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자유, 음악의 도시 “라이프치히”

전혀 생각지도 않던 여행의 기회가 주어질 때 제 아무리 여행전문가라 할지라도 놀랍기는 마찬가지다 . 더구나 그 목적지가 아주 오랜 세월 동경하던 곳이라면 더욱 그렇다.
통일독일 이전 , 분단되어 있던 당시 동독의 대표적인 도시 중의 하나인 라이프치히는 왠지 가봐야 할 곳이란 느낌을 오래 동안 간직하게 한 곳이다 .

갑작스런 여행의 제안에 망설이지 않고 떠난 라이프치히는 터키항공이 야심차게 시작한 데스티네이션 마케팅의 주요 목적지 중의 한 곳이었다 . 마케터이자 여행가로써 항공업계에서 보기 드문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터키항공의 데스티네이션 마케팅의 실체를 들여다보고 싶은 욕심과 어릴 적 세계 역사 속의 그 도시를 만난다는 기쁨은 이스탄불에서 2 시간 대기를 포함한 16 시간의 여행의 피로를 전혀 느낄 수 없게 만들었다 .

사진:라이프치히 전경, 촬영 이정찬 All right reserved

음악의 도시 , 성곽의 도시 라이프치히에서 자유를 만끽한다 .
음악의 도시 또는 성곽의 도시로 불리는 라이프치히는 작센 주에서 가장 큰 도시이며 독일 최고의 문화 도시로 꼽힌다 . 바이세 엘스터 (Weisse Elster), 파르테 (Parthe) 와 플라이세 강이 만나는 곳에 위치해 있으며 현재 인구는 약 530,000 명이다 .
오랜 세월동안 독일의 교역 중심지였던 성곽도시 라이프치히는 19 세기에는 독일문화의 중심지가 되면서 " 리틀 파리 " 라는 별칭도 얻게 되었다 .
도시의 역사는 고전 음악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 . 유럽 음악사에서 오스트리아의 비엔나와 함께 쌍벽을 이루는 라이프치히에서 음악의 아버지로 불리는 바흐 , 멘델스존과 그 부인인 클라라가 그들의 전성기를 보냈다 .
바흐 박물관에서는 매년 초여름 바흐 축제가 개최되며 오페라 극장인 오페르 (Oper) 에서 오페라를 감상하며 저녁 시간을 보내거나 멘델스존이 자주 연주했던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에서 라이브 클래식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

성토마스교회, 바흐의 무덤이 있다. 사진:이정찬

음표 트레일 (Notenspur)
도시 곳곳에서 세계적인 음악의 거장들의 자취를 느껴 볼 수 있지만 특히 놓칠 수 없는 것은 라이프치히의 음악 관광 상품이라 할 수 있는 “ 음표트레일 ”(Notenspur) 로 바하와 맨델스존을 만나는 것 그리고 슈만생가를 방문하는 것이다 .
음표 트레일은 바하의 무덤과 바그너의 생가 , 슈만과 멘델스존이 살던 집 , 게반트하우스와 음악적인 전통을 자랑하는 라이프치히의 수많은 명소들을 코스에 담고 있다 .

로베르트 슈만생가 (Robert Schumann House)
슈만의 아내 클라라는 미모 , 재능 그리고 심성 등 모든 면에서 음악사에 있어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으로 손꼽힌다 . .
이 아름다운 여인은 독일 음악을 대표하는 두 거장의 사랑을 받았다 . 한 남자는 그녀가 사랑한 남편 , 다른 한 남자는 그녀를 짝사랑하는 제자였으니 남편은 슈만이며 , 짝사랑한 남자는 그의 제자 브람스다 .

로베르트 슈만은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었으나 피아노 연습 중 손가락을 다쳤고 이후 피아니스트를 포기하고 작곡가의 길을 걷게 된다 . 슈만과 클라라는 슈만이 당대 최고의 피아노 선생이었던 프리드리히 뷔크에게서 피아노를 배우는 인연으로 스승의 딸인 클라라를 만나면서 시작되었다 .

