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원=정인태 기자) 문예출판사가 하버드대 명예교수이자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20 세기 10 대 신학자인 하비 콕스가 프란치스코 교황이 발표한 < 복음의 기쁨 Evangelii Gaudium>(2013 년 11 월 ) 이라는 문서에 영감을 받아 저술한 ‘ 신이 된 시장 : 시장은 어떻게 신적인 존재가 되었나 (The Market as God)’ 를 출간했다 .
하비 콕스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불평등과 같은 자본주의의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는 것을 넘어 시장이 ‘ 신격화 ’ 되었다고 표현한 것에 주목한다 . 교황이 ‘ 하느님 ’ 이외의 존재에게 종교적인 언어를 구사한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는 것이다 .
하비 콕스는 교황의 말에 시장이 ‘ 유사종교 ’ 이자 , ‘ 그릇된 우상 ’ 이 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미와 이제는 자본주의의 문제에 대한 도덕적인 반성이나 분노로는 시장의 종교화를 막기 어렵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고 말한다 . 즉 시장을 탈신격화시키고 인간의 하인으로 위치시키기 위해선 인간의 회복과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
하비 콕스는 회복의 필요성을 증명하기 위해 종교사와 경제사 , 신학과 경제학을 넘나들며 시장의 종교화 그리고 종교의 세속화에 관한 민낯을 드러낸다 .
여의도 순복음교회 같은 세계의 초대형 교회들이 거대 기업처럼 ‘ 몸집을 키우지 않으면 죽는다 ’ 는 월 스트리트의 주문을 받아들인 점 , 부패한 교회가 면죄부 판매를 팔아 부를 축적하듯 시장이 무절제를 권유해 부를 축적하는 점 , 기업이 종교의 축일을 모방하여 마케팅하는 점 등 시장과 종교의 유사성을 밝히며 시장의 신격화 그리고 종교의 세속화 과정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
하느님이 우리의 모든 소원을 아신다는 성경의 말처럼 오늘날의 시장은 우리 마음속 가장 깊숙한 비밀과 은밀한 욕망을 안다 . 이제 인간에게 죄의식을 심어주는 것은 전통적인 종교의 신이 아니라 무정한 얼굴을 한 ‘ 시장 ( 市場 )’ 이다 .
하비 콕스의 ‘ 신이 된 시장 ’ 은 종교와 시장에 관한 비평서이지만 사회의 주인이 된 ‘ 시장 ’ 을 벗어나 인간의 진정한 역할을 찾길 기대하는 이에게는 훌륭한 안내서가 될 수 있는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