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시원한 반전, 번지점프를 하다

<퀸스타운-카와라우다리 번지점프>

번지점프는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 꼭 도전해 봐야겠다고 생각하는 꿈의 도전이다 . 일종의 ‘ 로망 ’ 그 언저리에 있는 . 그러나 꿈과 로망은 현실이 아니다 .

번지점프를 현실로 만들 수 있는 것은 오직 도전 뿐 ! 도전하는 사람만이 그 짜릿한 쾌감을 만끽할 수 있다 . 망설인다면 어느 것에도 다가갈 수 없다 . 번지점프가 주는 완벽한 자유의 순간을 위해 , 지금 바로 지상 최대의 도전을 시작하자 . 5, 4, 3, 2, 1 번지 !

뉴질랜드 키위들의 모험심을 말하다

뉴질랜드의 사업가 AJ 해켓과 그의 절친한 동료 헨리 밴 아쉬는 고대 바투아투 종교의식과 익스트림한 스포츠를 즐기는 옥스포드 대학 내에 ‘ 위험한 스포츠 클럽 ’ 에서 영감을 받아 번지 점프의 실용화 작업에 착수했다 . 그리고 오클랜드 대학교 학생들의 도움을 받아 뛰어 내릴 때 받쳐주는 초강력 밧줄을 개발하기에 이른다 . AJ 해켓은 에펠 타워에서 처음 게릴라 성 번지를 시도하여 프랑스 경찰들과 전 세계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

1988 년 11 월 12 일 남섬의 퀸스타운 카와라우 다리에서 세계 최초의 역사적인 번지 점프 사업이 시작되었다 . 이 기가 막힌 출발이 뉴질랜드 어드벤처 관광의 시작을 알리는 효시가 되었음은 물론 뉴질랜드 키위의 독창력을 대표하는 전형적인 예로 꼽힌다 .

뉴질랜드의 퀸스타운은 전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수천 명의 스릴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 2008 년에 20 주년을 맞이하기도 했다 . 지금까지 뉴질랜드의 카와라우 다리에서만 약 50 만 명의 사람들이 번지 점프를 했고 AJ 해켓 번지사가 운영하는 퀸스타운 전체 번지 장소에서는 2 백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번지점프에 도전했다 .

AJ 해켓은 그 이후 여러 번지 시리즈를 내놓았다 . 퀸스타운의 전경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퀴스타운 곤돌라 꼭대기에서 뛰어내리는 ‘ 레어 어번 번지 ’ 와 눈앞에서 끊어지는 줄이 공포 그 자체인 ‘ 레지 스카이 스윙 ’, 그리고 센트럴 오타고 중심부에 위치하면서 가장 최근에 오픈한 높이 120m, 시속 125km 의 스윙이 아찔한 ‘ 네비스 아르크 ’ 까지 .

이 같은 뉴질랜드 키위의 모험정신은 해외로 전파 된지 오래다 . 호주 케언즈 , 발리 , 프랑스 노르망디 , 독일 , 쿠알라룸프르 , 세계에서 가장 높은 번지 점프대인 마카오 타워 (233m) 에 이르기까지 , 세계인들은 지루한 일상 속에서 짜릿한 반전을 계속해서 시도하고 있다 .

AJ 해켓의 공동 창업자 헨리 반 애쉬는 첫 날의 기억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

“ 우리가 번지를 시작한다는 소리를 듣고 마을의 많은 사람들이 벌떼처럼 몰려왔다 . 오후 1 시쯤 되자 그럴싸한 점프대가 갖춰지고 사람들은 뛰어 내릴 준비를 마쳤다 . 수백 명의 사람들이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 그날 43m 의 높이에서 28 명의 사람들이 뛰어내렸다 .”

<퀸스타운-카와라우다리 번지>

숨이 멎는 자유낙하 8 초의 시간

그렇다면 세계 최고의 높이의 번지점프도 번지의 본고장 뉴질랜드에 있을까 ? 정답은 ‘ 아니다 ’. 세계 최고 높이의 번지 점프대는 233m 의 마카오 타워 번지점프대다 . 얼마 전 국내 인기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소개되어 더욱 유명해 진 곳이다 . 베네시안 마카오 호텔에서 택시를 타고 약 10 분정도 가면 마카오 타워에 도착할 수 있다 .

마카오 타워는 멀리서 보는 것 보다 가까이서 보는 것이 훨씬 더 높고 어마어마해 보인다 . 이곳에서 번지점프를 도전하려면 우선 타워 입구에서 표를 끊고 올라가야 한다 . 번지점프를 신청하면 전망대까지는 무료로 올라갈 수 있다 .

