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말모이가 화제다.
말모이는 사전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며 주시경 등이 1910년 무렵에 조선 광문회에서 편찬을 시작했으나 편찬자들의 사망, 망명 등으로 출판되지 못한 우리나라 최초의 국어사전 원고를 일컫는다.
현전하는 ‘말모이’는 표제가 ㅁㅏㄹㅁㅗㅇㅣ로 가로 풀어쓰기로 되어 있으며, ‘알기’·‘본문(本文)’·‘찾기’·‘자획(字劃)찾기’로 짜여져 있다. 청색 원고지에 붓으로 쓴 이 원고본은 판심서명이 ‘말모이’로 되어 있고, 240자의 원고지로 모두 153면이다.
영화 1월 9일 개봉하며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 ‘말모이”에 나오는 조선어학회 대표 류정환(윤계상 분)은 의령군 지정면 두곡리 출신의 고루 이극로(1893~1978)박사이다.
지정면 두곡리에 생가가 남아 있으며 작곡가 이호섭씨와 같은 마을이다.
마을 초입에 들어서면 고루선생과 이호섭씨의 얼굴이 벽화로 그러져 있다.
의령은 임진왜란시 전국최초로 의병을 일으킨 망우당 곽재우홍의장군, 일제강점기 임시정부의 독립자금을 조달하신 백산 안희제선생, 초대 문교부장관을 지내신 한뫼 안호상박사, 조선어학회의 재정지원을 담당한 남저 이우식 선생을 비롯한 수많은 분들이 태어 난 고장이다.
이극로박사는 경상남도 의령 출신. 호는 고루. 1920년 중국 상해 동제대학(同濟大學) 예과를 마치고 1927년 독일 베를린대학 철학부를 졸업하였다.
1929년 『조선어사전』(뒷날 조선어학회의 조선말큰사전)편찬 집행위원, 1930년 한글맞춤법 제정위원, 1935년 조선어 표준어 사정위원, 1936년 조선어사전 편찬 전임위원 및 조선어학회 간사장을 지냈다.
1942년 10월 1일 ‘조선어학회사건’으로 검거되어 징역 6년을 선고받고 함흥형무소에서 복역하다가, 1945년 광복을 맞아 풀려났다. 1946년 건민회(建民會) 위원장을 지냈고, 1948년 4월 ‘남북 제정당·사회단체 연석회의’ 참석차 평양에 갔다가 잔류하여 북한 국어학의 토대를 닦았다.
그러나 근대 민족운동사와 한글 연구에서 이극로에 대한 조명은 부족한 실정이었다. 월북학자라는 선입견이 첫째, 체계적으로 정리된 자료집이 전무한 것이 둘째 이유다.
한편, 1966년 이후 본격화한 북한의 언어규범화운동인 ‘문화어운동 사업’을 주관하였으며, 논문으로 「조선어조 연구」 등을 남겼다. 주요논저로 「조선어 임자씨의 토」(1935)·「조선어 단어성립의 분계선」(1936)·「짓말에 대하여」(1937) 등과 『실험도해 조선어음성학』(1947)·『고투 40년』 (1947) 등이 있다.
<조선말 큰사전=”큰사전”> 편찬은 조선어학회와 그 대표 이극로 선생이 조선 민족에게 준 선물이었다. 영화 ‘말모이’는 말모이 편찬을 통해 우리 말과 한글을 지키고 보존하는 일이야말로 독립의 준비물이고, 독립운동이었음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준다.
마지막으로 꿀팁 하나. 영화 ‘말모이’에 조선어학회 대표 류정환의 아버지 류완택은 친일을 일삼고 있는 경성제일중학교 이사장으로 나오고 있다.
극적인 역할 설정이다. 하지만 조선어학회 대표였던 이극로 선생의 부친은 이근주(1849∼1923) 선생으로, 경남 의령의 평범한 농민이었다. 마을에서 의원 일을 했다. 그게 전부다.
(참고로 생가는 2011년에. 찍은 사진임. 현재는 지붕을 개량한 상태)
글: 제광모/의령군청 홍보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