프리드리히 뷔크는 슈만의 불안한 미래를 걱정하여 딸 클라라와 슈만의 결혼을 반대했지만 클라라는 아버지를 상대로 6 년간의 소송 끝에 슈만과 결혼에 이르게 된다 .

슈만과 클라라가 결혼한 1840 년부터 4 년 동안 살았던 아파트를 개조한 “ 슈만 하우스 Schumann House)” 는 슈만과 클라라의 사진과 악보 , 피아노 등을 전시한 박물관과 아담한 콘서트홀로 꾸며져 있다 . 슈만은 이 집에서 교향곡 1 번 “ 봄 ” 과 오라토리오 “ 파라다이스와 페리 ” 등을 작곡했으며 두 딸을 얻었다 .

슈만하우스의 클라라가 사용하던 피아노, 사진:이상술

슈만과 그의 아내이며 천재 피아니스트인 클라라와 요하네스 브람스의 삼각관계 역시 라이프치히를 무대로 했다 . 이 두 명의 천재 음악가는 미모의 천재 피아니스트 클라라를 열렬히 사랑했다 . 브람스는 20 살 열혈청년일 때 만난 스승의 아내 클라라를 14 살의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어머니처럼 , 애인처럼 사랑하게 된다 . 슈만 사후에 브람스는 클라라에게 사랑을 고백했지만 클라라는 슈만의 아내로 남기로 하고 거절했다 . 클라라 사후 1 년 뒤에 브람스도 세상을 떴으니 브람스의 클라라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애절했는지 짐작해 볼 수있다 . 음악가들의 러브스토리 중 해피 엔딩은 슈만과 클라라의 사랑이고 , 새드 엔딩은 쇼팽과 조르주상드 , 브라암스와 클라라의 사랑으로 일컬어진다 .

클라라가 사용했던 피아노는 놀랍게도 1,2 차 세계대전의 전화 ( 戰禍 ) 속에서도 안전하게 보존되어 오늘날 그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옛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

라이프치히의 날씨는 맑고 온화했다. 사진:이정찬 All right reserved

음악을 뺀 , 관광지로써의 라이프치히의 매력
매해 크리스마스 4 주 전에 라이프치히에서는 크리스마스 시장 (Christmas Market) 이 열리며 매 여름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고스 축제인 “ 웨이브 고딕 트레펜 (Wave-Gotik-Treffen)” 이 열리고 있다 . 크리스마스 마켓과 세계적인 음악 공연을 즐기기 위해 전 세계로부터 찾아오는 관광객들로 도시의 여름과 겨울은 대단히 분주하다 .

문화 예술에 관심이 있는 여행자라면 라이프치히 (Leipzig) 의 시내 복판에 위치한 순수미술관 (Museum of Fine Arts) 으로부터 구 시청사에 이르는 다양한 문화 공간에서 충분한 만족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특히 구 시청에서는 라이프치히 (Leipzig) 의 역사에 대한 깊이를 더해 볼 수 있다 .

라이프치히 (Leipzig) 에는 야외활동을 좋아하는 방문객 들이 즐길 만한 다양한 공원도 있다 . “ 로젠탈 파크 (Rosenthal Park)” 에서 유명한 라이프치히 (Leipzig) 동물원으로 바로 이동하여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으며 라이프치히 대학교는 독일에서 가장 유서 깊은 공공 식물원을 보유하고 있다 .

음악의 도시, 성곽의 도시, 라이프치히에는 곳곳에 문화 역사 유적이 있다. 사진:이정찬 All right reserved

라이프치히의 주요 관광지 둘러보기

성토마스교회 (St.Tho oms’ Church)
바흐가 1723 년부터 65 세 생을 마감할 때까지 오르간 연주자 겸 지휘자로 있던 곳 , 내부에 " 바흐의 무덤 " 이 있어서 바흐를 추모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성가대가 있다 .

