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원=강정호기자) 해외여행이 보편화되면서 저렴한 항공권에 대한 국내 여행객들의 요구가 급증하는 가운데, 국내 여행객 상당수는 항공권 가격을 낮출 경우 기내에서 제공되는 무료 서비스를 유료화하는 것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는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 전세계 여행 가격비교사이트 스카이스캐너가 한국인 여행객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항공기 기내서비스 유료화 설문조사’에 따르면, 여행객 절반 이상이 식사, 음료수, 영화 등 기본적인 기내서비스는 물론, 무선인터넷 등에 대해서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답변했다. 이번 조사는 식사, 음료수, 영화, 게임, 신문/잡지, 생방송TV, 무선인터넷, 다리를 뻗을 수 있는 추가공간, 한 줄에 두 자리만 있는 좌석 등 총 9개 항목에 진행됐다.
사실 그 동안 국내 저가항공사(LCC)들은 아무리 저렴한 항공권이라도 음료수, 식사 등의 기내서비스를 기본 서비스로 인식하는 한국인 여행객들 때문에, 무료 기내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신 항공권 운임을 올려왔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조사결과 국내 여행객들은 기내서비스보다 항공권 가격에 더 민감한 것으로 나타나, 국내 저가항공사들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 제주항공은 최근 국제선 기내식을 유료화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하고 도입시기를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 결과 72.9%의 한국인 여행객들은 기내에서 제공되는 식사에 대해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답변했다. 기내식 유료서비스에 동의한 응답자 중 77.91%는 1만원 이내를 적정 가격으로 판단하고 있었으며, 1만원 이상이어도 지불하겠다고 밝힌 응답자도 무려 22.09%에 달했다.
음료수와 영화는 유료화를 지지하는 비중은 응답자의 절반에 불과했다. 음료수 유료화는 54.5%%의 지지를 받았으며, 영화관람은 53.7%의 응답자가 지지했다. 음료수 서비스에 대한 적정가를 묻는 질문에는 유료화에 동의하는 응답자의 88.26%가 5,000원 미만이라고 답변했으며, 영화관람비에 대해서는 62.57%의 응답자가 5,000원이 적절하다고 답변했다.
기내식, 음료수, 영화에 비해 신문/잡지나 게임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유료화를 지지하는 비율이 매우 낮았다. 게임 유료화에 대해서는 68.4%의 응답자가 반대했으며, 신문/잡지는 65.1%가 유료화할 경우 구독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유료화에 동의한 응답자도 게임이나 신문/잡지 이용에 많은 비용을 지불할 의사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유료화 동의자의 53.8%, 신문/잡지 유료화의 61.6%가 3,000원 미만일 경우 이용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제공되고 있지 않는 새로운 기내서비스에 대해서도 상당수의 한국인 여행객들은 유료화에 거부감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집계됐다. 다리를 좀더 편하게 뻗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할 경우 추가비용을 지불하겠다는 응답자는 71.7%에 달했으며, 한 줄에 두 자리만 있는 좌석에 대해서도 63.4%의 응답자가 비용을 추가로 지불하겠다고 답변했다.
반면, 예상과는 달리 무선인터넷과 생방송TV중계에 대해서는 유료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겠다는 응답률이 높았다. 최근 기내 무선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인 여행객의 53.9%가 기내에서 유료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겠다고 응답해 눈길을 끌었다. 미국과 일본 투타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류현진, 이대호 등 해외파 선수들의 생방송TV 중계에 대해서도 절반이 넘는 57.8%의 응답자가 돈을 내고 방송을 볼 생각은 없다고 답변했다.
스카이스캐너에서 한국 시장을 담당하고 있는 김현민 매니저는 "이번 조사 결과 우리나라 여행객들도 저렴하게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다면 비록 현재 무료로 제공되는 기내서비스일지라도 기꺼이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스카이스캐너는 전세계 항공사와 여행사의 상품 가격을 직접 비교하고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실속 있고, 합리적인 여행 계획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