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무주를 만나다
무주 하면 흔히 무주리조트 또는 무주구천동을 떠올리기 마련 . 하지만 조금만 관심을 갖고 구석구석 눈을 돌리면 , 그냥 지나치기 아쉬운 무주의 속살이 불쑥불쑥 튀어나온다 .
소담한 돌담길이 아름다운 지전마을
무주군 설천면 길산리 , 남대천을 끼고 조용히 들어앉은 지전마을은 지초 ( 芝草 ) 가 많다 하여 이름 붙여진 소박한 시골 마을이다 . 한때 30 가구가 훌쩍 넘었던 동네지만 , 언제부턴가 하나둘씩 떠나고 지금은 열두어 집만 사람이 산다 .
적막할 정도로 고요한 마을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2006 년부터 . 당시 전국 열 곳의 돌담이 문화재로 지정되었는데 , 지전마을 역시 그중 하나로 이름을 올리며 ( 등록문화재 제 262 호 ) 바깥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
마을 안쪽까지 나지막하게 이어지는 700m 의 돌담은 진흙을 개어 거칠게 만들어졌는데 , 그 사이 둥글둥글한 돌을 집어넣어 한결 단단한 모습을 갖췄다 . 이때 쓰인 돌은 마을 앞 냇가에서 지게로 져 나른 것이라고 .
담에 지붕을 만들어 비에 덜 젖도록 한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 또 마을 사람들이 하나둘 떠나감에도 꿋꿋하게 서 있는 감나무와 마을 앞 수령 300 년을 훌쩍 넘긴 커다란 느티나무도 눈길을 끈다 .
도란도란 옛이야기 나누며 부담 없이 산책하기에 좋다 . 휴대폰이며 게임기며 세상의 모든 기계는 잠시 치워두고 아이들과 잠시나마 진솔한 대화를 해보면 어떨까 . 연인과 손 꼭 붙잡고 동네 여기저기를 어슬렁거리다 눈 소복이 쌓인 돌담을 배경으로 추억 한 장 남기면 좋겠다 .
주소 전북 무주군 설천면 길산리 48-1 문의 무주구천동 관광안내소 063-322-2905
근처 가볼만한 곳 무주반디랜드
아이들과 함께 갔다면 반디랜드를 빼놓지 말자 . 2000 여 종 1 만 3500 여 마리의 곤충 표본 , 200 여 종의 열대식물 , 수천 마리의 나비를 만날 수 있어 , 글로만 배웠던 자연의 생태를 눈으로 보며 익힐 수 있다 . 특히 전 세계 희귀곤충을 만날 수 있는 희귀곤충관이 인기 . 암수한몸 , 이종교잡 , 세계 최대 종 , 돌연변이 등 진귀한 곤충이 가득하다 .
이밖에도 반디랜드 안에는 반디별천문과학관 , 반딧불이자연학교 , 통나무집 , 청소년 야영장 등이 마련돼 있어 아이들과 즐겁게 지내기에 좋다 .
주소 전북 무주군 설천면 청량리 1104 관람시간 11~2 월 9 시 ~17 시 , 3~10 월 9 시 ~18 시 ( 토 · 일요일 및 공휴일 1 시간 연장 운영 , 매주 월요일 휴관 ,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그 다음 날 휴관 , 1 월 1 일 · 명절 당일 휴관 ) 관람요금 곤충박물관 어른 3000 원 , 청소년
2000 원 , 어린이 1000 원 / 돔 영상실 어른 2000 원 , 청소년 1000 원 , 어린이 500 원 / 천문과학관 어른 3000 원 , 청소년 2000 원 , 어린이 1000 원 * 주망원경 관측 2000 원 문의 063-320-5670
몸도 마음도 힐링 , 반딧골전통공예문화촌
반딧골전통공예문화촌은 전통공예시연체험관을 비롯한 전통공예공방과 전통건강체험관 , 전통생활문화체험관 , 그리고 김환태 문학관과 최북 미술관 등이 한데 모인 종합문화공간이다 .
문화촌은 아직 입소문이 덜 난 탓에 그야말로 휑한 분위기다 . 하지만 그 한적함이 바로 이곳의 장점 . 복닥거리지 않는 공간에서 그림을 감상하거나 문학을 만나고 , 또 얼었던 몸과 마음을 녹이며 시간을 보내다 보면 잊고 있던 여유가 슬그머니 돌아온다 .
문화촌은 한 번에 다 돌아보기 벅찰 만큼 꽤 널찍하다 . 규모도 규모지만 체험거리 역시 적지 않기 때문이다 . 그러니 너무 많은 체험 욕심을 내지말자 . 마음에 드는 두어 곳을 골라 제대로 즐기는 편이 더 낫다 .
