagos) , 알부페이라(Albufeira), 룰레(Loule), 포티마옹(Portimao), 그리고 사그레스(Sagres) 등이 있다.
그중 Faro, 포르투갈어로는 ‘파루’는 인구 약 6만4천여 명이 생활하는 포르투갈 남부 끝자락 해안 도시로 알가르브 주도다. 알가르브는 아랍어로 ‘서쪽’이란 뜻이며 8세기 초부터 약 500여 년간 이슬람의 통치를 받아 무어인 유산이 많다. 지난 300여 년간 거의 안 변한 서부 알가르브의 실베스(Silves)는 첫인상이 예쁘고 역사적인 포르투갈의 대표적 도시 중 하나다.
서기 700년~1,200년 무굴제국 시대에 중요한 항구이자 행정 중심 수도였다. 찬란했던 과거 유물 중 도시와 중심광장을 둘러싸고 있는 거대한 붉은 벽돌 성채가 인상적이다. 빠르게 개발되고 변화하는 현대에서도 실베스는 여유 있고 독자적으로 자신만의 색깔을 빛내고 있다.
아기자기한 실베스는 여러 주요 관광명소들을 하루에 충분히 다 돌아볼 수 있다. 복잡한 알가르브에서 벗어나 살베스 외곽 언덕에서 내려보는 시내 전경이 인상적이다. 전원풍경과 맑게 흐르는 강물이 붉은 벽돌 성채와 조화를 이룬다. 룰레( Loulé ) 는 살베스와 또 다른 곳이다. 룰레는 더 크고 더 많은 상점과 관광객들이 있다. 그러나, 살베스는 더 역사적이고 인상적이며 조용해 편안히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파루 중심가를 둘러싼 무어 점령 시기 성벽, 구도시 중심인 쎄 상당(Sé Cathedral)과 시계탑, 리아 포모사 자연 공원(Ria Formosa Natural Park) 등을 잊지말자. 시청사와 고고학 박물관(Museu Arqueológico)과 성채 등도 좋다. 독특한 장식이 있는 도로는 구 도시의 아르코 다 빌라에서 시작해 항구와 시 광장인 자딤 마누엘 비바르(Jardim Manuel Bívar)까지 이어진다.
리아 포모사 자연공원은 철새무리와 야생동물들의 안식처인 바다 석호와 개펄이 보존되고 있다. 리아 포모사 보트 관광프로그램은 여러 여행사에서 다양한 시간대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25(약 3만 원) 짜리 2시간 반 가이드 투어는 국립공원을 한 바퀴 돌고 모래 섬 두 곳( Ilha Deserta ) 에 내려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여름에도 바닷물이 꽤 차다.
아름다운 아줄레주 벽화가 있는 이그레자 도 까르모(Igreja do Carmo)와 가슴을 서늘하게 만드는 봉안당 사원(Capela dos Ossos)은 꼭 가보자. 원래 봉안당 사원은 포르투갈에 여러 곳이 있다. 오래전부터 만들어졌고 하느님의 영광과 또 다른 삶을 표현했다고 말은 하는데 실제는 도시의 묘지 공간이 부족해지자 연고 없는 유골을 파내 성당 지하에 모아 차곡차곡 쌓아놓은 것이다. 납골은 일제의 잔재에서 온 말로 우리는 ‘봉안’이라 표현하고 사용하자.
에스또이는 조그만 촌락이지만 에스또이 궁전(Palácio de Estoi)과 밀릐 로만(Milreu Roman) 유적이 있다. 궁전은 19세기 로코코 양식이 가장 잘 표현된 알가르브의 자랑거리 중 하나다. 궁전바닥을 장식한 청색과 흰색으로 채색된 아줄레주 타일을 가만히 내려다보면 진짜 예술 그 자체다.
파루에는 여러 해변이 있지만, 그 중에도 파로 섬(Ilha de Faro) 쪽으로 5km 이어진 프라이다 데 파루(Praia de Faro) 해변을 추천한다. 파로 섬 중심가 조그만 촌락에 술집, 카페, 식당과 호텔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여름 한 철 제일 북적거리며 해변과도 아주 가깝다.
빌리모라( Vilamoura ) 는 약 6백만 평으로 구성된 유럽에서 가장 큰 관광단지 중 하나로 삼각형 해변 리조트 지역 알가르브 황금 삼각지대(Algarve’s Golden Triangle)로 불린다. 2000년 국제 크로스 컨추리 대회(2000 IAAF World Cross Country Championships)가 열렸었다. 포르티마오 서킷으로 알려진 알가르브 국제 서킷( Autódromo Internacional do Algarve )은 자동차 경기장으로 카트 경주, 테크놀로 지 공원, 5 급성 호텔, 스포츠 단지와 주거단지 등이 같이 있고 공항에서 가깝다.
포르투갈에서 2번째로 큰 도시인 뽀루뚜(Porto)를 점령한 영국이 참나무통에든 10~50년 된 포르투갈의 와인을 도루강에 흘려보내며 영국까지 운반하는 동안 온도 때문에 와인이 식초처럼 변해버리자 와인에 순도 75%의 알코올을 첨가해 발효를 중지시켜 만든 게 달콤하고 맛이 좋은 세계적인 포르투갈 대표 술인 포트(Port) 와인이다.
포르투갈의 대중적인 요리는 ‘바깔랴우 아 브라스(Bacalhau a Bras)’이다. 소금에 절인 대구 살, 감자, 양파, 달걀 등이 들어간 부드럽고 담백한 맛이다. ‘ 치퀴노스 아 알가르비아 ( Choquinhos à Algarvia )’ 는 알가르브 지방의 대표적인 전통요리다 . 초꼬스(Chocos)라는 조그만 낙지, 오징어를 향신료와 같이 가볍게 양념해 감자랑 기름에 볶은 요리로 ‘팡’과 같이 먹는다. 포트 와인은 포르투갈 전통요리와 같이해야 빛난다 .
포르투갈의 대중교통수단은 저렴하다. 그러나 주말 같은 경우 버스 노선은 축소도기 때문에 항상 시간표를 확인하자. 알가르브 내 호텔은 호스텔부터 고급 리조트까지 약 200여 곳이 넘는다. 약 15만 원/박 정도면 깨끗하고 좋다 . 바가지 씌우는 택시도 없다 .
글 사진: 정인태 기자/미디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