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타격이 이정도일줄은…2분기 경제성장률 ‘0%’대


( 미디어원 = 구윤정 기자 ) 메르스가 우리 경제에 미친 타격이 생각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 우리나라 경제가 지난 2 분기에 전분기보다 0.3% 성장하는 데 그쳐 다섯 분기째 0% 대의 저성장 국면을 이어갔다 .

소비와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예상치 못한 돌발변수인 중동호흡기증후군 ( 메르스 ) 과 가뭄까지 겹쳐 성장세가 1 분기보다 급격히 둔화해 저성장의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

한국은행이 23 일 발표한 ‘2 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GDP· 속보 )’ 을 보면 2 분기 GDP 는 전분기보다 0.3% 증가했다 .

이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9 일 올해 성장률 수정 전망을 발표하면서 공개했던 2 분기 성장률 예상치 0.4% 보다도 0.1% 포인트 낮은 것이다 .

한은은 지난 9 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현재의 1.5% 수준으로 동결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4 월 발표했던 3.1% 에서 2.8% 로 하향 조정했다 .

2 분기 성장률은 작년 4 분기 (0.3%) 와 같은 수준이다 . 작년 4 분기를 제외하면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 년 1 분기 (0.1%) 이후 약 6 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

우리나라의 분기 성장률은 2012 년 3 분기 0.4% 에서 2013 년 2 분기 1.0% 로 올랐으나 같은 해 3 분기와 4 분기에 0.9% 를 각각 기록했다 . 이어 작년 1 분기엔 1.1% 로 다소 반등했지만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2 분기엔 0.5% 로 떨어졌고 3 분기엔 0.8% 를 기록한 데 이어 4 분기엔 0.3% 까지 밀렸다 . 올 1 분기엔 0.8% 를 기록했다 .

올 2 분기의 작년 동기 대비 성장률도 2.2% 로 집계돼 1 분기의 2.5% 보다 떨어졌다 .

올 2 분기 실질 국내총소득 (GDI) 은 1 분기보다 1.3% 증가했다 .

부문별로 2 분기 실적을 보면 민간 소비는 준내구재와 서비스의 부진으로 전분기대비 0.3% 줄면서 작년 2 분기 (-0.4%) 이후 1 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

설비투자는 기계류가 감소했지만 운송장비가 늘면서 0.4% 증가했고 건설투자는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1.7% 늘었다 .

수출은 전분기보다 0.1%, 수입은 0.5% 증가했다 .

업종별로는 가뭄의 타격이 컸던 농림어업의 생산이 전분기보다 11.1% 나 급감했다 . 농림어업의 생산이 감소세를 보인 것은 역시 작년 2 분기 이후 1 년 만이다 .

메르스의 타격으로 서비스업 생산 증가율이 1 분기 0.9% 에서 2 분기엔 0.1% 로 급격히 둔화됐다 .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도 전분기 0.8% 에서 -0.5% 로 반전됐고 병원 등이 포함된 보건 및 사회복지 부문의 생산도 1 분기 1.8% 증가에서 2 분기 1.7% 감소로 돌아섰다 .

이처럼 2 분기 성장률이 부진한 양상을 보이자 경기 회복이 늦어지면서 저성장 국면이 길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안 ( 추경 ) 11 조 8 천억원을 비롯해 총 22 조원을 풀어 부진한 경기회복세를 뒷받침하기로 했지만 국회 통과 지연 등으로 효과를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 우리 경제는 이미 생산과 소비 , 투자가 부진한 가운데 수출이 급락하는 등 디플레 현상이 심화되고 있으며 엔저 대응도 실패해 대외경기 상황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 " 면서 " 추경안을 최대한 빨리 통과시키고 추가적인 통화정책으로 경기 회복을 뒷받침해야 한다 " 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