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디어원 = 정현철 기자 )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 방문하길 원하는 인기 지역 판도가 바뀌고 있다 . 통상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인기 관광지는 명동을 필두로 동대문 , 인사동 , 강남 , 이태원 혹은 홍대입구 정도인 것으로 파악됐었다 . 그러나 최근 한 조사에서 부동의 1 위를 차지하던 명동이 2 위로 밀려나고 ‘ 동대문 시장 ’ 이 부상했다 .
서울시에서 발표한 ‘ 서울시 외래 관광객 실태 조사 (2014)’ 에 의하면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방문한 곳은 ‘ 동대문 시장 (55.5%)’ 이다 . 이어 명동거리 (55.1%), 경복궁 (51.3%), N 서울타워 (47.8%) 가 뒤를 이었다 . 복합문화공간 중 높은 방문 빈도를 보인 곳 역시 동대문에 위치한 두타 (59%) 와 밀리오레 (37.9%) 가 각각 1, 2 위를 차지했다 .
동대문 시장으로 일컫는 동대문 일대 쇼핑단지는 2000 년대 들어 활력을 잃은 상권으로 평가받았다 . 온라인 쇼핑몰 활성화와 시설 노후 등으로 유동인구가 줄어든 탓이었다 . 그러나 최근 3~4 년의 변화를 통해 명동과 견주는 인기 관광 상권으로 도약했다 .
요즘 동대문에선 ‘ 쇼핑 ’ 만 하지 않는다 . 쇼핑과 더불어 ‘ 볼거리 관광 ’ 과 ‘ 먹거리 관광 ’ 도 즐긴다 . 또한 교통이 편리한 지리적 이점으로 주변 중소형 호텔이 늘어나면서 ‘ 잠자리 ’ 까지 해결됐다 . 한 건물에서 모든 것을 다할 수 있는 ‘ 복합몰 ’ 의 특성처럼 동대문 시장 상권은 ‘( 물건을 ) 사고 , 먹고 , 놀고 , 자는 것 ’ 까지 한번에 해결할 수 있게 발전했다 .
외국인 관광목적은 단연 ‘ 쇼핑 ’, ‘ 두타 ’ 와 ‘ 롯데 피트인 ’ 이 인기
서울시에 의하면 외래 관광객의 서울 방문 목적은 쇼핑이 (64.9%) 압도적이다 . 이중 전체 관광객의 43%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인의 91.1% 는 쇼핑을 목적으로 서울을 방문해 평균 326 만원을 쓴다 . 동대문 쇼핑몰 방문 외국인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인이 즐겨 찾는 곳은 전통적 쇼핑몰로 꼽히는 ‘ 두타 ’ 와 신흥 인기 명소로 부흥한 ‘ 롯데 피트인 ’ 이 꼽힌다 .
동대문 전통적 쇼핑몰로 꼽히는 ‘ 두타 ’ 의 인기요인은 브랜드 위주의 쇼핑을 제공하는 면세점의 부족한 다양성을 채워주는 매장 구성에 있다 . 두타는 브랜드는 물론 보세부터 디자이너 샵까지 갖췄다 .
두타 관계자는 “4 년 전부터 외국인 관광객으로 인한 매출이 급증했다 . 4 년전 10% 에서 최대 40% 까지 늘어났다 . 이중 80% 는 요우커가 차지한다 ” 고 말했다 .
외국인 유치를 위해 각종 서비스 및 마케팅도 활발하다 . 두타는 심야 매장을 운영한다 . 4 인이하의 개별 관광객이 증가한 점을 놓치지 않고 주간에는 관광명소 위주로 가는 관광객의 야시장 역할을 하고 있다 . 두타 관계자는 “ 밤 12 시부터 새벽 3~4 시까지도 관광객이 많이온다 . 3~4 년 전부터 생겨난 주변의 호텔 상권 덕도 보고 있다 . 숙소가 가까우니 교통 걱정안하고 쇼핑을 한다 . 오는 31 일까지 운영하려던 심야매장은 반응이 좋아 7~8 월까지 연장할 계획이다 ” 라고 밝혔다 .