이맘때 가볼만한 곳으로는 김환태 문학관 · 최북 미술관과 전통건강체험관을 꼽을 수 있다 . 김환태 문학관은 비평문학의 효시인 눌인 김환태 선생의 삶과 작품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사진 , 저서 , 유품 등을 전시한 공간이다 . 도산 안창호 선생이 결혼선물로 해준 숟가락 세트도 볼 수 있다 .
최북은 조선의 산수를 그린 진경산수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조선 후기 화단의 거장이다 . 자기 눈을 스스로 찔러 애꾸로 만들고 금강산 못에 뛰어드는 등 기이한 행적을 일삼아 조선의 반 고흐라 불리기도 한다 .
최북 미술관에는 봄 · 여름 · 가을 · 겨울의 경치를 여덟 개 화면에 담은 < 사시팔경도 >, 매화나무에 앉아 쉬어가는 새를 그린 < 매조도 > 등 그림 48 점이 걸려 있다 . 하지만 안타깝게도 모두 영인본이다 .
전통건강체험관은 재래식 참숯가마와 현대식 찜질방의 장점만 모아 만든 숯가마 찜질 체험장이다 . 전통 방식으로 운영되는 참숯가마 5 기에 찜질방 , 샤워장 , 안마의자 , 적삼목 사우나 등의 편의시설을 두루 갖춰 차별화를 꾀했다 .
숯가마는 경북 상주와 충북 영동에서 공수한 참나무만을 가마에 차곡차곡 넣고 밀봉한 후 5 일에서 6 일 정도 불을 지폈다가 벌겋게 익은 숯을 빼낸 뒤 개방한다 . 매일 고온 (150 도 이상 ), 중온 (90~100 도 ), 저온 (90 도 이하 ) 숯가마 하나씩을 열어둔다 . 만약 고온 이상의 온도를 원한다면 가마에서 숯을 꺼내는 월요일과 금요일 오후에 체험장을 찾으면 된다 .
쾌적한 시설을 겸비한 참숯가마만으로도 충분하다 . 공예품 만들기 , 옛 생활사 체험 등 놀거리가 즐비해 지루할 틈이 없다 . 심지어 전통건강체험관에는 가정용 게임기 위 (Wii) 까지 갖춰져 있다 . 미술관과 문학관 관람 후 공예품 만들기에 도전하고 , 이어 참숯가마에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면 오늘 데이트는 끝 .
주소 전북 무주군 무주읍 당산리 918-3 이용시간 김환태 문학관 · 최북 미술관 11~2 월 9 시 ~17 시 , 3~10 월 9 시 ~18 시 ( 매주 월요일 휴관 ,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그 다음 날 휴관 , 1 월 1 일 · 명절 당일 휴관 ) / 전통건강체험관 10 시 ~23 시 이용요금 김환태 문학관 · 최북 미술관 무료 / 전통건강체험관 8 세 이상 6000 원 , 3~7 세 4000 원 (3 세 미만 무료입장 ) 문의 김환태 문학관 · 최북 미술관 063-320-2538 / 전통건강체험관 063-320-2970
빠지면 서운해 , 먹는 재미
무주의 별미가 어죽만 있는 건 아니다 . 누구와 함께 먹어도 맛있는 무주의 맛을 소개한다 .
덕유산이 차린 밥상 별미가든
한겨울 봄날의 향긋함이 생각난다면 별미가든으로 가보자 . 덕유산이 길러 낸 나물로 만든 40 여 가지 산채요리가 상다리 휘어지게 차려진다 . 고사리 , 취나물 , 가시오가피나물 , 명이 , 두릅 , 곰취 등 어느 하나 먹음직스럽지 않은 음식이 없다 .
이곳에서 내놓는 모든 나물은 시장에서 파는 것이 아니다 . 모두 주인아저씨가 직접 채취한 것들이다 . 겨울에는 봄철에 채취하여 저장해 둔 것을 사용한다 .
나물을 한 젓가락 집어 들면 덕유산 자락의 봄 향기가 솔솔 풍긴다 . 화학조미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은 까닭으로 조미료 입맛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조금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
밥맛도 훌륭하다 . 고슬고슬 지어진 밥이 반찬 없이도 술술 넘어간다 . 보글보글 끓여낸 된장찌개는 짜지 않고 깊은 맛을 자랑한다 .
