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원=허중학 기자) 왕실 문화 전문 박물관으로서 다양한 왕실 문화를 소개하고 있는 국립고궁박물관(관장 지병목)에서 중국의 청 황실의 발원지이자 청 황조의 기틀을 다졌던 심양 고궁의 유물을 소개하는 ‘청 황실의 아침, 심양 고궁’ 특별전을 선보이고 있다.
국립고궁박물관에는 2010년, 1802년 베트남의 전국토를 통합한 최초의 왕조이자 마지막 봉건왕조 베트남 응우옌 왕조의 보물을 소개하는 ‘베트남 마지막 황실의 보물’ 특별전, 2013년, 17~19세기 헝가리 왕실의 보물이 소개하는 ‘헝가리 왕실의 보물’ 특별전, 2014년, 일본 류큐(琉球) 왕국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기 위해 마련한 ‘류큐 왕국의 보물’ 특별전, 2018년, 오스트리아와 스위스 사이에 자리한 리히텐슈타인(Liechtenstein) 공국 왕가의 유물을 소개하는 ‘리히텐슈타인 왕가의 보물‘ 특별전을 선보인 바가 있다.
중국 동북지역 랴오닝성에 있는 심양(瀋陽)은 1625년 청나라 태조 누르하치가 랴오양(遼陽)에서 이곳으로 근거지를 옮기면서 청나라의 첫 번째 수도가 되었다. 이후 심양은 ‘성경(盛京)’으로 격상되었고 1636년, 청 태종 홍타이지(皇太極)는 국호를 ‘후금(後金, 1616~1636)’에서 ‘청(淸)’으로 바꾸었다. 청나라는 1644년 명나라의 중요한 군사적 요충지인 산해관(山海關) 전투에서 승리한 후 베이징으로 천도(遷都)하면서 심양은 청나라 제2의 수도가 되었지만, 강희, 건륭, 가경, 도광 등 후대 황제들은 황실의 근원인 심양 고궁을 찾아 청 황실의 정통성을 확인하였다.
심양 고궁은 이러한 역사·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4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으며, 심양 중심부에 있는 심양고궁박물원은 베이징 고궁과 함께 현재까지 전해지는 가장 온전한 중국 황실 궁궐 중의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청 황실이 시작된 곳이자, 청나라 초기 황제들의 초심을 담고 있는 심양 고궁의 건축적인 면모와 함께 심양 고궁에서 귀중히 간직해온 정교하고 수준 높은 청 황실의 유물 120건 170여 점이 소개되고 있다. 이중 우리나라 국보에 해당하는 국가1급 문물로 누르하치와 홍타이지의 칼 등 모두 13건이 포함된 전시이다.
이외에도 황제의 기물(器物)과 황제의 공간에서 사용했던 예기禮器, 의복, 악기를 비롯하여 깊은 궁궐에서 호화로운 일상을 누렸던 청나라 황후와 비의 복식, 그리고 그들의 취향이 반영된 정교하고 수준 높은 생활용품과 여러 가지 보석으로 장식된 아름다운 장신구, 식기와 장식품, 황실에서 소장했던 회화와 광대한 중국 대륙을 통치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여러 민족의 종교를 포용했던 청의 종교 유물까지 다양하게 소개되고 있다.
특히 죽은 뒤, 일생의 공덕을 평가하고 칭송하며 올린 호칭인 시호(諡號)를 새긴 인장인 시보(諡寶)와 시보함이 다수 포함되어 조선 황실의 시보와 시보함을 비교해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전시와 더불어 특별전 기간에는 전시와 관련된 특별강연과 체험,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2020년 1월 30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는 ▲ 청나라의 건국과 발전(이훈, 고려대학교), ▲ 조선-청의 외교 관계와 심양(한명기, 명지대학교)이, 2월 6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는 ▲ 청나라 황실 미술의 이해(장진성, 서울대학교), ▲ 특별전 기획의도와 전시유물 소개(백은경, 국립고궁박물관) 특강이 진행된다.
이 밖에도 초등학교 4~6학년을 대상으로 활동지를 통해 알기 쉽게 학습하는 ‘활동지와 함께 하는 전시해설’과 초등학생(4~6학년)을 포함한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전 연계 체험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교육 행사 참여에 관한 더 자세한 사항은 전화(02-3701-7654)로 문의하면 된다.
한편, 이번 전시는 심양고궁박물원과 국립고궁박물관이 함께 준비한 교류 특별전시로 올해 심양고궁박물원의 소장품을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먼저 선보이고, 내년 2020년에는 심양고궁박물원에서 국립고궁박물관의 소장품이 전시된다.
이번 특별전은 2020년 3월 1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만나볼 수 있다.