가이드 없이 움직이는 개별 관광객의 언어적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외부 가사를 초빙해 1 주일에 3 번씩 중국어 교육을 진행한다 . 두타는 환전소도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 알리 페이 ’, ‘ 텐센트 페이 ’ 결제 시스템도 준비중이다 . 두타 관계자는 “ 은련 카드와 제휴되어 있는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알리페이는 6 월부터 이용할 수 있다 " 고 밝혔다 .
롯데자산개발의 관계자는 “ 롯데 피트인 동대문점의 순수 방문객 60% 이상이 외국인 이다 . 현재 시점 평균 매출액의 50% 이상을 차지하며 . 대부분 중국인이다 ” 라고 설명했다 .
‘ 롯데 피트인 동대문점 ‘ 의 인기는 스토리 텔링으로 시작됐다 . 지난 2013 년 5 월에 오픈한 롯데피트인에 중국인이 붐비기 시작한건 지난해 7 월초 펑리위안 여사가 동대문점을 방문해 자개 머리핀과 인삼 고추장등을 구매한 이후다 .
펑리위안 여사의 쇼핑은 중국인 관광객에게 강력한 스토리텔링이 됐다 . 롯데자산개발 관계자에 의하면 동대문점의 전체 매출의 약 30% 수준이었던 외국 관광객 매출비중은 펑리위안 여사 방문이후 8 월 전체 매출의 50% 를 육박했으며 외국 관광객 매출 신장률도 전월대비 약 100% 신장했다 .
이러한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롯데피트인은 매월 첫째주를 중국 고객을 위한 ‘ 차이나위크 ’ 로 정하고 다양한 이벤트와 프로모션을 선보이며 중국인들의 휴식 공간인 ‘ 은련카드 VIP 라운지 ’ 도 운영한다 .
또한 9 층에는 싸이 , 빅뱅 , 2NE1 등 K-POP 스타의 공연을 언제든지 즐길 수 있는 K-POP 홀로그램 공연장 ‘ 클라이브 (Klive)’ 가 운영 중이다 . 세계 최초 홀로그램 상설 공연장으로 눈길을 끌고 있는 ‘ 클라이브 ’ 는 가상현실 (VR), 증강현실 (AR) 등 디지털기술을 적용한 쌍방향 체험 공간으로 스타와 함께 있는 듯한 재미를 선사해 젊은 유커들의 발길을 잡는다 . 이런 특수를 보고 CJ 푸드빌 ‘ 계절밥상 ’ 은 지난 22 일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
쇼핑만 하던 동대문 , DDP 가 문화예술 체험도 선사
개관 전 까지만 해도 우려의 시선을 받았던 DDP( 동대문디자인플라자 ) 는 동대문 상권 활성화의 주역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 지난해 DDP 가 개관한 이래 주변상권 매출은 눈에 띄게 증가했다 .
서울디자인재단에 의하면 두타 매장 내 의류 매출은 10% 이상 올랐고 , 롯데피트인 유동인구수는 35%, 매출은 23% 가 증가했다 .
또한 굿모닝 시티 등 복합 쇼핑몰 매장 공실률은 2~4% 감소했고 인근 식당가 및 소매점 매출은 5~10% 증가했다 .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지하철 이용객은 223 만명으로 늘어났다 .
DDP 관계자에 의하면 DDP 에는 평균 2 만 4000 명 정도의 방문객이 찾아오고 있으며 지난 26 일까지 총 996 만 7681 명이 DDP 를 방문했다 .
DDP 가 단시간에 동대문의 랜드마크로 떠오른 배경에는 ‘ 문화 예술 콘텐츠 ’ 가 있다 .
DDP 관계자는 “ 현재까지 전시 35 건 , 시만참여행사 25 건 , 포럼 15 건 , 페어 6 건 , 교육행사 3 건 , 패션쇼 3 건 등 총 95 건의 전시 및 행사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 고 설명했다 .
DDP 의 인기는 근처 복합 쇼핑몰과도 연계된다 . 두타 관계자는 “DDP 에서 진행하는 전시 티켓을 소지한 고객에게 무료 커피쿠폰을 제공하거나 , 서울패션위크에 참여했던 디자이너의 의류를 20% 할인해 판매하는 등의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 고 설명했다 .
