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디어원 = 정현철 기자 ) 일본 미야기현 센다이 . 2011 년 3 월 ‘ 동북부 대지진 ’ 이후 이곳의 시간은 그 자리에서 멈췄다 . 거대한 쓰나미가 수많은 생명을 앗아갔고 검은 파도가 지나간 자리는뒤에 남은 것은 폐허뿐이었다 .
그로부터 4 년 . 다행히 그날의 깊은 상처는 조금씩 아물어 희망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 파도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 잔잔하고 차분했다 . 예전과 같은 모습으로 돌아갈 수는 없겠지만 아름다운 바다에 잘 어울리는 소박하고 아름다운 해안가 마을도 다시 들어섰다 . 미야기현의 중심인 센다이는 숲의 도시다 . 히로세강이 도시 전체를 관통하며 흘러 자연과 현대적 도시의 앙상블이 이채롭다 . 또 도호쿠지방 최고의 도시답게 전통의 다채로운 볼거리까지 간직하고 있다 .
◇ 日 3 대 절경 마쓰시마 ‘ 아름다운 섬들의 향연 ’
마쓰시마에는 천년 고찰 즈이간지가 있고 , 일본 3 대 절경 중 하나인 고다이도가 있어 관광객에게 인기있는 곳이다 . 일본 3 대 절경이라면 고다이도를 비롯해 히로시마의 미야지마 , 교토의 아마노하시다테를 꼽는다 . 828 년 창건 후 1604 년 지금의 모습으로 재건한 고찰 즈이간지의 입구는 키 큰 삼나무가 양쪽으로 쭉 뻗어 있어 그 역사를 짐작하게 한다 . 마치 한국의 전북 부안 내소사에서 보던 전나무길 같다 . 이곳은 천황과 영주만이 드나들 수 있었다는 나카몬 ( 중문 ) 등 국보를 2 점이나 보유하고 있다 . 그중 하나인 본당 건물은 세월을 입은 나무 색이 배어나와 단아하면서 깊은 멋을 준다 .
즈이간지 입구에 있는 작은 나무다리를 건너면 고다이도가 나타난다 . 고다이도에는 2 개의 붉은색 다리로 연결한 사당이 있다 . 12 간지를 이용해 방향을 표시한 것이 이색적이다 . 역시 이곳에도 일본 여느 유적지처럼 신을 깨우는 종이 있다 . 사람들은 한 차례씩 종을 치며 신을 깨우고 소원도 빈다 . 사당은 마쓰시마만의 태평양을 조망하며 절경을 감상하는 명소이기도 하다 . 마쓰시마카이간역에서 도보로 7 분이 걸리는 고다이도는 연중무휴에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곳이다 .
마쓰시마는 우리말로 풀이해보면 ‘ 소나무 섬 ‘ 이다 . 점점이 떠 있는 작은 섬들에 소나무가 빼곡해서 붙은 이름 . 한자로 ’ 송도 ( 松島 )‘ 라 쓴다 . 둘레 16 ㎞ 의 원뿔형처럼 생겼다 . 한국과 비교하면 남해와 비슷한 경치다 . 가쓰라도 , 니오도 , 오오모네도 , 고모네도 , 가네도 , 고마도 등 260 여개의 섬이 바다를 수놓고 있다 . 일본의 다도해인 셈이다 . 섬마다 나이를 가늠할 수조차 없는 노송들이 오묘한 조화를 이뤄 남다른 절경을 뽐낸다 .
◇ 공예와 대폭포가 이루는 조화 ‘ 아키우 ’
센다이는 일본의 명소가 그렇듯 온천으로도 명성이 높다 . 특히 아키우 . 시내에서 50 여분 떨어진 곳에 있는 아키우 온천은 일본 3 대 명온천으로 꼽힐만큼 유명하다 . 아키우 온천이 발견된 때는 6 세기 중반 . 다테가문의 목욕탕으로 관리해 왔다고 한다 . 하지만 아키우 여행길의 으뜸은 아키우 대폭포다 . 낙차가 55m, 폭이 6m 에 이르는 거대한 위용 때문에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그 기세에 위축된다 . 그런 탓인가 . 관광객들은 가까이 다가가고 싶어하지만 위험하다며 폭포 바로 아래 지역은 통제하고 있었다 . 관광객들이 섭섭한 마음을 달래며 아키우 대폭포로 가는 길에서 발견한 특이한 나무 한 그루에 눈길을 돌린다 . 동전이 무수하게 꽂혀 있는 나무 . 이 나무는 신에게 복을 기원하는 나무이다 . 관광객들은 여기서 저마다의 소원을 빈다 .
아키우는 공예마을로도 유명하다 . 수공예 전통장인의 솜씨를 엿볼 수 있는 곳이다 . 현재 9 개의 공방이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는 이곳에서는 ‘ 고케시 ’ 를 제작한다 . 고케시는 도호쿠지방의 전통 목각인형을 말한다 . 11 계통 중 5 계통 ( 나루코 , 도갓타 , 야지로 , 사쿠나미 , 히지오리 ) 을 이곳 공예마을에서 제작한다 . 오가쓰 벼루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
원래 미야기현은 일본 벼루의 최대 산지로도 명성이 높다 . 600 여년 전 오가쓰에서 연석이 발견되면서부터다 . 400 여년 전통의 나루코 칠기도 이곳 공예마을의 특기다 . 고케시를 비롯해 에도팽이의 채색 , 손수건 염색 , 젓가락 옻칠 , 나뭇결 장난감 제작 , 매목세공 , 센다이 장롱 , 자연목가공 등 다양한 옻칠기 공예목제품을 만날 수 있다 . 작품을 구매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장인 곁에서 제작 모습을 지켜보거나 공예체험도 할 수 있다 . 입장료는 무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