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치다 손목, 아킬레스건 부상당하기 쉬워…운동부족과 유연성 부족 등이 원인

( 미디어원 =권호준 기자 ) 골프는 격렬한 움직임이 없는 정적인 성격이 강한 운동이다보니 부상이 없을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 하지만 미국스포츠의학회 조사 결과 미국인들이 즐기는 레포츠의 부상빈도를 따졌을 때 골프는 사이클링 , 스케이팅보드에 이어 3 위를 차지했다 . 또한 전체 골퍼의 약 30% 가 손목 , 허리 , 팔꿈치 , 갈비뼈 힘줄 등 근 · 골격계 손상을 겪고 있다 . 대한골프의학회 따르면 골프로 인해 자주 부상당하는 신체 부위는 허리 , 팔꿈치 , 손목 , 어깨 , 무릎 순이다 .
통증을 느끼면서도 ‘ 한 열 번쯤 금이 갔다가 붙어야 진정한 골퍼지 ’ 하는 선배들의 호기를 믿고 방치했다간 고질병으로 남아 고생하기 쉽다 . 통증은 몸이 보내는 경고인 만큼 이를 무시하지 말고 통증이 느껴지면 즉시 전문가에게 문의하는 게 바람직하다 .
골프 부상의 원인은 대략 △ 과도한 연습과 무리한 라운딩으로 인한 척추 , 인대 , 근육 , 관절 손상 △ 부정확한 자세나 골반의 불균형 △ 근력과 유연성 부족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
골프 부상은 성별에 따라 부상입기 쉬운 부위가 달라진다 . 남성은 골프 중 발생하는 부상 대부분이 허리와 오른쪽 어깨 부위에서 일어나지만 , 여성은 왼쪽 손목과 팔꿈치에서 발생 비율이 높다는 통계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
흔히 골프부상 하면 ‘ 허리 ’ 부터 떠올리지만 골프 스윙의 역학적인 면을 고려해보면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받는 부위가 손과 손목이다 . 이들 부위는 타구 순간 충격과 힘을 고스란히 받게 된다 . 손목은 연골과 힘줄이 파열되기 쉬운 부위로 통증이 생기면 순간적으로 힘이 풀릴 수 있다 . 물건을 잡고 있다 떨어뜨리기도 하고 , 문고리를 돌리기조차 힘들다 . 골프클럽을 휘두르다 갑자기 놓쳐 위험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 .

타이거우즈도 최근 이 부위의 통증을 호소했다 . 미국프로골프 (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최종라운드에서 1 오버파를 적어내며 최종합계 5 언더파 283 타로 공동 17 위에 머물렀다 . 전날 공동 5 위에서 17 위로 12 계단 미끄러진 원인으로 ‘ 손목 통증 ’ 이 지목됐다 .
골프는 공을 ‘ 얼마나 정확하고 멀리 표적 방향으로 보내느냐 ’ 에 따라 승패가 결정된다 . 타구의 비거리와 연관된 부위는 몸통 , 오른쪽 어깨 , 오른발 대둔근 등이다 . 방향성을 결정짓는 근육은 왼손이다 .

