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상식) 스테럴 칵핏 룰(Sterile Cockpit Rule)

 조종사교범에 ‘ 스테럴 칵핏 룰 (Sterile Cockpit Rule)’ 이라는 대목이 있다 .
1981 년 미국 연방항공청 (FAA) 이 미 국적 항공사들에게 FAR 121.542 と 135.100 를 통해 시달한 조종사 ( 운항승무원 ) 들의 근무수칙이다 .
직역을 하자면 ‘ 무균의 조종실 규칙 ‘ 정도가 되는데 , 조종실이 무슨 병원의 인큐베이터도 아니고 도대체 무슨 이야기일까 ?. 고도 1 만 피트 ( 약 3,000m) 이하 , 비행의 중요한 단계에서 조종과 직접 관련이 없는 말과 행동을 자제 ( 금지 ) 하여 조종업무에 집중하도록 조종실이 분위기를 산만하지 않게 해야 된다는 것이다 . 그래서 일부에서는 ‘ 조종실 무소음 규칙 ‘ 이라고 번역하기도 한다.
항공기 운항에 있어서 가장 위험한 시간 – 이륙시의 3 분과 착륙시의 8 분간 – 마 ( 魔 ) 의 11 분 (Critical eleven minutes) 이 있다 . 이 11 분간에 사고가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 통계적으로 밝혀져 있기 때문이다 . 조종사에게 있어서 워크로드 (work load) 가 집중되는 순간이다.
이 11 분간을 포함하여 유도로주행 , 이륙 , 공항접근 , 착륙 시에는 비필수적인 의무 또는 행동을 금지한다는 내용이다 . 이 시간 , 조종실내에서는 업무이외의 그 어떤 대화도 금지되어 있다 . 객실승무원도 긴급사태가 아니면 조종실에 연락해서도 안 된다 .
그리하여 이 순간만큼은 조종사가 오로지 조종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으로 만드는 것을 스테라일 칵핏 (Sterile cockpit), 즉 ‘ 무균의 조종실 ‘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

LOSA(line operation safety audit= 노선안전운항감사 ) 라는 새로운 예방적 사고방지책이 있다 . 실제로 조종실에 전문가가 동승하여 전체 비행과정을 관찰하는 것으로 , 운항 중의 슬릿 (slit= 에러를 유발하는 요인 ) 을 찾아내려는 것이다 . 세계의 항공사들이 이를 실행해 보았더니 그 결과 , ‘sterile cockpit’ 시간대에 객실승무원으로부터 조종실로 문의가 많아 조종사가 관제사의 지시를 잘 못 듣거나 할 수도 있는 가능성이 무려 25% 나 내재돼있음이 밝혀졌다 .
어떤 항공사에서는 객실승무원의 판단으로 승객에게 화장실 사용을 거절했는데 , 이 같은 내용이 객실승무원이 조종사에게 문의하는 전체의 40% 에 달했다고 한다 .
FAA 자료에 따르면 , 조종사들의 이착륙시 잡담 등 불필요한 행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위험성으로 다음과 같은 사항이 지적되었다 .

48% : 고도를 벗어났다 .

14% : 코스를 벗어났다 .

14% : 활주로 ( 사용 ) 위반 .

14% : 구체적이진 않지만 일반적으로 주의가 산만했다 .

8% : 이륙 또는 착륙허가를 재확인하지 않았다 .

2% : 부주의하고 산만함으로 인해 공중충돌 위험 .
FAA 가 이런 Sterile Cockpit Rule’ 규정을 만들게 된 것은 한 어처구니없는 항공기 착륙사고가 계기가 되었다 .
1974 년 9 월 11 일 ,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롯에 위치한 샬롯 더글라스 국제공항 CLT/Charlotte Douglas International Airport) 에 착륙하기 위해 계기접근하고 있던 이스턴항공 (EA/Eastern Air Lines) EA 212 편 (DC-9-31) 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 이사고로 타고 있던 승객 ‧ 승무원 82 명 중 73 명이 사망했다 .
연방교통안전위원회 (NTSB) 는 사고원인이 착륙접근 단계에서 조종사가 불필요한 잡담을 나누다 한눈을 판 결과 , 주의가 산만해졌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
활주로를 향해 접근 (approach) 중인 항공기에서 조종사가 비행에 직접 관련 없는 잡담을 주고 받다가 계기판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고 주의가 산만해졌다 . 조종사는 건성으로 지상지물만 보면서 강하를 계속하다가 목적지 공항활주로에 못 미친 지점에 느닷없이 추락해버린 것이다 .

자료출처: 영종의 항공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