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안에 약 체결, 세계 10위권 기업 도약
두산그룹, 자구안 이행하며 구조조정 마무리
현대중공업그룹이 건설기계 국내 1위 두산인프라코어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10일, 두산그룹은 현대중공업-KDB인베스트먼트(KDBI)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이를 보고했다. 두산그룹과 현대중공업 컨소시엄은 추가 협상을 거쳐 올해 안에 본 계약을 체결하고 거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지난달 24일,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는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07%를 매각하는 본 입찰을 진행했다. 당시 본 입찰에는 현대중공업 컨소시엄과 유진그룹이 참여했다.
당초 유력 인수후보로 꼽혔던 GS건설은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 우발 채무 리스크 등을 이유로 응찰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자금력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아온 MBK파트너스도 불확실성을 이유로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본 입찰에서 현대중공업 컨소시엄과 유진기업은 각각 7000억원대의 가격을 제시하며 경쟁했지만, 현대중공업 컨소시엄측이 자금조달 여력과 인수 후 시너지 등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으면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면서 두산그룹의 사업 구조조정도 마무리됐다. 두산그룹은 이번 매각으로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게 약속했던 자구안을 계획대로 이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4월,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3조6000억 원의 자금을 지원받으면서 올해 안에 자산매각 등을 통해 3조 원 이상을 확보하고 1조 원 이상의 차입금을 상환하겠다는 자구안을 내놓은 바 있다.
건설기계 국내 1위인 두산인프라코어 인수가 계획대로 성사될 경우, 현대중공업그룹은 기존의 현대건설기계와 두산인프라코어를 중심으로 글로벌 10위권의 건설기계 기업으로 도약할 것으로 보인다.
건설기계 업계는 현대건설기계가 국내·외 시장에서 점유율이 더 높은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하면서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건설기계 사업, 엔진 사업을 보유하고 있어 엔진 사업이 없는 현대건설기계로서는 굴삭기 엔진 등에서 취약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독점 논란 등의 과제가 남아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독점규제·공정거래 법률’에 따라 시장점유율 50%를 넘으면 독점으로 보고 원칙적으로 독점을 유발하는 기업 결합은 허용하지 않는다. 현대중공업이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완료하면 국내 건설기계 시장에서 점유율 50%를 넘어선다.
현대중공업측은 “건설장비는 수입에 제한이 없어 가격 결정권이 수요자에게 있는 업종”이라며 “기업결합 심사에 문제가 없을 것”이고 말했다. 이어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된 만큼 본계약 체결까지 성실하게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