라이프치히 전승 기념비 (Völkerschlacht-denkmal)
나폴레옹의 무적 프랑스군에 맞선 프로이센 연합군 ( 프로이센 , 오스트리아 , 러시아 연합군 ) 이 독일과 폴란드에 남아 있던 프랑스 병력을 완전히 격파함으로써 나폴레옹에게 결정적인 패배를 안긴 전투 (1813.10.16.~19) 로 ,“ 제국민 전투 (Battle of the Nations)” 라 불린다 . 라이프치히 전승기념비는 이 전투에서 산화한 8 만여 병사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전쟁이 끝난 후 15 년 동안 건설했다 . 현재 기념비 공원을 확장하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
밤 조명을 받은 라이프치히 전승 기념탑의 위용, 사진:이상술 All right reserved
독일인들의 라이프치히 전투에 대한 자부심은 남다르다 . 파죽지세로 유럽을 정복해 나가던 나폴레옹의 대군을 막아낸 라이프치히 전투는 오늘날까지도 독일인들의 자긍심의 원천이다 . 실제 나폴레옹 지배에 대항한 해방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계기가 된 것이 바로 라이프치히 전투의 승리였다고 한다 .

푸른 빛 야간 조명이 비추는 인공호수 앞 전승기념비는 장엄함 속에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여 3 층 전망대 (56m) 에 올라가면 붉은 색 지붕의 건물이 빼곡한 라이프치히 시내를 조망할 수 있다 . 기념비 꼭대기 에는 예수그리스도의 12 사제를 뜻하는 12 명의 라이프치히 전사들이 조각 되어 있다 .

라이프치히의 명물, 크리스마스 마켓, 성탄절 4주전부터 시작된다. 사진:이정찬
라이프치히 크리스마스마켓 (Christmas Market)
라이프치히의 크리스마스마켓은 성탄절 4 주전부터 열린다 . 라이프치히대학 앞의 아우구스투스 광장에서 시작하여 성토마스교회까지 연결되는 도로에는 250 여개 상점이 각양각색의 음식과 물품을 판매한다 . 세계 도처에서 모인 관광객들과 도시의 직장인 , 연인들 . 주민들이 함께 어우러져 아이어 쉐케 (Eierschecke, 달걀 케이크 ), 라이프치히 레어훼 (Leipziger Lerche, 라이프치히 종달새 알몬드 너트 쿠키 ) 나 크리스트 슈톨렌 (Christstollen. 크리스마스때 먹는 건포도가 들어간 케이크 ) 를 맥주와 함께 사먹으면서 즐긴다 . 영업 종료시간은 오후 9 시 .

니콜라이교회 (Nikoraikirche)
통일독일의 시발점이 된 니콜라이교회 (Nikoraikirche) 의 평화기도회는 1989 년 40 만 명이 참가하는 평화시위로 이어졌다 , 이 평화시위는 악명 높았던 동독 보위부 본부 ( 슈타지 , 독일어 : Stasi) 를 향했고 동독 공산주의 정권을 붕괴시켰으며 마침내 독일은 통일 되었다 . 니콜라이교회 (Nikoraikirche) 앞에 조각된 금속 발자국은 독재에 항거한 당시를 상징한다고 한다 .

라이프치히의 포르쉐공장에서는 세계적 명차 '포르쉐'의 시승이 가능하다. 사진:이정찬
꿈이 이루어지는 곳 , 포르쉐자동차공장 (Porsche Factory)
라이프치히 시내에서 자동차로 약 40 여분 걸리는 곳에 위치한 포르쉐공장에서는 5 가지 모델의 포르쉐 자동차를 초현대식 시설의 라인에서 조립한다 . 엔진은 슈트트가르트 포르쉐 본사에서 생산되어 전용 기차로 공장내부로 수송된다 .
지상에 착륙하는 UFO 를 연상시키는 포르쉐 (Porsche) 고객센터에서 만날 수 있는 진정한 외계적 경험은 포르쉐 (Porsche) 자동차의 시승인데 . 국제자동차연맹 (FIA) 의 공인을 받은 경주거리와 오프로드 코스에서 포르쉐 (Porsche) 승용차를 타볼 수 있다 .
포르쉐 (Porsche) 고객센터의 자동차박물관에는 그동안 생산된 포르쉐 (Porsche) 자동차가 모델별로 전시되어 있다 . 구매자 혹은 관광객을 위한 시승용 차량에서 관람객들은 저마다 멋진 포즈로 기념촬영을 한다 . 세계적인 명차 포르쉐는 본바닥 독일 국민들도 최상위층인 0.5% 만 탄다고 한다 .