번지점프를 한번 하는데 드는 비용은 1,288 홍콩 달러 . 한국 돈으로 대략 18 만원이니 세계 최고의 번지 점프대라는 명성답게 비싼 편이다 . 그러나 마카오 타워에는 번지점프뿐만 아니라 전망대 주변을 아슬아슬하게 도는 스카이워크 , 타워의 외벽을 사다리를 이용해 오르는 마스트 클라임 등 여러 가지 액티비티들이 있다 . 또 전망대의 한쪽 벽면에는 세계 각지의 유명한 타워들의 높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그림들도 구경할 수 있다 .

마카오타워에서 한 사람이 뛰어내리는데 필요한 시간은 대략 15 분 정도다 . 보통 안전장비 착용 시에 몸통이나 다리 중 한곳에만 착용하지만 , 마카오 타워가 워낙 높다보니 두 곳다 안전장비를 착용한다 . 번지점프를 할 때는 안전사고 때문에 어떤 휴대품도 소지할 수 없다 .

심지어 주머니 속 동전까지 탈탈 턴다 . 높이가 워낙 높다보니 자유낙하만 8 초가 걸린다 .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숨이 멈출 것 같은 자유낙하 시간이다 . 그럼 다음으로 높은 번지점프대는 어디일까 , 이번에야말로 뉴질랜드일까 ? 이번에도 아니다 . 두 번째로 높은 번지점프대가 있는 곳은 바로 216m 의 아찔한 높이에 자연경관이 속 시원한 남아공 가든루트 키키카마 국립공원에 있는 브르크 다리다 . 최근 남아공 월드컵이 열려 많은 여행객들이 마카오타워 번지점프대가 생기기 전까지만 해도 세계 최고 높이의 번지점프대라는 명성을 기억하며 도전했다 .

남아공 브르크다리 번지점프대에서도 먼저 계산하는 곳에서 등록폼을 작성한 후 몸무게를 달고 서명을 한다 . 그러면 곧바로 안전사항을 들으며 복장을 갖춰 입는다 . 입구에서 번지점프를 할 수 있는 다리 중간까지는 걸어가야 한다 . 철망으로 되어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다리 때문에 번지 점프를 하기 전부터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은 기본이다 .

다리 길이가 약 400m 가 넘어 200m 정도를 걸어가야 한다 . 번지점프대에 도착하자마자 기념 촬영을 한다 . 이곳에서는 생애 최대의 도전을 하는 사람들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신나는 음악을 크게 틀어 놓고 춤을 추며 축제처럼 즐기도록 유도한다 .

점프대는 그저 다리 밑이 점프대다 . 점프지점에 조금씩 다가갈수록 긴장감과 공포감이 극대화 된다 .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을 믿으며 , 발목에 줄 하나를 매달고 미련 없이 뛰어내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

그러나 용기를 내어 팔을 펼치고 그곳의 광활한 자연에 몸을 던진다 . 몇 변 튀어 올랐다가 내려오는 사이 심장도 같이 춤을 춘다 . 밧줄이 몇 번 요동치고 서서히 멈추면 안전요원이 밧줄에 매달려 내려와 로프를 연결하고 끌어 올린다 .

남아공의 브르크다리 번지점프대 다음으로 높은 곳이 드디어 146m 뉴질랜드 해킷 , 그 다음의 높이가 111m 의 짐바브웨 빅토리아 폭포다 . 지금 당장이라도 몸을 내던지고 싶은 충동이 꿈틀대지 않는가 .

번지점프 알고 하자 !

번지점프를 하는 장면을 떠올린다면 누구나 발목만 묶는 형태의 안전장비를 상상할 것이다 . 이것을 발목 하네스라고 한다 . 그렇듯 번지점프의 대명사라 할 안전장비 중 하나다 . 호주나 뉴질랜드 등 번지점프 원조나나라라 할 수 있는 곳의 번지점프장에서는 이 하네스 대신 그냥 수건을 사용하는 경우를 종종 접하게 된다 . 그런 면에서 오히려 우리나라는 안전면에서 대부분의 번지점프장이 제대로 된 발목하네스를 사용한다 .

또 번지점프에 있어 가장 중요한 사항 중 하나가 바로 체중이다 . 사람의 체중에 따라 번지점프 시스템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높이도 조절해 줄 수 있고 번지코드도 다르기 때문에 체중을 잘 못 잰다면 심각한 사태를 초래하거나 혹은 점프의 재미를 극대화 시킬 수 없을지도 모른다 .

따라서 어떤 번지점프장을 방문해 체중을 소홀히 하는 점프장이 있다면 그곳은 분명 비전문적인 위험한 점프장이라고 단정 지어도 된다 . 그만큼 번지점프에 있어 체중계는 꼭 필요한 안전장비임을 명심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