조성연 하늘병원장 ( 재활의학과 전문의 ) 은 “ 강하고 정교한 아이언샷을 구사하려면 손목 부위 근육강화가 필수 ” 라며 “ 여성은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근력이 약해 골프 시 왼손에 부상을 입기 쉽다 ” 고 강조했다 .
특별한 운동기구 없이도 집에서 간단하게 손목근육을 강화할 수 있다 . 우선 수건을 한 장 준비한 뒤 반으로 접는다 . 양손으로 수건 끝을 잡고 물을 짜듯이 말아준다 . 수건이 완전히 말리면 7~10 초 정도 머문다 . 이 같은 수건짜기 동작을 하루 20 회씩 매일 시행하면 손목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 만약 손목에 통증을 입었다면 온찜질을 하고 , 이것만으로 부족할 땐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
생각보다 부상 빈도가 잦지만 간과되는 게 ‘ 아킬레스건 부상 ’ 이다 . 아킬레스건은 발목 뒤의 굵은 힘줄로 하체의 힘을 많이 이용하는 골프의 특성상 아킬레스건 파열도 종종 발생하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 이는 대개 스윙할 때 순간적으로 아킬레스건에 강한 힘이 가해지며 발생한다 .
아킬레스건 부상 중 약 25% 는 단순 염좌로 오진할 만큼 혼돈하기 쉽다 . 골프는 라운딩 중 많이 걷게 되고 , 더욱이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의 연속이어서 무리하면 아킬레스건 부위에 염증이 생길 확률이 높다 . 또 스윙 시 발의 무게중심이 앞쪽에서 뒤쪽 , 다시 앞쪽으로 역동적으로 이동하므로 발목관절에 힘이 가해지고 이 때 아킬레스건이 부상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
아킬레스건이 파열되면 발목 뒤를 누군가 차는 듯한 느낌과 동시에 ‘ 퍽 ’ 소리가 나며 극심한 통증이 온다 . 통증은 어느 순간 사라지지만 발끝으로 설 수 없게 된다 . 계단을 오르내릴 때 정상 보행이 어려워지는 게 특징이다 .
골프 후 발 뒤꿈치 부분에 통증이 있고 까치발을 하기 어렵다면 아킬레스건 파열을 의심해봐야 한다 . 아킬레스건이 파열된 후 발등을 위로 젖히는 것은 증세를 더욱 악화시키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

치료시기를 놓치면 치료 예후가 나빠지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 아킬레스건 파열로 진단되면 수술적 치료와 보존적 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 수술적 치료는 재파열이 적고 근육 위축이 작으므로 활동량이 많은 사람이나 젊은 사람에게 추천된다 . 재발했거나 발끝으로 서기 어렵다면 아킬레스건 재건술을 고려하기도 한다 .
아킬레스건 손상을 방지하고 이 부위를 강화시키려면 평소 뒤꿈치를 올리고 내리는 스트레칭을 하는 게 도움이 된다 . 운동 후 붓거나 통증이 느껴지면 얼음찜질을 하고 , 통증이 오래 지속되면 아킬레스건 파열로 진행될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 .
어떤 부위든 부상을 막으려면 서두르지 말고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주는 게 기본이다 . 스윙은 몸을 한쪽 방향으로만 움직이게 만드므로 항상 양쪽이 대칭으로 움직이도록 신경쓴다 . 적어도 연습스윙 5 번에 한번쯤은 반대방향으로 클럽을 휘둘러 보는 식이다 .
스트레칭 등 준비운동으로 근육을 이완시키지 않은 채 무작정 클럽만 휘두르면 부상 위험이 더 높아진다 . 부정확한 자세도 문제가 된다 . 골프 스윙 때 자세는 평소에 비해 척추 등에 주는 부담이 2 배 이상이다 . 제대로 자세를 잡지 않은 채 스윙하면 골반이 불균형해져 부상 위험이 커진다 . 목을 너무 숙이고 스윙하는 것도 지양한다 .

운동부족으로 근력과 유연성의 부족 , 몸에 맞지 않는 장비도 부상의 원인이다 . 평소 척추와 관절을 보호하는 근육을 단련하는 게 좋다 . 골프를 잘 치려면 부상입기 쉬운 허리 , 손목 , 허벅지 , 엉덩이 근육을 강화해야 한다 . 이후 정확도가 높아지고 비거리도 늘어난다 . 어떤 자양강장제보다도 좋은 게 웨이트트레이닝이다 .

평소 골프 연습은 어느 정도 하는 게 좋을까 . 서경묵 대한골프의학회 회장 ( 중앙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 은 “ 골프를 잘 치려면 매일 연습장에서 공을 치는 연습에 매진하기보다 근육 단련에 힘써야 한다 ” 고 지적했다 . 그는 “ 주 3 회 근육운동에 주 2~3 회 공치기 연습 , 주 1 회 야외골프가 이상적 ” 이라며 “ 여기에 30 분 정도 빠르게 걷는 운동을 추가하면 더욱 좋다 ” 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