CJ 푸드월드와 쇼핑몰 식당가 . ‘ 개별 관광객 음식 관광 ’ 역할
서울시에 의하면 외래 관광객이 관광지를 추천하는 주요 요인은 ‘ 음식 ’ 이다 . 특히 중국인들은 식도락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 . 2013 년 방문 목적의 식도락 비중은 41.5% 에서 지난해 48.2% 로 늘었다 . 또한 재방문과 추천의향에서 음식의 중요도가 매우 높게 나타났다 .
외국인이 추천하는 맛집은 동대문시장의 인근 지역인 ‘ 남대문시장 칼국수 갈치골목 ‘(30.1%) 과 ‘ 광장시장 ‘(30.2%) 이 가장 높게 나타난다 . 서울시 관광정책과 담당자는 “ 관광객은 프랜차이즈 음식보다 해당 지역의 전통음식을 맛보고 싶어한다 . 특히 패키지 관광은 하루는 동대문에서 쇼핑을 하고 식당은 주로 근처 시장으로 가는 코스가 많다 ” 라고 설명했다 .
이러한 추세로 동대문 상권 내에는 대표 식도락 장소가 없는 것처럼 여겨졌다 . 하지만 개별 관광객 증가와 주변 부티크 호텔 및 비즈니스 호텔 증가로 음식 관광 태세도 바뀌고 있다 .
특히 중국의 경우 바링허우 (1980 년대 이후 출생 ) 로 일컫는 젊은 층들의 개별자유관광 (FIT, Free Independent Tour) 이 늘고 있는 추세다 . 과거 유커들이 중년층 중심의 단체관광으로 한국을 방문하던 것과 사뭇 다른 형태다 . 실제 2013 년 외래관광객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방한 중국인 관광객 중 개별관광객 비중은 57.2% 로 단체관광객 (42.8%) 을 앞섰다 .
개별 관광객은 1 인 혹은 2~3 명 소그룹 형태로 방문하며 인터넷 (SNS, 블로그 등 ) 에서 사전 정보를 검색해 현지에서 유행하고 있는 쇼핑 , 외식 장소를 직접 찾아다니는 것이 특징이다 . 한 쇼핑몰 홍보 담당자는 “ 요근래 부쩍 개별 관광객이 늘었다 . 매장에서 가이드북을 들고 다니는 소규모 관광객을 자주 본다 ” 고 말했다 .
또한 2011 년 이후 동대문 주변에는 부띠크 , 비즈니스 호텔등 중소형 호텔들이 들어섰다 . 숙박료는 아끼고 쇼핑에 더 많은 비용을 투자하는 이용객 수요에 따른 공급이다 . 중소형 호텔은 숙박에 초점을 맞춰 F&B(Food and Beverage) 등의 시설이 축소된 형태로 운영된다 . 호텔에서 잠만 자고 음식은 밖에서 먹는 관광객이 많아지자 비교적 주목 받지 못하던 동대문 시장 식도락도 인기를 끌게 됐다 .
‘CJ 푸드월드 제일제당센터점 ‘ 은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을 자연스럽게 잡았다 . 동대문 인근 퇴계로에 위치한 CJ 푸드월드는 17 개의 외식 및 쇼핑 브랜드들을 원스톱으로 즐길 수 있는 복합외식문화공간이다 .
CJ 푸드월드 전체 이용객 중 10% 이상은 외국인이 차지하며 특히 중국인이 대부분이다 . 지난 노동절 기간 (4 월말 ~5 월초 ) 에는 평소보다 매출이 12% 증가했다 .
CJ 푸드월드 관계자는 “ 젊은 중국인 관광객이 1 층 뚜레쥬르 , 투썸 등에서 빵과 커피를 즐기고 지하 올리브영과 프레시마켓에서 화장품과 김 , 약고추장 등을 구입한다 ” 며 “ 인근 호텔에서 숙박중인 중국인 가족들은 브런치를 즐기고 저녁에는 매콤한 맛의 순두부찌개를 주문한다 ” 고 말했다 .
더불어 지난 22 일 CJ 푸드빌의 한식 뷔페 레스토랑 ‘ 계절밥상 ’ 은 롯데 피트인에 입점했다 . 두타는 지난 8 월 7 층 푸드코트에 이어 8 층에 전통 한식당 및 프리미엄 전문식당가 ‘The Kitchen 8( 더 키친 에잇 )’ 을 오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