라이프치히의 음식문화
알프스 산맥 북쪽에 위치한 라이프치히 (Leipzig) 는 추운 기후 탓으로 벼농사는 불가능하며 밀 . 보리 . 귀리 . 감자 . 옥수수 농사를 짓는다 . 라이프치히의 음식은 우리 입맛에는 보편적으로 짜게 느껴지는데 이 짠맛의 이유로는 19 세기이전까지 소금이 국가 전매 품목이었기 때문에 소금광산을 가진 영주는 엄청난 부자였으며 이들이 파티를 할 때 부와 권력을 상징하는 소금을 많이 넣음으로써 부를 과시하려 했기 때문에 메인 음식이 짜게 되었다고 전한다. 주식은 감자와 소고기 돼지고기 요리 , 소시지를 즐겨 먹는다 .

파노라마타워 (Panorama Tower) 예술 플레이트 식당 (Plate of Art)
아우구스투스 광장에 위치하며 라이프치히 에서 가장 높은 29 층 건물의 파노라마 타워 스카이라운지 레스토랑이다. 짙푸른 숲, 호수와 강으로 한 폭의 그림과도 같은 라이프치히를 조망하며 독일 전통 식사를 즐기는 것은 꿈같은 경험이다. 식사후의 필수 코스는 건물 옥상으 로 이동하여 라이프치히 (Leipzig) 시내 전경을 카메라에 담는 것.

아우어바흐 켈러 레스토랑(Auerbachs Keller) 입구의 악마에게 영혼을 파는 학생의 조각작품, 사진:이정찬 All right reserved

아우어바흐 켈러 레스토랑 (Auerbachs Keller)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레스토랑중 하나 . 독일의 국가시인으로 불리는 괴테가 라이프치히대학 법과대학에 재학 중일 때 아우어바흐 켈러 레스토랑의 전설이 괴테에게 “ 파우스트 ” 를 쓰기 위한 영감을 주었다고 한다 . 이후 아우어바흐 켈러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레스토랑이 되었다고 전한다 .
지하에 위치한 식당 입구에는 악마에게 영혼을 파는 학생들을 조각한 동상 2 개가 있다 . 전통적인 작센식 오후 커피타임 때는 손님들에게 아이어쉐케 (Eierschecke, 달걀 케이크 ) 와 라이프치히 레어훼 (Leipziger Lerche, 라이프치 히 종달새 , 알몬드 너트 쿠키 ) 나 크리스트 슈톨렌 (Christstollen. 크리스마스때 먹는 건포도가 들어간 케이크 ) 을 서빙한다 .

라이브 맥주집 , 맵히스토 바 (Mephisto Bar)
라이프치히의 유명레스토랑인 “ 아우어바흐 켈러 레스토랑 (Auerbachs Keller)” 인근의 라이브 뮤직 바 . 재즈 , 팝 , 아메리칸 뮤직 고전피아노곡을 연주한다 . Mädler 통로와 아늑한 바는 저녁 식사를 마친 후 근사한 칵테일과 라이브 음악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

라이프치히에서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여 여행을 하고자 한다면 '라이프치히 카드'의 구입은 현명한 선택, 사진:이정찬 All right reserved
교통 및 기타 정보

라이프치히 (Leipzig) 의 개별 여행에는 라이프치히 카드 구입이 여러모로 유리하다 . 카드를 구입하면 도시의 주요 교통수단인 트램을 비롯한 모든 대중교통 시설을 할인된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일부 레스토랑과 행사 장소에서도 비용을 할인 받을 수 있다 .

유럽을 자동차로 여행하는 경우에는 라이프치히는 A9, A38, A14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된다 . 유럽에서 가장 큰 기차역이 있어 기차여행도 편리하게 즐길 수 있다 .
라이프치히 – 할레 공항은 시내중심에서 15 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으며 시내와 공항간은 정기 셔틀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

글: 정현철 기자 사진:이정찬/이상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