게다가 가끔은 인심 좋은 주인아저씨의 머루주까지 반주로 곁들여지는데 그럴 때면 수라상도 부럽지 않다 .
별미가든은 맛 좋은 산채정식 외에 스키 국가대표 선수 집안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 세 자녀가 모두 스키 국가대표 선수를 지냈거나 현재 현역으로 활동 중이다 . 특히 막내 최흥철 씨는 영화 < 국가대표 > 의 실제 주인공이기도 하다 .
주소 전북 무주군 설천면 삼공리 713( 무주리조트 입구에서 구천동 쪽으로 약 1km) 운영시간 8 시 30 분 ~20 시 30 분 ( 스키 시즌이 끝나면 월요일 또는 화요일 중 하루 휴무 ) 메뉴 산채정식 1 인 1 만 5000 원 (2 인 이상 주문 가능 ), 쏘가리매운탕 ( 중 ) 6 만원 문의 063-322-3123, 063-322-3888
무주군민들의 오랜 맛집 옛날장터국밥
삼도봉 장터 안에 위치한 옛날장터국밥은 현지인들이 문턱 닳도록 드나드는 오랜 맛집이다 . 이 집의 인기 메뉴는 짜그리와 순대 . 짜그리는 김치와 돼지족발 고기를 넣고 자글자글 끓여낸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 한때 정육점을 운영했던 주인아주머니의 비법이 듬뿍 담긴 음식이다 . 재밌는 사실은 원래 이름이 ‘ 짜글이 ’ 라는 것 .
짜글이는 충북 청주의 대표 음식으로 청주 출신 주인아주머니가 집에서 끓여 먹던 음식을 메뉴로 선보인 것인데 , 메뉴판 제작 업체의 실수로 그만 ‘ 짜그리 ’ 가 되었단다 .
짜글이는 족발 고기와 김치를 넣고 푹 끓여낸 국물이 끝내준다 . 김치는 취향에 따라 3 년 묵은 김치와 햇김치 중에 선택할 수 있다 . 깊은 맛을 원한다면 묵은지를 , 아삭하고 톡 쏘는 맛을 원한다면 햇김치로 주문하면 된다 .
고소한 수제 순대도 일품이다 . 이 집의 순대는 양파 , 생강 , 마늘 , 들깨 , 찹쌀가루 등을 선지에 버무려 돼지 막창에 넣어 만드는데 , 겉은 쫄깃하고 속은 부드러워 자꾸만 손이 간다 . 순대는 함께 곁들여 나오는 매실 초고추장 소스에 찍어 먹으면 더욱 맛이 좋다 .
이밖에 돼지뼈국에 우거지와 묵은지 등을 넣고 끓인 장터국밥도 건너뛰면 서운하다 . 진한 국물에 건더기가 넉넉하게 들어 있어 한 끼 든든하게 해결하기에 안성맞춤이다 .
주소 전북 무주군 설천면 소천리 삼도봉로 11( 삼도봉 장터 내 ) 운영시간 8 시 30 분 ~21 시 ( 장 서는 날은 7 시 오픈 ,
명절 당일 및 다음 날 휴무 ) 메뉴 짜그리 ( 중 ) 2 만원 , 순대 ( 중 ) 1 만원 , 장터국밥 6000 원 문의 063-324-0574
무주를 담다 천마루
무주 IC 만남의 광장에 위치한 중국음식점 천마루에서는 무주 특산물인 천마와 산머루를 넣어 만든 특별한 중국요리를 맛볼 수 있다 .
대표 메뉴는 머루소스탕수육 . 무주 머루를 통째로 탕수육 소스에 넣어 새콤달콤한 맛을 살렸다 . 이와 함께 해물갈비짬뽕 역시 놓칠 수 없는 별미 . 도무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해산물과 갈비가 넉넉하게 만나 깊은 매운맛을 선사한다 .
아울러 짬뽕을 비롯한 모든 면 요리에는 천마가루와 밀가루를 섞어 반죽한 면을 사용 , 맛은 물론 건강과 영양까지 챙겼다 . 단 해물갈비짬뽕은 평일 50 그릇 , 주말 160 그릇 한정 메뉴이므로 미리 전화로 확인한 다음 방문하는 게 좋다 .
주소 전북 무주군 무주읍 가옥리 300( 무주 IC 만남의 광장 ) 운영시간 11 시 ~21 시 ( 설날 당일 및 다음 날 휴무 ) 메뉴 머루소스탕수육
글 사진: 박은경 기자 Ⓒ한국관광공사 청사초롱 본 기사의 copyright는 한국관광공사에 있으며 관광공사의 정책상 무단전재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